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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을 담아 손주 봐주기

애정과 진심과 존경을 표현해야 할 일이 많은 달 오월이 되었다.산과 들에는 푸르름이 가득하고바람에 송홧가루가 날려오고 봄의 계절이 끝나기도 하는 달이다.​ 근로자의 날에는 작은딸 집에서228일째인 새복이와 297일째인 토복이가5일 만에 다시 만나서 놀았다고 한다.아기들은 며칠만 안 봐도 훌쩍 자란다.살도 통통하게 올라 덩치도 커지고시시하던 장난감이 다시 새로워진 듯하고부모가 하는 행동을 따라 하고 싶어하고부모가 잠시 한 눈 파는 사이 쿵 넘어지기도 하고 짚고 일어서다 부딪혀 다치기도 한다.      작은딸은 혼자서 아기를 보다가 밀린 설거지를 해야 하거나 아침밥도 건너뛰고 점심을 먹어야 할 때화장실에서 시간을 오래 잡아먹을 때는급하게 SOS를 쳐 오면 영상으로손주를 봐 주기도 한다.우리 부부는 점심 식사..

오키의 노래 2024.05.02

새복이도 외갓집에 왔어요

4월 12일 금요일 209일째인 작은딸 부부의 새복이가 뛰뛰빵빵 차를 타고 외가에 놀러를 왔다.작은딸은 언니네가 조카 토복이와 함께 친정에 잘 다녀오는 것을 보고 장거리에 아기를 데리고 움직이는데 용기를 얻어 2주 후 벚꽃이 떨어지고 나무마다 새잎이 파릇파릇 돋아나고 있었다.새복이는 차 안에서 2시간 잠을 자고 바깥공기가 달라지는 하동에서 일어나더라며 외갓집 처음 와보는 낯선 곳이지만 코끝에 스며드는 달달한 공기가 좋은지 새복이는 방긋방긋 웃으며 외할머니 품에 안긴다.​나와 남편은 자식들이 부모가 사는 곳이라고 오기 싫어도 의무로 다녀가는 곳이 아니라자식들이 그 자식을 데리고 오더라도무언가를 느끼고 가꿀 수 있는 곳에서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공간이 되면그 이상 더 바램이 없다.​작은딸 내외는 1박을 예상..

토복이가 외갓집에 왔어요!

지난 3월 29일은 우리 부부의 첫 손녀이자 큰딸 내외의 첫 아기인 264일째 되는 토복이가 벚꽃 피는 봄을 맞아 생애 처음으로 외가로 장거리 여행길에 나선 날이다. 부산에서 차로 2시간 반을 이동하기에 토복이의 오전 낮잠을 차 안에서 재우며 큰 무리 없이 잘 도착하였다. 토복이가 외갓집에 처음으로 오는 날이어서 우리 부부도 설레며 손주를 맞이하는데 남편은 전날에 비가 내려서 아침부터 온돌방에 군불을 넉넉하게 지폈고 이유식을 하고 있는 토복이도 먹을 수 있게끔 토종닭 두 마리를 스테인리스 가마솥에 푹 고았다. 둘째 손녀도 같이 왔으면 좋았으련만 예방접종을 하는 날이라고 다음에 따로 오겠단다. ​ 점심으로 연한 닭고기 살도 먹고 닭죽까지 먹은 토복이는 제 엄마의 사진첩 구경을 한다. 거실과 주방을 기어다니..

벚꽃이 핀다

자연은 사람의 바람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기온과 날씨의 변화에 제철에 꽃을 피우고 풀도 올라온다. 기다리던 벚꽃이 이제서야 피기 시작한다. 봄의 시작이 너무 따듯하여 매화꽃이 일찍 피자 벚꽃도 일찍 개화할 줄 알고 지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우리 고장에도 벚꽃축제가 열렸었다. 벚꽃축제 기간을 잘못 맞추어 벚꽃이 지는 경우에 축제를 한 적도 있었지만 올해처럼 벚꽃이 피지 않은 축제는 처음인 듯하다. 지난가을부터 잦은 비가 겨울과 봄에도 계속 이어졌고 꽃샘추위도 한몫을 하여 벚꽃의 개화시기를 늦추었다. 여러 가지 말 못 할 사연으로 인해 어릴 때부터 서로 알고 지내지 못하고 성인으로 장성하고서야 지난 금요일 처음 이모집을 방문한 조카에게 우리 고장의 벚꽃이 만개한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었는데 벚꽃이 피질 않아..

오키의 노래 2024.03.27

활짝 핀 물앵두꽃

봄이 앞다투어 다가왔어도 살랑살랑 넘실거리며 부는 따듯한 봄바람이 내 곁을 스쳐도 집안에 들어앉아 있으면 알 수 없다. 나는 시골살이 하는 아낙이어서 봄날 흙을 뚫고 올라오는 새싹들을 바라보고 연한 봄나물을 캐고 나무에 가까이 다가간다. 2월 초순부터 피기 시작한 매화꽃은 일부는 다 졌고 현재 계속 지고 있다. 너무 일찍 펴서 꽃샘추위에 얼었다가 풀린 탓에 매화꽃이 예년만큼은 화려하지 않은 것 같다. 지난주 금요일부터 낮 기온이 높아져 사나흘 만에 활짝 핀 물앵두꽃에 꽃벌들이 향긋한 꽃향기를 맡고서 겨우내 어디 숨어있다가 날아오는지 붕붕거리며 달달한 꽃술을 빨아먹고 행복해하며 춤춘다.

오키의 노래 2024.03.18

봄바람 타고 오는 행복

지난겨울은 강추위도 드문드문 있었지만 겨울 추위답지 않게 너무 따듯하여 비가 잦았다. 1월에는 서울에 사시는 남편의 삼촌 두 분이 열흘 간격으로 돌아가셔서 남편은 문상을 연달아 다녀와야 했다. 먼저 돌아가신 작은 삼촌께서 형님을 데리고 가셨는데 두 분 다 한파를 피해 따듯한 날에 돌아가셔서 조카의 마지막 배웅도 받으셨다. ​ 2월은 큰 추위가 물러가고 수도가 얼어터지는 일이 드물어 며칠씩 집을 비워도 걱정이 덜 되기에 두 번의 부산 나들이를 할 기회가 생겨 행복한 일탈을 하기도 하였다. ​ 어느덧 겨울을 다 보내고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온다. 독일의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사랑의 본질은 뭔가를 위해 '일하는' 것, '뭔가를 기르는' 것에 있다. 사랑과 노동은 따로 떼어서 생각하기 힘들..

오키의 노래 2024.03.08

자연의 빛 106

2024년 용띠 해가 밝았다. 일 년 365일 중에서 첫 1일은 107일째 되는 작은 손녀 새복이가 처음으로 밤잠을 9시간 통잠을 잤다는 기쁜 소식과 너른 마당에 하얗게 서리가 내려앉은 모습으로 시작한다. 하루하루 일상들이 한 달을 채우고 석 달이 모여서 한 계절씩을 채워 나가다 보면 금방 일 년이란 시간이 또 훌쩍 지나가 버린다. 시간의 소중함과 소중한 가족의 따듯한 사랑으로 "나는 오늘도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행복하게 살겠습니다"를 다짐해 본다. 밑 불 살리기

지금 여기 2024.01.01

지금 바로 시작하라

동지를 기점으로 해는 다시 춘분을 향하여 서서히 되돌아가고 있다. 올해의 마지막 한 주는 강추위가 물러난 후 찬서리가 내려 다시 포근해진 겨울날이다. ​ 어제 오후부터 천천히 내린 비가 마지막 날인 오늘 오전까지 이어져 흐리다. ​ 하루의 책 읽기는 긴장하지 않는 삶을 만들어 준다. 겨울엔 따듯하게 자야 한다며 날마다 불을 때면서 가만히 있으면 몸이 춥지만 주변에 나뭇잎, 나뭇가지 주워오고 쟁여 놓은 나무를 톱질하면서 몸을 적당히 움직여야 몸도 풀리고 추위도 사라진다. ​ 도대체 둘이서 무슨 재미로 사냐고 묻지만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을 뿐만 아니라 경쟁할 일도 없어 짜증 낼 일이 없는 외향보다 내향으로 가는 삶을 택하고 있다. 이런 삶을 또 누군가는 꿈꿀지도 모른다. 우리 부부의 오전 루틴 중 한 가지..

오키의 노래 2023.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