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이들 (2004년 6월 23일)
점심을 먹으러 와서 김선일씨의 죽음을 알았다.
애통한 일이지만 하늘나라에선 좋은일만 있으시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어본다.
아침에 밭으로 가보니 차나무를 다 베어놓고
녹차아저씨는 밤나무 아래서 쉬고 있었다.
새벽 4시반에 일어나서 나갔다며 졸리워 한다.
난 그때 한밤중이여서 쿨쿨~~
저게 뭐꼬~ 케일밭이다.
뒹굴고 있는 오래된 케일씨앗을 혹시나 싶어 뿌렸더니
올라오긴 했는데 왕창 다 뜯겼다. 벌레들에게...
예전에도 케일을 심었더니 이런 상태여서
다시는 안심는다 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백화점에 유기농이라고 팔고있는 케일 미심쩍지뭐.
대나무 앞에 있는 하얀꽃.
풀들이 자라 미처 손이 못닿아 내버려 두면 이쁜 꽃으로 된다.
오전내내 이곳에서 시원한 계곡물소리 들으며 혼자 일했다.
감자, 옥수수, 해바라기, 부추, 가지,
들깨, 신선초, 박, 오이, 호박이있다.
뭐가 뭔지 잘모르겠다고~~ 잡초까지 자라고 있다.
감자밭 사이에서 크는 옥수수도 있는데
유기농으로 키우면 키가 제멋대로다.
크기가 똑같은 작물은 한번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사람도 제각각인것처럼
유기농작물들은 절대로 똑같이 될수가 없다.
부추밭이다.
잦은비로 누가 풀이고 부추인지 구분이 어렵다.
이밭들 옆에는 계곡물이 흐른다.
이곳이 우리가족의 비밀 폭포수로 여름에 등맛사지 했던곳이다.
하도 더워서 첨벙 들어가고 싶은 마음
꿀떡 같았는데 옷을 준비안했기에...
하얀 박꽃이 피었다.
풀이 있어도 박이 쭉쭉 뻗어 나가는데는
이상없으니 그대로 놔 두었다.
감자가 많은비에 배를 들어낸채 푸른옷을 입고 있었다.
한달후에 감자를 캘텐데
푸른옷을 더 많이 입기전에 흙으로 다독거려 옷을 입혀 두었다.
감자가 없을것 같지만 감자는 쿨쿨 잠자고 있다.
이꼴로 장마에 감자가 잘 견뎌내는지 의문이 많을테다.
감자를 몇해 키워보니 감자대가 살아있으면
감자도 썩지않고 잠 잘잔다.
풀을 뽑아내니 부추만 보인다.
작년에 뿌리를 옮겨 심었는데 녹차아저씨가
너무 널찍하게 심은 바람에 아직 빈공간이 많다.
올겨울에 온돌방의 재거름을 모아두었다가 이곳에 뿌려야겠다.
부추에 재거름이 좋다는 소릴 들었는데
그동안 재거름이 없었기에...
내일 비가 온다고 하니까
오전에 싹둑 베어 부추전이나 부쳐 먹을까보다.
부추밭을 다 메고 가지를 쳐다보니
꽃이 피는 것도 있고 가지가 달린것도 눈에 띄어
땀은 비오듯이 하지만 이뻐서 풀을 뽑아다 시원하게 해주었다.
밭매고 오니까 녹차아저씨는 정화조에 손대고 있었다.
아직도 집짓기에 들어갈돈은 많은데 돈이 바닥났다.
이제 둘이서 일해야 한다며 날 보고 대모도를 하란다.
오후 늦게 다시 올라가 정화조 배수관을
묻는일에 대모도 하느라 모기에게 많이 뜯겼다.
모기도 숫놈만 있었는지 나만 물어 뜯어 근질근질하다.
다음에는 저녁에 일할때는 양파망을 둘러쓰고 일해야 할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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