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햇살이 가득한 3월 셋째 휴일이다.
지난 밤 불어대는 봄바람이 차다 했더니
아침에는 빗물이 고인 항아리뚜껑에 얼음이 보였다.
가마솥에서 말린 쑥을 넣어 끓여준 목욕물이
때도 더 잘벗겨 진다고 집아래 마을목욕탕엘 안갈려고 한다.
걸어서 갔다왔다 하는 시간도 절약되고 녹차아저씨가
두 솥을 끓여내면 우리 네식구 맘껏 퍼다 쓴다.
잿불에 떡도 구워먹고 감자도 묻어 둔다.
목욕을 마친 딸들을 아빠가 불러내어 먹인다.
비가 오지 않으면 하루 한두번 꼴로 쑥과 봄나물을 캔다.
집앞 어디를 가더라도 흙이 있는 곳이면
여기저기 아무곳에서나 올라오는 것이 쑥이다.
봄비에 제법 자라서 이젠 손에도 잘 잡히는것이
소쿠리에 담긴 쑥이 불어나는 재미로 또 주저 앉는다.
점심때, 저녁때
(저녁때 끓인것으로 뒷날 아침까지 두딸들만 먹는다.)
쑥, 냉이, 달래 한꺼번에 다 넣어 된장국을 끓인다.
쑥이 주고 냉이, 달래는 눈에 띄는 대로 조금 캐다 넣는다.
우리 식구는 지금까지 입맛 없어
밥 못먹겠다는 소릴 아무도 안한다.
밥 안먹으면 지만 손해니까~~
컨디션이 안좋을땐 억지로라도 먹어야 힘이 난다고
아빠의 잔소리가 효과가 있어서 감기약 대신 밥먹고 이겨낸다.
나는 반대여서 지독하게 몸살을 앓으면 굶어야 좋다.
그래서 난 한두끼 더 굶고 이겨낸다.
저 떡먹고 나면 점심밥은 또 찬밥이 남아 돈다.
성민이는 겨울엔 아빠의 낡은 겉옷을 좋아한다.
성민이가 생기기도 전 아빠가 신혼여행때부터 입은 옷인데 ㅎㅎㅎ
그동안 하도 입어서 여기저기 헤어졌는데도
중학생이 되고 부턴 공부할때 옷소리도 안나고 따뜻해서 좋다며
작은딸 성민이가 즐겨입는 옷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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