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봄비를 맞으며....

오키Oki 2006. 3. 18. 14:44

2006. 3. 17

 

어제 화개골은 봄비가 조심스럽게 내렸다.

보드라운 봄나물 다치지 않게

새봄에 피어난 꽃잎은 아프지 않게

 

 

 

 

봄비 내린 아침에 혼자 버스를 타고 하동에 다녀왔다.

내 볼일이여서 저녁으로 악양대봉감 정보화마을에서

컴교육을 하고오는 녹차아저씨는 빗소리 자장가 삼아 푹쉬도록 했다.

 

처음 컴퓨터를 배우시는 어르신들에게 이해를 시키는 일은

아이들에게 가르키는 일보다 몇배나 힘드는데 낮에 일하고

저녁에 시간내서 배우러 오시는 열기가 뜨거워서 힘내 본단다.

 

걸어서 마을 아래로 내려가는 일도 드물고

버스를 타고 움직일 일이 거의 없었던 나는 

그동안 직행버스비도 모르고 기사한테 물어서 내야 했고

큰차에 익숙지 않아서 돌아올땐 약간의 멀미기가 나기도 했다.

 

봄비에 우산을 받쳐들고 이웃농가의 차밭에 꽃핀

노란 산수유와 매화꽃을 보며  걸어오는 기분은 더 할수 없이 좋았다.

 

 

 

 

우리 차밭에서 바라본 이웃농가의 산수유꽃

 

 

 

 

차밭골에 숨어서 냉이와 꽃다지도 봄비 맞았다.

 

 

 

 

이달이 다 가기전에 빈밭에는 봄감자 심기가 있을것이다.


 

 

 

바위에 바짝 붙어 자라는 쑥도 봄비를 이쁘게 맞았다.

 


 

삽쓰름하다 못해 쓴 씀바귀

 

 

 

 

듬성 듬성 올라온 붉은 상추 틈에 냉이도 올라왔다.

한곳에 왕창 있으면 좋겠다는 것은 욕심이고

냉이는 여기저기 돌아 댕기다보면 눈에 띈다.

뿌리째 뽑아 냉이뿌리에 코를 대어보면

냉이국을 한사발 먹은것 같은 착각도 일어난다.

 

 

 

 

돌틈에 갇힌 빈 밤송이들은

가까이 있는 배나무 밑으로 갈련지, 매화나무 밑으로 갈련지...

ㅎㅎ 그건 내마음 내키는 곳으로 보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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