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이 새순을 틔우는 시작하고
연두빛의 연한 찻잎을 따는 시기를 맞았다.
새로 시작하는 한 주의 월요일은
흐리고 간혹 비 내리는 우중충한 날씨로
중반쯤 지나온 봄날을 찰칵해본다.
산벚꽃이 드문드문 산속에서
활짝 피어 정상으로 한창 올라가는 중이고
복사꽃이 화려하게 피었다가
새순이 꽃잎을 떨쳐내는가 하면
철쭉꽃이 활짝 방실거리고
하얀 배꽃이 차나무밭에서 수줍게 피었다.
감나무에도 새순이 올라와 호박과 오이씨를 뿌렸다.
금낭화
지난 5일 잠깐 비가 그치고 벚꽃구경을 도와줄때
작은딸의 염려는
월요일에 출국하면 다들 바빠서
이불까지 챙기면 짐가방이 많은데...
아빠가 내려갈테니
걱정 말고 준비하라고 일렀다.
중국에서 근무할 때
아빠가 든든하게
멀리서 지켜줄테니
걱정을 말고 염려를 말고
건강하게 잘 지내야 한다고.
작은딸이 베트남 출장에서 돌아와
짐풀고 또 다시 짐을 챙기느라
하루의 여유조차 푹 쉬지도 못하고
이삿짐을 챙기느라 분주한 모습으로 반긴다.
더운 나라에서 교육받고 오느라 핼쓱해진
모습에 저녁을 사먹이고 딸들 옆에서 같이 잤다.
6일 월요일 아침 공항까지 가는 길
비도 추적추적 내리는데 아빠가 있어 한결 수월했다고.
다행히 출장가는 옆 부서 상사분이 있어
딸의 짐가방 하나를 추가비용 없이 통과시키고
중국에 도착하면 회사에서 마중한다기에 안심했다.
작은딸 나이에 나는 결혼을 했지만
가끔은 막내티를 내는 작은딸인데
낯선 나라에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름다운 꽃이 척박한 토양에서 자라듯
더 큰 성장을 위해 시련이 따를 수 밖에 없기에
짠한 마음을 속으로 감추어야 했다.
중국 직원들이 대부분이여서 근무로 힘들겠지만
중국어도 전혀 모르고 영어로 소통해야 한다기에
유학 경험이 없는데다 능통하지 않는 영어회화로
호랑이 굴로 들어갔으니
버티고 이겨내야 하는 부담도 클 것이다.
때론 외롭기도 해서 집 생각도 날 것이고
엄마, 아빠 보고 싶기도 할 것이며
늘 함께하던 언니도 보고 싶을 때는
우리 서로 이겨내기로 약속하며 헤어졌다.
작은 딸이 비행기가 타고 갈 시간
우리가 고속도로에도 빗줄기도 굵어졌는데
서로 비슷한 시간대에 무사히 잘 도착했다.
중국이 한 시간 늦은 시차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지내지만
그래도 허전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걱정을 말아요 -윤향기
걱정을 말아요
염려를 말아요
할 수 있어요 걱정을 말아요
세상 사는 동안에
어려움이 있어도
눈물은 흘리지 말아요
삶의 무거운 짐은
누구라도 있어요
아파하고 슬퍼도 말아요
지나간 시간들은 잊어버려요
잊으려면 못 잊을 게 없는데
걱정을 말아요
염려를 말아요
할 수 있어요 걱정을 말아요
동생이 새일터에서 적응하느라 애쓰는 모습에
휴일에 늘어지게 잘 수도 없어 운동하러 나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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