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방울방울 51

새복이도 외갓집에 왔어요

4월 12일 금요일 209일째인 작은딸 부부의 새복이가 뛰뛰빵빵 차를 타고 외가에 놀러를 왔다.작은딸은 언니네가 조카 토복이와 함께 친정에 잘 다녀오는 것을 보고 장거리에 아기를 데리고 움직이는데 용기를 얻어 2주 후 벚꽃이 떨어지고 나무마다 새잎이 파릇파릇 돋아나고 있었다.새복이는 차 안에서 2시간 잠을 자고 바깥공기가 달라지는 하동에서 일어나더라며 외갓집 처음 와보는 낯선 곳이지만 코끝에 스며드는 달달한 공기가 좋은지 새복이는 방긋방긋 웃으며 외할머니 품에 안긴다.​나와 남편은 자식들이 부모가 사는 곳이라고 오기 싫어도 의무로 다녀가는 곳이 아니라자식들이 그 자식을 데리고 오더라도무언가를 느끼고 가꿀 수 있는 곳에서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공간이 되면그 이상 더 바램이 없다.​작은딸 내외는 1박을 예상..

토복이가 외갓집에 왔어요!

지난 3월 29일은 우리 부부의 첫 손녀이자 큰딸 내외의 첫 아기인 264일째 되는 토복이가 벚꽃 피는 봄을 맞아 생애 처음으로 외가로 장거리 여행길에 나선 날이다. 부산에서 차로 2시간 반을 이동하기에 토복이의 오전 낮잠을 차 안에서 재우며 큰 무리 없이 잘 도착하였다. 토복이가 외갓집에 처음으로 오는 날이어서 우리 부부도 설레며 손주를 맞이하는데 남편은 전날에 비가 내려서 아침부터 온돌방에 군불을 넉넉하게 지폈고 이유식을 하고 있는 토복이도 먹을 수 있게끔 토종닭 두 마리를 스테인리스 가마솥에 푹 고았다. 둘째 손녀도 같이 왔으면 좋았으련만 예방접종을 하는 날이라고 다음에 따로 오겠단다. ​ 점심으로 연한 닭고기 살도 먹고 닭죽까지 먹은 토복이는 제 엄마의 사진첩 구경을 한다. 거실과 주방을 기어다니..

자연에서 함께하는 즐거움

인천 막내 시누이 집에서 시어머님의 생신 축하를... 5월 5일부터 자식들이 직장에서 연휴를 맞았다길래 남편은 시어머님이 계시는 곳 인천행을 하기로 한다. 시아버님 돌아가시고 두 달 만에 코로나19 사태가 되어 연로하신 시어머니를 찾아뵙지 못하였다. 6일이 시어머님 생신이기도 하고 작년에 결혼한 두 사위도 인사 시킬 겸 남편의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인천에 계시는 아이들 할머니를 뵙기로 하였다. ​ 우리 부부를 비롯 모두 인천은 초행길이어서 5일 어린이 날로 고속도로가 북적일까 걱정을 하며 점심 무렵 큰딸 내외와 작은딸 내외가 모여 부산에서 큰사위 차로 출발하였고 부산 팀과 인천 가는 경유지가 다르니 우리 부부는 일찍 점심을 먹고 나섰다. 20년 1톤 트럭 노후 경유 차여서 바퀴에 바람을 빵빵하게 채우고 기..

존중과 공경을 담아

2021년 12월 4일 토요일 합천 해인사 나들이길 금요일 근무를 마치고 도착하여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기 전 합천 해인사를 가자고 하고선 느지막하게 일어난 작은 사위는 도키가 가마솥에 한가득 물을 데운 후에야 모습을 비춘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따뜻한 날에 부산에 사는 자식들은 합천으로 오고 우리 부부도 합천으로 가서 다 같이 해인사를 구경 했으면 좋겠다고 한 적이 있다. 우리 부부는 불자는 아니지만 합천 해인사에는 일일일식과 장좌불와를 평생수행지침으로 정진하기도 하셨던 성철 스님과 혜암 스님 두 분이 입적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큰딸은 결혼 후 처음 맞이하는 시어머니의 생신 기념으로 경주에서 1박을 하며 즐거운 추억여행을 쌓았다. 갑작스레 가자고 하니 작은 딸도 잠이 많아서 늦잠으로 11시에 출발했다..

지리산 노고단

옛 글에서 퍼 옴 2014년 9월 9일 추석 연휴에 지리산 노고단을 올랐는데 딸들이 결혼하기 전에 부지런히 딸들과의 여행도 많이 해둬야 할 것 같다. 행복한 관계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안전하다는 느낌을 선사한다. 마치 아기들이 그러한 것처럼. 아마 사랑하는 연인들이 서로를 '베이비'라고 부르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지 모르겠다. -클라우스 페터 지몬《감정을 읽는 시간》중에서 청명한 하늘과 맑은 햇살에 산행하기 좋고 마라톤 하기 좋은 가을이다. 노고단을 올라갈 때는 내가 사는 곳과 비교하며 노고단에는 어떤 식물이 자라는지 살피며 걸어 봤는데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도 나만의 페이스로 걸었다. 여봉~~ "행복은 영원히 느끼고 싶은 찰나의 감정이래요" 노고단 정상 산행 입장 마감 시간에 들어왔기에 내려..

여수 밤바다가 보고 싶어서...

2021년 7월 18일 일요일 미리 앞당겨 찾은 남편 도키의 생일 미역국이 있는 점심을 일찍 먹고서 고속도로에 차가 밀릴 것을 염려해 작은딸 부부는 곧장 부산으로 출발했다. 큰사위는 여름방학 휴가를 받았고 큰딸은 리프레시 휴가를 얻었다며 월요일은 함양에서 시외조부모께 성묘를 하고 경북 지역 문경-영주-안동-영덕-포항으로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큰딸은 몇 년 전 운전면허를 따 놓고서 최근 운전교습을 다시 받았다고 한다. 집으로 올 때는 하동에서 화개까지 4차선 국도가 완공되어서 큰맘 먹고 큰딸이 운전대를 잡았단다. 운전연습도 시킬 겸 여수로 드라이브를 하기로 했는데 도키와 큰사위가 낮잠 삼매경에 빠져서 오후 5시가 훌쩍 넘어서 집을 나섰다. 하동 - 여수로 가는 길 큰딸이 운전을 하고 남편이 조수석에..

오월, 뷰티풀 라이프

-라이언 홀리데이 『하루 10분, 내 인생의 재발견』에서 귀농해서 우리 부부는 초창기 몇 년 간은 산과 들로 찻잎 따는 일을 한 달 반 동안 아침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찻잎만 따면서 봄날을 보냈다. 차나무의 찻잎만 바라보며 봄볕에 손이 시커멓게 그을려가며 쉴 새 없이 따내는 일로 지루할 법한데 지금 생각해도 잘 버티었다고. 2017년 5월 봄날 하루는 직장생활을 하는 딸들과 찻잎을 따서 같이 거들며 녹차 만들기를 하였는데 그날 차밭에서 찻잎 따는 장면이 우리 가족의 마지막 추억이 되었다. 사돈댁에는 어린이날에 미리 다녀왔다며 어버이날을 친정에서 함께 하겠다고 금요일 밤늦게 큰딸 부부와 작은딸이 도착했다. 주말 토요일의 어버이날은 아침부터 미세먼지가 심하여 푹 자고 일어나서 둘러보는데 오전 10시부터 미..

스몰 웨딩

2020년 12월 중순부터 정부에서는 늘어나는 코로나19 확진자를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와 5인 이상 집합 모임 금지령이 2021년 1월 3일까지 한다고 하였다가 신규 확진자 감소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2주간을 더 연장하다가 설 연휴가 끝나는 2월 14일까지 연장이다. 코로나 시국이 오래 지속되어 가족, 친지들과 만남의 단절이 오래되는데 세상 천지에 유례없는 설 명절이 될 것 같다. 한 달 전 우리 가족의 큰딸이 결혼을 하여 새 가정을 이루어 알콩달콩 깨소금 맛을 풍기며 직장을 다니고 있다. 평소 딸들한테 남편감은 본인이 골라야 살면서 어떤 시련이 와도 잘 견뎌내는 힘이 생긴다고 얘기를 해두었기에 과장 승진을 하고서 결혼을 하겠다던 큰 딸의 결심대로 결혼이 이루어졌다. 작년 추석 때 듬직한..

이것도 다 추억이다

2020년 11월 15일 일요일 ~ 17일 화요일 늦가을 코로나로 딸들의 리프레시 휴가는 그냥 집콕으로 다 보내자고 했지만 언니가 결혼하면 이제 네 식구가 함께하는 이 여행이 마지막이 될 거라며 서해 일몰이 보고 싶다는 딸들의 요청으로 여행지는 부안 내소사 - 변산반도 - 새만금 - 고창 선운사로 정했다. 변산 소노벨 리조트에서 2박 3일 숙박하면서 코로나19로 아침, 저녁은 리조트에서 밥해 먹고 점심은 주먹밥과 컵라면으로 트럭 안에서 해결했다. 사회적거리 2단계로 마스크를 분신처럼 달고 다니는 모습들이 조금 낯설고 우습지만 이것도 추억이라며ㅋㅋ... 큰 딸 시집보내기 전 우리 가족의 마지막 여행이라 생각하니 그동안 좀 더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도 들고 대견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부안 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