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의 노래

방울 장화

오키Oki 2020. 3. 14. 18:42


 돌담 아래의 벚나무에도 

봄이 찾아왔다.













먼저 피었던 매화꽃은 지는데

하얀 꽃잎은 떨어지고

붉은색의 꽃받침이 남아서 이쁘다.

멀리서 보면 또 다른 봄꽃처럼 보인다.




마을 아래로 안 내려간지 한 달째

차가 멈추어 있다.



도키는 봄날의 나무를 옮겨 주는 작업을 하는 중이다.


봄날 밭에는 아직도 손길이 닿질 않고 있다.

고추 모종 심을 때나 ...할 것 같은데


오키는 봄볕을 쬐며 한두 시간

이곳저곳에 자란 보드라운 야생초를

그날 먹을 만큼만 캔다.


냉장고는 가정용 576 리터  한대뿐이다.

전자렌지도 없고 오븐도 없다.

전기밥솥도 없고

압력솥으로 매번 밥 짓는다.

전기요금은 월평균 1만원.


아침은 차 마시는 게 식사이고

점심과 저녁만 먹기 때문에

굳이 많은 종류의 밭 채소를 가꾸지 않는다.

노루와 멧돼지가 내 집처럼 왔다가도

크게 마음 불편하지 않는 방법을 찾은 셈이다.




오키 장화와 도키 장화인데

남자 장화는 여자 장화보다 더 길다.


무릎 한참 아래 길이의 장화를 신을 때면

뱀을 겁내야 해서 방울을 달고 다녔다.

 걸을 때마다 딸랑거리는 방울소리에

대낮에 녹차밭에 숨어 있던 노루는 

껑충 뛰면서 달아나고

풀밭에 앉아 있던 꿩이 놀라서

 푸더덕 날아가면

오키도 덩달아 놀란다.




겨우내 아침에 이어

등이 따듯한 이부자리에서

몸이 쏘오옥 빠져나오기 전

5분~10분간은

천장의 나무가 그린

그림을 감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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