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 내린 긴 장맛비가 그칠 기미가 보인다. 거미는 먹이를 구하기 위해 커다란 거미줄을 쳐 놓고 기다리고. 말매미도 긴 장마에 이상한 곳에서 부화하여 얼른 나무 곁으로 가 목청껏 울고 싶은데 맘과 몸이 따로 논다. 짙은 구름 사이로 옅은 해가 살짝 보이는 아침 긴 장마에 나무들도 힘들었다고 남은 계절만이라도 제대로 살고자 푸른 나뭇잎을 떨구어 내니 마당만 보면 초가을이 된 느낌이다. 오후가 되어서야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이 나와 모두 다 고생들 많았다고... 유종반의《 때를 알다 해를 살다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