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화개골의 겨울까치

오키Oki 2005. 12. 13. 15:13

몹시 추운 겨울아침에도 까치들은 집을 찾아 날아든다.

 

 

 

 

 


 

 


 

 

 


 

 

 


 



해 넘어간 산골의 바람은

올겨울들어 제일 세차게분다.

 

이틀에 한번씩 군불때면

첫날은 방바닥이 지글지글

둘쨋날은 뜨뜻해서 딱 알맞다.

 

각시야~~

어제는 메주쑤느라 불때서

오늘 안때도 안되겠나~~

 

아랫목은 뜨뜻해서 괜찮을것 같은데

오늘 바깥 날씨가 예사날씨가 아닌것같아 군불때자고 했다.

 

녹차아저씨가 잠깐 잠든사이

장작개비 집어 넣으러 갔다가

일찍 나온 노란반달이 예뻐서 한참 쳐다보았다.

 

나뭇잎은 공중곡예를 하고

처마밑 풍경에 달린 물고기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바람부는대로 몸을 맡겨 뎅그렁 할 사이도 없이

탱 탱 탱 땡그~~땡그~~~ 땡 땡 땡 하면서 어찌할바를 모르고

 

마당한켠에 어느 돌틈에 숨었다 굴러왔는지

도토리 두개가 떨어져있어 반가워 주웠다.

 

도톨아 그동안 어디 꼭꼭 숨어 있었노?

니 친구들은 벌써 묵이 되어

우리식구 입속으로 넘어간지 오랜데 

느거들은 인제야 나타났나~~

마당에 있으면 춥고 

방으로 들어가서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보제이~

 

 

바람이 잠든 아침에는 은행나무가지에 집을 지은 까치집에 날아든 까치한쌍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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