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먹고 나니 봄비가 또 내린다.
봄비가 자주 내릴것 같아 어제 오늘
이틀동안 녹차아저씨 따라
산에서 낫들고 디자인하고
왔다.
차나무가 있는 산을 어떻게 디자인하였을까?
우리 모두 각자는 나름대로
인생을 디자인하며 살고 있는데
녹차부부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디자인이 아니라
농사를 짓는 우리는 상황에 따라
매일 매일 디자인하는것이
다른데
호미들고 밭에다 디자인할때도 있고
낫들고 산에서 디자인할때도 있다.
녹차아저씨는 한술 더 떠서
장작팰땐 도끼자루
쥘때도 있고
때론 나도 톱자루 쥐고 디자인할때도 있다.
아침생략하고 물병하나 챙겨들고 가서
배에서 꼬르르 소리가 날때까지
디자인하다보면
어느새 입에선 단내가 나고
코에선 시커먼 먼지가 묻어 나온다.
돌아오는 길엔
봄맞이 놀러온 관광버스가
많이 보였다.
산의 차나무들은 겨울내내 따뜻한 풀옷을 입고지내다가
(이렇게 하면 차나무가 냉해를 덜 입는다)
봄을 맞아 풀옷을 훌훌 벗어버리니
시원하기만 하다고...
올봄에는 산에 갈근하러 각시를 안데리고 올려고 했는데
한이틀 각시가 도와주어서 한결 수월했다고 입이 벌어지는 녹차아저씨
신랑따라 일하다보면 시간도 잘 간다.
쉬지않고 일하다보니 어느새 집에 갈시간이 되었는지
녹차아저씨는 허기져서 가자고
성화다.
봄볕에 얼굴은 홍당무가 되었네.
휴일 오후에 아빠따라 놀러온 학생은
올챙이가 노는 모습을 휴대폰에 담아가서 친구에게 자랑할려나보다.
'(前)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비에 오신 컴친구와 운해 (0) | 2005.03.28 |
---|---|
소쿠리봉에서 해가 떠오르던 날 (0) | 2005.03.26 |
봄나물 냉이의 손짓 (0) | 2005.03.17 |
아기올챙이는 이렇게 놀아예~~ (0) | 2005.03.16 |
꽃샘추위가 장난아니라예~ (0) | 2005.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