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메주쑤는 겨울이야기

오키Oki 2005. 12. 11. 21:39

 

일요일에 메주쑤기를 결정하고 콩을 씻어 토요일 하룻밤 불렸다.

 

 

 

 

 

우리마을에서 제일 큰 은행나무가 집아래 내려가면 마을회관옆에 있다.

큰 고목이라서 까치집이 작년겨울에 한채였던게 더 늘어나 지금은 두채이다.

 

 

 

 

 

아침일찍 날아든 까치한쌍 은행나무가지에 앉아서 쉬어 가고 있다.

 

 

 

 

 

각시야~~

오늘 아침 와이리춥노~~

날씨가 새초롬한게 억수로 춥네예~~~

추워도 우얌니꺼~~

시작 함 해봅시더~~

 

7시 30분부터 메주쑤기에 들어갔다.


 

 

 

내는 각시니가 콩물 잘 맞췄는지 모리겠다.

가마솥이 콩한말을 다 앉혀도되니 예감이 좋네예~~

딴데 알아보니 손목높이만큼하라카는데 너무 많은것같아

물은 손등 높이만큼 부었으예~~

 

우리집에서 메주쑤기는 처음인데

남도움없이 우리부부가 직접 메주쑤기에 도전한다.


 

 

 

귀농해서 메주쑤기는 세번째인데 두번은 도움받아

두해내지 세해에 한번씩 메주를 쑤어서 처음 도전하는 심정인데

메주콩 6되에서 한말로 발전되었다.

 

처음에는 불을 쌔게때서 폭끓어오르면

불을 넌지시때서 콩물이 넘치지 않도록 한다.


 

 

 

각시야~~

아직도 다 삶길라카면 한참 멀었다.

노란콩색깔이 똥색으로 변해야 다 된기라.

 

진짜 추운날씨인줄도 모르고 시작했다가 배도 빨리 고프다.

방앗간하는 큰행님이 챙겨 준떡 갖고 온나~~

 

 

 

 

 

각시야~~~

이렇게 구워먹으면 얼매나 맛있는지 니는 인제 알제~~

하모예~~

딴애들은 떡볶기하면 껌뻑죽는데

우리애들은 이 떡이 있어도 맵은걸 안좋아해서

떡볶기를 해돌라카도 안하니까 이렇게 구워먹게 되네예~

 

 

 

 

 

애들도 많이 먹었으니 당신도 함 먹어보이소~~

 

각시야~~

내 이모자 쓰고 있으니 군밤장사같제 ㅋㅋㅋ~~~

그래도 내서방이라서 다 이쁘네예~~


 

 

 

점심먹고 1시30분 정확하게 불을 6시간동안 때니까

콩이 물러지게 푹 잘 삶겼다.

 

똥색으로 변한 잘 삶긴 콩을 퍼다 식기전에

스텐다라이에서 손으로 주물럭거려 으깨주면

녹차아저씨가 따독따독거려 네모지게 만들었다.

 

각시야~~

이렇게하니 편하네~~

전에는 팔아프게 절구방아찧었는데

이렇게해도 메주가 만들어지네~~

 

부산에 사시는 친정엄마는

도깨비방망이를 사용하니까 굉장히 좋더라고했다.

도깨비방망이가 없어도 콩만 잘 삶으면 손으로도 다 으깨진다.



 

 

 

메주는 짝을 채우는게 아니라고 한다.

마을풍습인지 어떤지는 이유는 모르지만

콩한말로 메주 7개를 만들었다.

 

각시야~~

날씨가 추워서 고생도 했지마는 인제 하나는 이자삐째~~


 

 

 

 

허연 서리맞은 배추가 언제 김장할라꼬하며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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