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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채비

울긋불긋 단풍이 떨어지는 늦가을의 풍경도 찬바람을 몰고 올 겨울한테 바통을 넘겨줄 모양이다. 포근했던 날씨가 주말인 오늘도 계속되었지만 우리 집은 어제부터 겨울 맞을 채비로 아궁이에 불을 넣어보기 시작하였다. 그동안 양동이에 물을 받아서 가마솥에 붓는 방식을 오랫동안 해왔었다. 수돗물 연결이 그동안 쉽지 않았었는데 마을상수도 물탱크가 봄에 새로 설치되어 60대 중반인 남편도 힘에 덜 부치게 물을 끌어다 쓰는 아이디어를 짜내어 불편함을 개선시켰다. 한 겨울에도 호수가 얼지 않고 외관상으로도 보기 싫지 않게 바위틈으로 감추었는데 콸콸콸 물이 잘 나오는 모습에 애를 쓴 보람을 느낀다. 아궁이가 잘 놓인 덕분에 따뜻한 물도 쓰고 방도 데운다. 밤에 비 내리고 아침에 개인 소설 날 늦가을 마지막 풍경들 상수리 나..

오키의 노래 2022.11.26

낙엽! 봄꽃처럼 이쁘다

내일이면 스무번 째 절기 소설이 다가오는데 아직 서리는 내리지 않고 이슬만 흠뻑 내려 늦가을치곤 제법 포근하다. 날 잡아 낙엽을 치우고 난 자리엔 언제 치웠던가 싶은 게 또 많이 떨어졌다. 잎사귀가 큰 낙엽은 겨울철 불쏘시개로 사용하고 자잘한 낙엽은 거름으로 돌아갈 장소가 있어 좋고 땅에 뒹구는 낙엽도 자세히 보면 봄꽃처럼 이쁘다. 상수리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엽

오키의 노래 2022.11.21

가을과 낮달

낮달 / 함민복 너도 궤도를 벗어나 자유롭게 흐르고 싶은 것이냐 구름빛 낮달 낮달을 보다 지난 며칠은 마당과 쉼터에 낙엽 쓸어내기를 하였다. 가을날 비가 자주 내리지 않아서 낙엽이 떨어져 수북이 쌓여도 보기 좋아서 한참을 치우지 않았는데 비가 제법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젖은 낙엽을 쓸어내기는 더 힘들다며 남편은 발 벗고 낙엽 쓸기에 나섰다. 낙엽이 다 떨어지려면 겨울이 다가와야 하는데 치워도 치워도 자꾸 떨어지지만 깨끗이 쓸어 낸 자리에 곱게 떨어지는 낙엽을 보는 재미도 좋다. 비설거지를 끝내고 토요일 밤에는 가을비가 흡족하게 내렸다. 비가 없는 가을이 계속되자 물줄기가 끊어졌던 개울가에 다시 졸졸졸 물소리를 되찾았다. 며칠 전부터 낙엽을 떨구는 나무들이 물을 빨아들이지 않고 있어 산에 개울물이 불은 지도..

오키의 노래 2022.11.15

자연의 빛 100

자연의 빛 100번째를 올리는 데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 다른 이름 난 장소가 아니라 어린 딸자식 둘 데리고 낯선 타지에서 화학적이지 않고 자연의 힘에만 의지하는 농사를 지으면서 틈틈이 쉼터를 꾸미고 작년에 딸자식 둘 다 결혼하여 떠나고 지금은 어느덧 머리가 희끗희끗 해져 남편과 함께 살아가는 느린 삶의 공간에서 내가 발 딛고 손길 닿고 숨 쉬는 이곳은 항상 자연의 빛이 충만한 곳이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말했다. "세계가 어떤지가 신비한 것이 아니다. 세계가 있다는 것이 신비한 일이다." 팔랑팔랑

지금 여기 2022.11.07

가을바람의 멋

어제와 오늘 기온이 조금 떨어져 오전에는 따스한 햇살과 함께 쌀쌀한 바람을 제대로 맞고 느끼고 즐긴다. 떨어진 낙엽은 바람에 바짝 말라 바스락 거리고 남편은 마당에 널브러진 낙엽은 밟고 다니면 부스러진다고 바람을 피해 빗질도 해 놓았다. 바람에 춤추는 나무들 데굴데굴 굴러가는 낙엽 바스락 바스락 바스락 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 춤추는 상수리 나무 바람에 나부껴 떨어지는 포플러잎 낙엽은 데굴데굴

오키의 노래 2022.11.05

떨어지는 나뭇잎을 보다

11월을 맞아 마당에 널브러졌던 호박 덩굴을 다 걷어내고 남편은 마당 풀을 깎았는데 내년 봄까지는 잡초를 깎지 않고 지낼 수 있다. 잡풀을 긁어 모아 퇴비더미로 보내면 흩어지면 아무런 쓸모없음도 한데 모으면 식물을 길러주는 쓸모 있음으로 변하면서 내년에도 누런 호박을 잘 키워줄 것이다. 올해는 100살쯤 된 포플러 나무가 노랗게 단풍이 들 때까지 잘 버텨주어 오랫동안 팔랑거리는 나뭇잎에 눈호강을 한다. 돌 구덩이가 많은 척박한 곳에서 자란 탓에 보통 땐 태풍이 오는 늦여름부터 생잎이 떨이지기 시작하는데 지난여름에 비가 잦은 탓이었는지 이곳에 살면서 나무 전체가 곱게 단풍이 잘 든 해는 처음이다. 덕분에 나와 남편은 노란 포플러 잎이 바람에 나부끼며 떨어지는 멋진 모습을 구경한다. 가을볕에 도토리를 주워 ..

오키의 노래 2022.11.03

배추벌레잡기 삼매경

지난 1일 토요일 개천절이 있는 1일~3일 연휴기간으로 큰 딸네는 서울로 여행을 떠났고 작은 사위는 2주 동안 해외출장을 가서 작은딸 혼자만 부산에 덩그러니 남게 되었다. 시외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겠다고 하는 작은딸과 함께 오랜만에 남해로 드라이브나 가자고 하여 하동 전도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아침에 달력을 10월로 넘겼는데 여름날처럼 더워 에어컨을 틀며 딸 마중을 갔다. 독일마을은 맥주 축제기간으로 복잡할 것 같아서 먼저 TV 방송에서만 보았던 다랭이마을을 이번 기회에 구경을 하기로 하였다. 오후 3시 다랭이마을에 도착하여 마을 집들을 구경하며 내려와 시원한 바닷물을 가까이하는 꿈을 그리며 내려가는 동안 날씨가 너무 더워서 얼굴이 홍시처럼 빨갛게 익었다. 시원하게 바닷물이나 만져보자고 하였는데 바닷가 ..

오키의 노래 2022.10.04

보잘것없는 것들이 주는 행복

구월 마지막 날이다. 기상청에서는 낮 기온이 20도로 떨어져야 가을이라는데 오늘도 28도까지 올라서 여름이란다. 예전에 비해 가을이 갈수록 짧아져 간다. 밤 줍고 도토리 줍고 주운 것 다듬고 손질하면 해가 조금 짧아졌기에 시간이 금방 쑥쑥 잘 간다. 녹차나무는 작년 가을부터 초겨울까지 꽃이 피었다 진 자리에 열매가 달렸는데 올해 피는 꽃과 열매를 함께 볼 수 있다. 10월에 잘 익은 열매로 기름을 짤 수 있다. 남편이 틈틈이 밤을 주워다 놓으면 밤에 든 벌레를 잡기 위해 겉껍질을 까서 속껍질째로 냉장실에 보관하느라 시간이 없는 나를 대신해서 도토리 껍질 까기는 남편이 도와준다. 도토리는 내가 줍고 남편이 손질해 주고 밤은 남편이 줍고 손질은 내가 해 놓는다. 자질구레 손질 가는 게 많은 시골살이는 서로 ..

오키의 노래 2022.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