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파란 하늘 아래에서 숨 한번 크게

오키Oki 2014. 1. 24. 18:40

나는 한겨울 아침에도 찬물에 세수를 하고있어

바깥 수돗가에 언 얼음으로 추위를 살필 수 있는데

작년과 재작년의 추위에 비하면

올겨울은 훨씬 따뜻한 편이다.

어제는 반짝 추위도 다 지나간 듯 

모처럼 파란색을 되찾은 하늘에 

긴꼬리 하얀 구름이 나타나 상쾌하다.

 

중국의 심각한 스모그현상이 멀리 퍼지는 바람에

우리나라 사람은 미세먼지로 마스크착용을 자주해야하니

숨도 맘껏 못 쉬고 이젠 겨울에도

맑은 하늘 쳐다보는 날이 팍팍 줄어들 것같다.

 

또 집안에만 있다고 해서

숨쉬기가 안전한가하면 그렇지도 못 한 것 같다.

실내공기의 라돈으로

비흡연자인 여성도 폐암이 생긴다고하니

너무 흔해서 잊고 사는 좋은 공기의 고마움을

특히나 올겨울은 피부적으로 느꼈을 것 같다.

 

 

 

 

겨울에는 비교적 큰 새들 보다는

참새 같은 작은 새들이 자주 무리지어 날아와선

흙마당에서 한무리씩 여기저기 흩어져 수다도 떨고 

마른 풀에서 배도 채우고 기분좋게 포르르 날아 간다.

 

 

 

 

 

오직 걸어서만 산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우리 산에서 

남편 지게에 땔감을 한 짐 지고서

낙엽에 미끄러지지 않기위해

바위를 요리조리 피해가며

중심을 잡고 내려오는 모습을 쳐다보던

내가 더 조마조마 하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그런 남편이 50대 초의 나이를 훌쩍 넘기고

 

 

 

 

 

이젠 50대 중반을 지나 후반으로 들어서서

여전히 땔감을 져 나른다.

장소만 다른 곳에서...

 

3년 째 집 근처의 산주인이 외지인이 있어

허락을 받고서 땔감나무를 하여 한결 수월해졌다.

태풍에 쓰러진 나무와 고사한 나무를 정리해주고

어지러이 널린 나뭇가지를 줏어다 쓰면

유익한 땔감으로 되돌아온다.

 

 

 

 

 

남편의 군불때기모습인데 

초장기에는 어릴 때 조부가 하시던 모습을

어깨너머로 배운대로 불씨 끄트리지 않고

대충 아무렇게나 하면 되는 줄 알았다.

 

만약 우리 산에 길이 좋아 트럭이 쉽게 들어가서

땔감을 많이 나를 수 있었다면

별 생각없이 늘 하던대로만

아궁이에 불을 지폈을지도 모른다.

 

몇 년 전부터 남편은 군불때기에도

요령이 필요할 것 같다며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더니

적은 땔감으로 효율적인 방법을 찾았다.

 

온돌방 고래는 보통 ㄱ자 인데

우리 온돌방은 ㄷ자 형으로 놓아졌다.

구들장이 잘 놓아져 ㄷ자 고래이지만

굴뚝에 배출기를 달지 않고서도

고래 사이사이로 불길이 쑤~욱 잘 들어간다.

 

군불때기 초창기에는 가마솥이 걸려있어도

구들장 바로 밑에다 땔감을 넣기도 하고

가마솥 밑둥이 닿이는 곳에서도 불을 지펴봤다.

호기심 많은 남편의 발동으로 터득한 것은

부뚜막의 불문 입구에서 넣은 땔감은

불길이 멀리까지 쑥쑥 더 잘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고 

땔감도 적게 들면서 가마솥의 물도 끓이고 

방까지 뎁힐 수 있게 되었다.

 

 

 

 

지게에 얹힌 땔감 한 짐으로도

느끈히 2~3번의 분량은 된다.

 

 

 

 

 

먼저 밑살개를 사용하여 불씨를 잘 살린다.

 

 

 

 

 

밑살개가 두툼한 재를 형성해 놓으면

좌우 양쪽에는 두꺼운 나무토막이 놓아진다. 

 

 

 

 

 

이렇게 두꺼운 나무토막을 넣어서

 

 

 

 

 

 

중간에만 잔가지도 좋고 패둔 장작을 넣어 준다.

 

 

 

 

 

화목보일러는 장작이나 땔감나무를 통째로 넣기때문에

요즘 이런 잔가지들은 필요없다고 천대 받지만

우리집에 어울리는 군불때기에 아주 요긴하게 쓰인다.

 

 

 

 

 

좌우에 고정된 토막나무는 불에 천천히 타들어가기에

토막나무가 탄 것을 봐가며 다시 넣어주면 되고

 

 

 

 

 

중간에만 타내려가는 속도에 맞춰

아래부분을 건드리지 않으면

재가되어 착착 내려앉는데

윗쪽에만 신경써서 땔감을 넣어준다.

 

 

 

 

 

장작땔감만 사용하면 재가 적게 나오지만

저게 무슨 땔감이 되냐고?

쓸모없는 잔가지들은 한번만에 재를 많이 만들어 준다.

 

 

 

 

 

재를 모아 밭으로 거름낼 생각하면

남편은 이런 일들은 다 재미다면서

겨울날의 오전은 땔감도 하고

군불때기로 소소한 일상이 반복되지만

행동은 반복이지만 생각은 늘 새롭다.

 

 

 

 

 

땔감하고 돌아오는 남편은

오전 10시쯤부터 전날의 재를 걷어내고

군불때기 두어시간은 나도 바깥에 있는다.

 

산에서 둘러마시는 먼지로 칼칼해진 목을 축이라고

차를 우려내 주기도 하지만 청산을 보며

따스한 햇볕에서 좋은 책까지 읽어주면

남편은 세상에 나보다 행복한 사람 있으면

나와 보란 소리 절로 나온다고. ㅋㅋㅋ

 

 

 

 

 

겨울바람이 부는 날은 빈 굴뚝에서

허연 머리 풀고 춤추며 날아가는

굴뚝 연기가 어떻게 그려질까 궁금하다.

 

 

25년 전 공업도시 울산에 살때

어린 딸이 감기로

시내에 있는 소아과에 갔더니

원장님은
"애기들이 감기에 걸리는 걸

원치 않을려면 울산을 떠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예요."

 

이젠 공업도시인 울산에서만 일어날 일들이 

집안에서도 일어나고 있으니

라돈과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황사 등

복병은 곳곳에 숨어 있어

좋은 음식도 중요하겠지만 

늘 들이키는 공기의 소중함 시대가 된것 같다.

 

딸들아~~

어딜 가나 크게 안전한 곳이 없는 세상이니

실내 환기 자주 시키고

미세먼지 조심하라는 예보에는

마스크 착용해줘용~~

버스는 멀찍이서 기다렸다 타는 습관이 필요하대.

아무리 바빠도 중금속배출에 좋은 녹차는 꼭 마시고.

 

 

 

 

 

KBS1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서울 광화문과 지리산 대원사의 미세먼지를 비교했다.

 

 

 

 

 

 

 

 

 

 

 

 

 

 

 

 

 

 

 

 

 

 

 

 

 

 

 

 

 

 

 

 

 

 

 

 

 

 

 

 

 

 

 

 

 

 

 

 

 

 

 

 

 

 

 

 

 

 

 

 

 

 

 

 

 

 

SBS뉴스에서는 우리나라에 미세먼지로

3개월 사이에 폐질환 환자가 늘어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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