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보니 비는 그쳤지만 해는 좀 느지막이 나왔다. 간밤에 부슬부슬 거리는 비를 맞으며 멧돼지가 들어와 차밭골에서 뻗어가는 호박넝쿨을 뭉개고 파헤쳐 땅속 지렁이를 먹고 갔다며 도키가 호박 줄기와 잎을 끊어 왔다. 멧돼지는 지금 당장 배부르면 되고 이다음은 없기에 인정사정 없이 짓밟아 놓았다. 다시 예전처럼 복원은 안되지만 자연에 가장 가깝다고 맛있게 먹고 가니 새들이 먹을 것이 좀 줄어들었을 것이다. 흰배지빠귀 새도 지렁이를 좋아해서 간혹 차밭에서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는데... 일반 배인데 비료 퇴비와 솎아주기를 하지 않으면 돌배 크기처럼 작다. 이제 막 단맛이 도는지 물까치가 노린다. 여러 해 지켜보니 그래도 물까치가 양심은 조금 있는지 이것 조금 저것 마구 쪼아대지 않고 하나 파먹고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