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많이 추울거라는 예상과 달리
새해들어서도 연일 따뜻한 날씨로
몸도 마음도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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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20일 아침에 일어나보니 쌓인 눈
올겨울 현재까지 내린 눈중에 최고였다.
크리스마스날 오후에 다녀가신 손님중에
눈이 쌓이면 너른 마당이 참 보기 좋겠다던
말씀이 생각나서 풍경을 담아놓고도
며칠 뒤 또 눈 소식 예보가 있다고하여
나의 게으름으로 우리만 봤던 풍경이 죄송했다.
저 넘어 V자로 움푹들어간 골에 춘분과 추분 해가 뜬다.
작년 12월 23일 동지가 지나고 해뜨는 모습이다.
24절기 동지에 뜬 해가 한해의 마지막이였고
새해의 24절기를 향해서
새출발을 시작하는 해는 동지 다음날부터다.
마흔 살이 넘으면 쉰 살은 금방 다가온다.
신기하게도 나이가 드는 데는 가속도가 붙는다며
30대보다는 40대가 더 빨리 지나고
40대보다는 지금의 50대가
훨씬 빠르게 지나갈지도 모르겠다.
크리스마스 이브날에 집에 온
작은딸이 함께 지내는 날
작은 가마솥에 밥을 지으며
때마침 바람이 적당히 불어주면
밥도 짓도 온돌방도 데우고
아빠가 톱질 하는 게 재밌어 보인다며
작은딸도 한 번 해보겠단다.
작은딸이 잘라 준 나무로 밥을 짓으니
밥맛이 더 좋을거라며
누룽지까지 덤으로 얻었다.
그냥 먹어도 맛있는 누룽지를
세 사람의 만장일치로
뱃속이 뜨뜻하게 구수한 숭늉으로 끓여서 먹잔다.
날마다 작은 가마솥에 밥을 지을 수는 없는데
쌀도 헤프고 과식하게 되어
딸들이 쉬어 가는 며칠간 재미삼아 해봤다.
좋아서 하는 일에는 그일에 집중되어 몰입에 빠지기도 한다.
지난 여름 한 번은 손님 세분이 집에까지 오셨다가 차가 있는데도
아무도 없는 줄 알고 되돌아 가셨다는 말씀에
그때 우리가 무얼 했을까?
곰곰 생각해보니
아하~~
두 개의 큰 바위 사이가 조금 허전한 것 같다며
남편을 돕고 있었던 일이 있었다.
마침 안성맞춤 돌이 아래쪽에 박힌 돌이 두 개가 있어서
그걸 빼내어 끄집어 올리느라
삐질삐질 땀을 흘리며 온 신경을 집중해 있었다.
푹 꺼진 조용한 곳에서 콸콸 물소리만 들리고
아차하면 조금 끄집어 올린 돌을 떨어트리면 큰일이고
둘이 함께하는 상황에서 한 사람이라도 한 눈팔면
발등찍히는 큰 위험이 있었기에
자동차소리며 아무런 소리도 안들렸던 것 같다.
고맙게도 그렇게 가셨다던 손님들이
그 후 두 번 더 함께 다녀 가시니
늦게나마 그때 뭐 했더라?가 생각났다.
청마해의 일출
8시 45분에 떠올라
집마당에서 보는 일출은
악양 형제봉 뒷편으로 늦게 보지만
날마다 새롭게 해를 뜨는 것을 보아
매일매일이 소중한 날들이다.
작년 12월 20일 눈 내린 뒤로는
큰 추위 없이 크리스마스도 맑은 날씨에 따뜻했다.
크리스마스날에 친정엄마와 남동생 식구가 놀러와
아궁이불에 구워낸 삼겹살로 한창 커는 조카들이
게눈 감추듯이 먹으니 모처럼 단백질 보충했다고.
우리는 혈압도 안 재어보고 사는데
요즘 건강기기는 단백질 수치까지 알려준다고 한다.
얼었다 녹었다를 반복한 배추가 덜큰해서
크리스마스에 쌈배추로 예쁨 받았다.
그래도 밥들어갈 배는 따로 있다며
안 먹을 듯 하면서 밥 한그릇씩 뚝딱.
그동안 놀토가 되어 더 좋은 줄 알았는데
청소년들은 더 피곤한 놀토가 되었더라.
토요일도 학원에 가야 한다며
주말에는 놀러도 못 오고
주중에 노는 날이라 모처럼 시간은 냈지만
느긋하게 놀지도 못하고 바쁘게 돌아갔다.
크리스마스는 도시에서 즐기기 좋은 날로
휴일중에 고속도로가 원할하게 잘 빠지는 날이다.
이제 고 1학년, 중 2학년이 되는 효준, 원준~~~
둘이서 오순도순 난롯불에 군밤 굽듯이
공부는 재밌게, 즐겁게~~ 화이팅!!
오늘까지 흔한 김치냉장고 없이 살고 있다.
우리가 사는 곳이 경남지방이여서
겨울철 따뜻한 날씨로 밤낮의 기온차가 심하면
김장김치를 보관하는데 신경이 쓰인다.
배추김치는 일년에 한번만 담아서 먹는데
겨울철 땅을 파서 항아리를 묻어 두기도 해봤지만
땅속 온도가 고정이 아니어서 저장하기에 안 좋았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새가전기기를 사기보다 한철 동안만
김장김치를 잘 보관할 방법을 생각하다
그동안 놀고있던 아이스박스가 있어
얼린 물병을 여러개 넣고 김치통을 넣었다.
크리스마스때 놀러오신 친정엄마가
비어있는 딸방이 궁금해서 들여다보니
아이스박스가 덩그러니 빈방을 지키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바깥에 놓아두기보다는 온도차가 없는 빈방이 더 좋은 장소였기에
가끔씩 녹은 패트병들을 교환해주면서 김치를 보관한다.
전기료 걱정도 없고 소음까지 없는데다
김치맛도 일정해서 예상외로 참 좋는데
우리에겐 자발적인 소박한 삶이지만
엄마가 보기엔 궁상 맞은 시골살이였는지도 모른다.
새해 덕담으로 이서방하고
건강하게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라!
하시길래 엄마도 즐겁게 사세요! 했더니
어떻게해야 즐겁냐?고 물으신다.
엄마가 찾아야 하는데,,,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엄마한테
엄마의 행복 파이와 내 행복 파이가 달라서 말 못했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행복'하면 많은 사람이 웃는 얼굴의 노란색 스마일 이모티콘을 떠올린다. 이는 긍정적 사고와 행복 산업을 상징하는 얼굴이기도 하다. 당신에게 행복은 무엇인가? 진정으로 행복하고 기분 좋은 순간이 떠오를 것이다. 매우 즐거웠거나 무언가에 몰입했거나 새로운 의미를 발견했던 순간들 말이다. 이처럼 즐거움, 참여, 의미는 진정한 행복의 핵심이다. 행복이란 만족과 사랑, 기쁨을 느끼는 마음 상태다. 행복은 기분을 좋게 해주고 가치를 느끼게 한다. 행복은 즐거운 것이다.
그런데 즐거움만 있으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즐거움이 행복의 전부일까? 쇼핑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자기만족과 쾌락을 좇는 일도 충분히 즐겁지 않은가? 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면 공허하고 무의미할 뿐이다. 쾌락을 추구하는 삶을 마다할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당신은 알고 있을 것이다. 쾌락만 좇는 삶이란 게 그 당시는 기분이 좋을지 몰라도 얼마나 허무하고 실망스러운지 말이다.
즐거움은 행복의 일부분일 뿐이다. 진정한 행복에는 참여와 의미도 반드시 필요하다. 즐거운 삶이 쾌락주의라면, 참여하고 의미 있는 삶은 행복주의와 연관이 깊다. 행복주의란, 내 자신이 주체가 되어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것이다. 개인의 능력과 가치에 따라 잠재력을 발휘하고 성취해 나가는 것이 행복의 기준이 된다. 참여하는 삶이란, 일이나 사람과의 관계, 취미 활동 등에 있어 자신의 삶에 적극 개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목적 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며 만족을 얻는 것이야말로 의미있는 삶이다.
행복이란 즐거움, 참여, 의미가 조화를 이룰 때 찾아오는데, 하나라도 빠지면 우리는 결코 행복할 수 없다. 또한 쾌락과 행복 중에 굳이 하나를 선택할 필요도 없다. 행복해지기 위해 쾌락을 추구할지, 의미를 추구할지 따로 떼어서 생각할 필요 또한 없다는 뜻이다. 둘은 서로 긴밀하게 이어져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이는 과학적인 연구에서도 증명된 사실이다. 즐겁고 긍정적인 기분을 느낄수록 삶의 의미가 커지며 더욱 즐거워진다. 거기에 의미 있는 목표도 큰 즐거움을 보태준다.
행복의 크기는 사람마다 다르다
타고난 성격, 환경, 의도적인 선택 가운데 어떤 것이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까? 유전, 환경, 선택은 행복을 좌우하는 세 가지 요소이자 일명 '행복파이'의 조각들이다.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행복을 좌우하는 요소 가운데 성격적 기질을 비롯해 유전적 요인은 50퍼센트 작용한다. 반면 재산, 교육 수준, 사는 지역 등 환경이 끼치는 영향은 10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당신이 매일매일 살아가면서 선택하는 의도적인 행동이 행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40퍼센트나 된다. 물론 세 가지 모두 중요하지만 개인에 따라 각 조각의 비중이 다르다. 모든 사람이 유전적인 요인이 가장 크고, 환경 요인이 작다고 느끼지는 않는다. 행복 파이는 사람에 따라 조각의 크기가 다를 수는 있어도 공통적으로 전해주는 메세지가 있다. 행복은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매일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행복이 좌우된다.
당신은 이제 과학적인 방법으로 행복지수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철학, 심리학, 사회학, 생물학 그리고 최근에는 신경학까지 이를 확실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앤서니 그랜트·앨리슨 리,《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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