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마지막 휴일은 앞산 소쿠리봉에서 해가 떴는데
앞산 소쿠리봉의 해는 봄, 가을 일년에 딱 두번 구경할 수 있다.
집 입구 이웃농가의 매화나무로
안방에 앉아서도 저절로 꽃구경한다.
문 밖만 나서면 매화향기로 꿀냄새가 진동한다.
우리집만 해도 사방천지에
매화향기가 콧등을 간지럽히는데
하동 섬진강 물결따라 올라온
매화향기가 온 화개골에도 가득하다.
섬진강 매화구경 상춘객들로
덩달아 화개장터까지 북적거려이 북적거림이
십리길 벚꽃이 피고 져야 좀 조용할것 같다.
상수리나무에 매달린 애벌레집
나뭇잎으로 돌돌 말아 집을 지은 것이
우리 사람은 도저히 흉내도 못 낼것 같다.
꽃피는 봄날은 우리 딸들이 생일이 다 있다.
딸들은 봄, 아빠는 여름, 나는 겨울이여서
우리집에서 제일 먼저 생일을 맞은 큰딸 소민이의 생일날
산골에서 맞이하는 생일은
지천에 흔한 쑥과 봄나물로 생일상을 차려 주었다.
요즘 매일 먹는 쑥국대신
미역국을 끓였으니 쑥으로 쑥개떡을 만들었다.
아비는 아궁이 잿불에 감자를 구워주고...
매화에 이어 앵두나무에도 꽃이 피었는데
꽃나무 아래 둘러앉아
같이 맛있게 먹어주는 일이 딸의 생일 축하다.
얌냠 ~~ 맛있제
잿불에 묻어 둘때는 몇개를 넣었는지
세어 놓아야 안빠트리고 다 찾을 수 있다.
돌틈에 난 달래는 그냥 보기만 해도 좋다.
사람 손을 안 탄 녹차열매는
겨울바람에 떨어져 한곳에 이쁘게 모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