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봄나물 냉이의 손짓

오키Oki 2005. 3. 17. 23:38

 

밤새 촉촉하게 내린 봄비가 아침에 그쳤다.
개울가에 물흐르는 소리가 제법 크게 들리는데
봄비가 흡족하게 내린것 같다.

해질 무렵 군불때기 끝내놓고
밥상에 올릴 찬거리 마련하기 위해
소쿠리 들고 나섰는데
땅바닥에 바짝 엎드린 냉이가 손짓했다.

 

마침 작은딸이 학교에서 돌아와 냉이구경 못한 사람도 있을텐데...모델이 되라고 한다.

 

녹차 덖을때 목장갑이 우리집에서 요긴하게 쓰일것 같다며 
남는 목장갑을 보낸다고 서울에서 이름도 밝히지 않은채 택배를 받았다.
어떤 분일까? 궁금증도 가지만 감사의 마음 전하며
녹차 덖을때, 돌담 쌓을때, 밭일 할때등 두루두루 잘 쓰겠습니다.

늦은밤 바깥엔 밤바람이 심하게 불고 있는데
엄마개구리 울음소리도 함께 들린다.
동창들과 관광버스로 놀러를 와서
화개장터에 도착했다는 시외삼촌의 연락을 받았다.
녹차아저씨는 본동마을에 볼일 보러 가서 연락이 안되고
난 군불땔때 연락을 받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여
지리산온천에서 1박한다고 넘어 간다고 했다.

농사짓고 산다고 어떻게 사는지...

조카가 사는곳이 지척인데도
사는 모습 구경도 못하고 가셔서

애잔한 마음 가득하셨을지도 모르겠다.

지난 일요일에는 찾아올 사람이 없어 일을 벌였는데
겨울동안 딸들이 춥다며 바닥에서 잠을 자서
그동안 나무침대가 천대를 받았었다.
자리만 차지하는 나무침대는 덜어내고
공부방 분위기를 새롭게 하느라 안방까지 다시 정리 하였다.

 

녹차아저씨와 둘이서 무거운 가구를 들고 옮기느라
한창 바쁜중에 잠깐 집구경을 할수 있냐고
화개장터라며 어떤부부가 연락이 왔다.
지금 집안이 엉망이여서 손님을 맞이할 수 없어
한두시간 뒤에 오시라고 했더니
매화축제 구경하다 꽃샘추위가 장난이 아니라며
일찍 가야된다며 바깥에서라도
잠시 구경하고 가겠다고 하여 그러라고 했다.
그시간에 마을에는 꽃상여가 올라가고 있었는데
차소리도 못들어 어떻게 하고 가셨는지 궁금하다.

 

 

집안이 난장판이 아니였으면
따뜻한 온돌방에 쉬도록 할수 있었는데

그날 추위가 보통이 아니였음을 알기에 미안한 마음이다.

바깥에서 일하다보면
당장 손님을 맞이할수도 없고
연락이 잘 안닿을때도 있는데

바로 코앞이다고 길안내 해달라면
아지매도 황당함니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