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행복

내가 행복해지고 싶다면...

오키Oki 2012. 7. 13. 19:08

 

시련이 인간을 찾을 것이다. 문제가 늘 일어나는 것이 삶의 본질이다. 희망을 잃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 희망은 언젠가는 행복해지리라는 기대, 어떻게든 걸림돌을 극복하리라는 목표를 향해 계속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우리의 삶은 희망으로 인해 살아 있게 된다.

 

인생의 가치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어떤 일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  

 -달라이 라마 · 하워드 커틀러『당신은 행복한가』에서

 

 

 

 

 

 

- 달라이 라마 · 하워드 커틀러『 당신은 행복한가 중에서 -

 

 

종교를 초월해 가장 존경받는 인물이자 우리 시대 영혼의 스승인 달라이 라마와 미국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 하워드 커틀러가 10년 만에 다시 나눈 행복에 대한 특별한 토론

 

 

자비는 자신을 자유롭게 하는 도구

나 자신이 그렇듯 다른 사람도 행복해지기 원하고, 고통을 원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이 아픔을 느끼고, 모든 사람이 사랑받고 싶어 한다. 다른 사람이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면 자비를 실천하라. 나 자신이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면 자비를 실천하라. 자비는 행복의 진정한 원천이다.

 

 

문제 많은 세상에서 행복찾기

나는 곧바로 우리가 다루고 있는 핵심 주제인 '문제 많은 세상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법'에 대한 질문으로 들어갔다.

"달라이 라마, 당신도 알다시피 세상의 모든 문제들…… 폭력, 테러, 편견, 빈곤, 빈부 격차, 환경오염 등 인간 행복을 가로막는 문제를 생각할 때, 그리고 그것들 모두가 얼마나 광범위한 문제인가를 생각할 때, 때로는 모든 것이 불가능해 보입니다. 제 말뜻은, 세상에는 고통이 너무 많아서 사람들이 진정한 행복을 발견한 가능성이 멀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하워드, 먼저 이 한 가지를 말해 봅시다. 지금까지 우리는 사회 차원에서의 인간 행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왔습니다. 이 차원에서는 외부의 조건들이 그 사회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행복에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우리는 세상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어떤 방식으로든, 심지어 작은 방식이라 할지라도,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구성원 모두가 더 행복할 수 있는 사회 조건이 만들어지도록, 이것은 중요한 일이며, 우리의 책임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행복 추구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외부 차원과 내면 차원 두 가지로 접근해야 합니다. 외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마음 안에서 문제를 푸는 방법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때 비로소 세상의 문제에 직면해서도 행복을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내가 말했다.

"그래서 저는 이 시점에서 개인 차원으로 옮겨 가 세상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행복을 발견하는 법을 알아보고 싶습니다."

달라이 라마가 대답했다.

"아주 좋습니다."

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러나 오늘날 세상에는 문제가 너무도 많고 매일의 삶에도 스트레스와 어려움이 많습니다. 때로는 그것들을 다루는 최선의 방법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그냥 무시하거나 아니면 은둔자가 되어 버리는 일밖에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겠지요."

달라이 라마가 동의했다.

"그렇습니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행복을 발견하기 위해 세상으로부터 물러날 필요는 없습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옆 탁자에 놓인 차가 담긴 머그잔으로 손을 뻗었다. 그런 다음 말을 이었다.

"이 물음은 내가 독일에 갔을 때의 일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때 언론사 기자가 나에게 스트레스가 현대 세계, 현대사회의 어쩔 수 없는 특징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습니다."

"그래서 뭐라고 답하셨나요?"

달라이 라마는 대답했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텔레비전과 전화와 현대의 편의 시설이 전혀 없는 곳으로 달아나야 할 것입니다. 맛있는 음식조차 없는 곳으로."

그는 계속해서 말했다.

"나로서는 그런 장소가 어디에 있든 그곳이 꼭 살기 좋고 스트레스 없는 장소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스트레스와 불안은 마음의 상태이며, 반면에 세상의 조건들은 외부의 상태입니다. 그것들이 스트레스를 직접적으로 만들어 내지는 않습니다. 스트레스 같은 부정적인 마음 상태는 그런 외부 조건들에 대한 우리 자신의 반응과 관계 있으며, 환경에 대처하는 능력 부족을 나타냅니다.

그러므로 조금만 생각한다면 삶의 많은 고통들이 외부 원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혼란스런 감정 같은 마음속 사건들이 원인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마음속 혼란의 가장 좋은 해독제는 그 감정들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일입니다. 그래서 환경과 부정적인 상황에 대처하는 법을 배우는 일입니다."

내가 물었다.

"당신이 '감정을 다룬다'고 할 때 그것은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는 것, 혹은 구체적으로 분노와 증오와 욕심과 질투와 좌절 같은 부정적인 감각을 물리치는 작업을 말하는 것인가요? 다시 말해 마음을 훈련하는 과정을 가리키는 것인가요?"

그는 주저 없이 단언했다.

"그렇습니다. 지난날 당신과 나는 이 마음 훈련, 더 큰 행복에 이르는 마음 수행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하기를……"

우리가 과거에 이야기했다는 이유로 그가 이 주제를 건너뛰지 않기를 바라며 내가 재빨리 끼어들었다.

"그렇습니다. 전에 우리는 그것에 대해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이 그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기에 아주 좋은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지난번 악한 행위와 폭력에 대해 토론하면서, 우리는 그것의 근원을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감정들까지 추적해 들어갔었습니다. 그 대화에서 꽤 긴 시간을 두려움 같은 특정한 부정적 감정에 할애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부정적 감정을 다루는 법에 대해서는 깊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 주제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오늘 부정적인 감정을 극복하는 법에 대해 잠깐이라도 살펴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중요한 주제를 잠시 살펴보는 것은 전혀 해가 되지 않으니까요."

나는 계속 주장했다.

"게다가 전에는 개인의 영적 성장의 매락에서만 이야기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이 주제를 다른 맥락에서, 즉 세상의 요소들까지 포함시켜 더 넓은 틀 안에서 논하고 있는 중입니다."

달라이 라마의 얼굴에 알 듯 모를 듯 미소가 떠올랐다. 미소는 대체로 눈에만 한정되어 있었지만 나는 그가 이 주제에 파고드는 나의 열정이 기뻐서 내 제안에 동의하는 것이라고 느꼈다.

그는 말했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살펴봅시다. 마음 수행에는 긍정적인 마음 상태를 키우고 부정적인 마음 상태, 즉 파괴적인 감정과 번뇌를 일으키는 감정을 물리치는 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에도 이야기했듯이, 긍정적인 마음 상태는 우리를 더 큰 행복으로 인도합니다. 부정적이거나 파괴적인 감정은 우리의 마음 안에 장애를 일으키고 마음의 행복을 파괴합니다. 번뇌를 일으키는 이런 감정은 더 큰 고통으로 이어집니다. 불교 관점에서는 마음의 긍정적인 특성을 파괴적인 감정이나 번뇌를 일으키는 마음 상태의 해독제로 여깁니다. 긍정적인 감정을 키우면 그것에 상응해 부정적인 감정이 가진 힘과 영향력이 약해집니다. 그러므로 부정적이거나 번뇌를 일으키는 각각의 감정에 대해 해독제로 작용하는 특정한 긍정적인 마음이 있습니다. 예를들면 인내나 관용은 분노의 해독제, 자비나 친절은 미움의 해독제로 작용합니다. 만족감이나 소박한 바람은 탐욕과 욕심의 해독제입니다."

잠시말을 멈추었다가 그는 덧붙였다.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마음 수행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내가 늘 말하듯이, 마음 수행은 도덕적 훈련과 연결되어 도덕적인 행동으로 이어져야만 합니다. 파괴적인 감정을 줄일 때 당신은 또한 그것들과 함께 다니는 파괴적인 행동을 없애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파괴적인 행동은 불행과 고통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마음의 긍정적인 특성들을 키울 때 마음의 변화는 곧 행동으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옮겨져야만 합니다. 이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마도 언젠가는 세상이 비폭력의 원리를 널리 채택할 날이 올 것이다. 그때는 어리석은 편견과 잔인한 인종차별은 과거의 일이 되어 버릴 것이다. 빈곤과 기아는 사라질 것이고, 기본적인 인권이 모든 사람에게 허용될 것이다. 사회 조건들은 인간 행복과 인간의 꽃피어남을 도울 것이다. 언젠가는 그렇게 되리라. 그날이 언제일지는 불확실하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세상의 변화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떻게 하면 세상의 문제들에 잘 대처하면서 동시에 개인적으로 행복할 것인가의 물음이 남는다. 그날 아침 달라이 라마가 설명하기 시작한 것이 그것이었다. 여러 해 전 이곳 투산에서 했던 것처럼 우리는 행복에 이르는 마음의 길을 탐구하면서 다시 한 번 개인차원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이 물음을 더 넓은 사회적 맥락에서 다루고 있었다. 지금은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은 타당성을 입증해 줄 과학적 연구들이 이주 많았다. 우리가 처음 대화를 나눌 때만 해도 부족했던 증거들이었다.

삶의 문제에 대처하면서 행복에 이르는 달라이 라마의 방법론을 들으면서 나는 그것이 최근의 과학적 발견들과 일치하는 것에 놀랐다. 지난 10년 동안 나는 행목과 긍정적인 감정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나날이 풍성해져 가는 것을 가까이서 지켜봐 왔다. 몇몇 중요한 과학적 발견이 오래된 불교 이론과 수행에 바탕을 둔 달라이 라마의 방법론에 새로운 조명을 비춰 주었다.

긍정적인 감정이 부정적인 감정의 해독제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설명하면서 달라이 라마는 행복에 이르는 불교적 방법론의 근본원리를 몇 가지 되짚어 준다. 이 방법론은, 생존에 필요한 기본욕구가 충족되면 행복은 외부의 조건, 환경, 사건들보다는 마음 상태에 의해 더 많이 결정된다는 사사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나아가 우리는 마음 수행을 통해 관점과 태도를 수정함으로써 의식적으로 행복을 키울 수 있다. 이 관점에 따르면, 우리는 다른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처럼 훈련과 수행을 통해 행복을 키울 수 있다.

마음 수행은 우리가 매일의 삶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종류의 마음 상태나 감정과 친해지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그런 다음 그것들이 궁극적으로 더 큰 행복으로 인도하는가 고통으로 이끄는가에 따라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으로 나누는 일이다. 자비, 친절, 관용, 용서, 희망 같은 감정은 긍정적인 감정이다. 불교 관점에서 이 감정들은 더 큰 행복과 직결되어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행해진 수백 가지의 과학적 연구들도 긍정적인 감정이 인간의 육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 인간관계, 그리고 직업적인 성공과 경제적인 풍요 등 삶의 전반적인 성공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물론 고통으로 이끄는 감정과 마음 상태도 많다. 적대감, 미움, 극단적인 불안, 질투, 욕심, 부정적, 편견 등이 그것들이다. 이것들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분류된다. 우리의 대화에서 이것들은 가끔 여러 가지 명칭들로 바뀌어 가며 불렸다. 파괴적인 감정, 마음을 혼란시키는 감정, 혹은 산스크리트 어로 클레사가 있는데 이것은 '번뇌를 일으키는 감정' 혹은 '망상'으로도 번역된다.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이라는 용어가 공통적으로 사용되지만 이 분류는 우리가 흔히 '배우지 않은 선천적인 감정'이라고 정의 내리는 것들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후천적으로 습득된 정직, 관용, 겸손은 긍정적인 감정에 포함되고, 반면에 부정직이나 자기 수련 부족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볼 수 있다.

어떤 용어를 사용하든 핵심이 되는 원리는 이것이다. 부정적인 감정과 그 해독제는 근본적으로 함께 존재할 수 없으며 그 둘을 동시에 경험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감정은 부정적인 감정을 물리치는 역할을 한다. 마치 전등을 켜면 어둠이 사라지는 것처럼, 그러므로 긍정적인 감정을 가질 때 이것에 상응하는 부정적인 감정이 줄어든다. 찬물을 뜨거운 물에 붓는 것처럼, 찬물을 더 부을수록 이에 상응하는 만큼 물의 온도가 내려갈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새로운 과학적 증거들이 놀라운 방식으로 이 원리의 타당성을 입증해 왔다. 그중 하나가 긍정적인 감정에 대한 세계적 연구가 바버라 프레드릭슨(<정의 발견>의 저자이며 긍정심리학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이 미시간 대학의 동료들과 행한 중요한 실험이다. 이들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몇 분 뒤에 다른 참가자들 앞에서 각자 연설을 해야 하며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불안과 스트레스를 유발시켰다. 예상할 수 있듯이 참가자들의 내면에서 두려움과 불안 수준이 즉각적으로 증가하고, 신체적인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났다. 심장박동 수가 치솟고, 혈압이 높아지고, 말초 혈관 수축이 일어나고, 근육이 긴장되었다. 이런 반응을 끌어낸 뒤 연구가들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연설이 취소되었고 이제 그것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런 후 연구가들은 이들을 네 그룹으로 나누어 그룹마아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동영상을 보여 주었다. 즐거움(고도의 각성 상태인 긍정적인 감정), 만족감 혹은 평정(낮은 각성 상태인 긍정적인 감정), 슬픔(부정적인 감정)이 그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한 집단은 아무런 감정 변화도 유도받지 않은 중립적인 비교 집단이었다. 연구가들은 긍정적인 감정을 느낀 참가자들이 비교 집단보다 불안감과 스트레스의 영향으로부터 훨씬 빨리 회복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긍정적인 감정을 가진 참가자들의 심박동 수와 혈압이 비교 집단보다 훨씬 빨리 정상으로 돌아왔다. 반면에 '슬픈 그룹'은 정상적으로 회복되는 데 더 오래 걸렸다. 이 실험을 통해 바버라 프레드릭슨은 긍정적인 감정의 기능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제시했다. 자신의 이론을 '원상 복구 가설'(즐거움과 만족 같은 긍정 정서가 불안 같은 부정 정서의 영향을 희석시킨다는 이론)이라 부르며 그녀는 부정적인 감정이 몸과 마음에 미치는 영향을 긍정적인 감정이 부정적인 감정의 해독제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달라이 라마가 독일 기자에게 한 확신에 찬 답변의 직접적인 의미이다. 달라이 라마는 현대사회가 자동적으로 스트레스르 야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물론 세상의 상황과 일들이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과학자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한 가지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인간의 몸과 뇌는 현대 산업 기술 사회를 위해서가 아닌 홍적세를 위해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광활한 초원 위에서 소규모 집단으로 진화했다. 공중에 수십 미터씩 솟아오른 고층 빌딩 안에 사람들이 층층이 앉아 있는 거대하게 뻗어나간 도시에서가 아니라, 우리의 몸과 뇌는, 교통 체증 속에 앉아 있고 주변에서 요란하게 경적이 울려 대고, 하루 종일 쉬지 않고 회의를 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보고서를 작성해야만 하는 상황을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 게다가 영화와 오락거리들이 끊임없이 감각적인 자극을 퍼부어 대고, 답장할 시간도 없는 이메일들이 쌓이고, 텔레비전과 라디오는 온갖 자연재해와 인간이 만든 재앙들을 밤낮없이 보도한다. 심지어 10분간 뉴스를 시청하는 것조차 스트레스 수준을 급등시킬 수 있다. 연구에 의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우리가 듣지 않는, 심지어 알아차리지도 못하는 주변의 소음들조차 그것을 위해 설계되지 않은 우리의 신경계를 끊임없이 자극한다.

이 모든 것의 결과는 종종 만성적인 스트레스 반응으로 나타나는 데, 우리의 신체가 그런 방식으로 설계되지 않았는데도 스트레스 호르몬을 뽑아내는 것이다. 원래 스트레스 호르몬은 한바탕 강도 높은 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재빨리 결단력 있는 행동을 취하고는 정상으로 돌아가게끔 설계된 것이다. 다시 말해 위험한 포식 동물과 침략자로부터의 위협을 상대하도록 만들어졌다. 다가오는 시험이나 금전적 압박감이나 실직에 대해 몇 달씩 걱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은 오래 끄는 이혼 법정에서의 싸움이 아니라 검치호(윗니 두 개가 검처럼 생긴, 수천 년 전에 멸종된 호랑이)와의 속전속결 싸움을 위해 만들어졌다. 단기적인 위기 상황에서 신체에 좋은 것은 장기간에 걸치면 매우 해로울 수 있다.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이 장기간에 걸쳐 활성화되거나, 혹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만성적으로 과다 분비되면 기억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세포의 기능과 구조가 변형된다. 나아가 복합적인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 현대의 삶이 안겨 주는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덧붙여 우리는 우리를 혼란에 빠뜨리는 역경과 힘겨루기를 해야만 한다. 이것은 분노와 불안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이 감정은 날카롭게 상승 곡선을 그리는 스트레스 반응과 투쟁도주반응으로 이어진다.

다행히도 달라이 라마가 제안하듯이, 이 만성적이고 극심한 스트레스 반응을 해결할 방법이 있다. 바버라 프레드릭슨의 실험이 보여주는 것처럼 긍정적인 감정은 스트레스 반응이 부정적인 영향을 반전시키며 해독제로 작용한다. 이것은 우리를 하나의 근본적인 물음, 즉 핵심 질문으로 데려간다. 감정을 다스려 의지대로 조절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까? 더구나 지금 우리는 긍정적인 감정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동영상을 보면서 짧은 시간동안 일시적으로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되는 대화에서 달라이 라마는 이 물음에 답해 나갔다.

마음 수행을 통해 행복을 발견하는 법에 대한 주제를 이어 나가며 달라이 라마는 말했다.

"또 한 가지가 있습니다. 각각의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특정한 해독제에 덧붙여 일반적인 해독제도 있습니다. 불교 전통에서는 번뇌를 일으키는 감정이 무지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여깁니다. 무지란 실체의 참 본성에 대한 오해입니다. 그러므로 무지의 해독제는 실체의 참본성에 대한 통찰을 키우는 일입니다. 이것은 모든 부정적인 감정을 근원에서부터 없앨 수 있는 일반적인 해독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덧붙였다.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 한 가지 더 설명할 것이 있습니다. 긍정적인 감정은 현실에 바탕을 둔 올바른 근거를 지니고 있고, 반면에 부정적인 감정은 이 올바른 근거가 부족합니다. 대개 현실에 대한 오해나 왜곡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타인에 대한 자비심은 자기 자신처럼 상대방도 행복을 원하고 고통과 아픔을 원하지 않는다는 인식에 바탕을 둔 것입니다. 이것은 올바른 인식이며 현실의 한 부분입니다. 반면에 미움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이 그 사람을 100퍼센트 부정적이거나 나쁜 사람이라는 인식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그것이 그 사람의 영원하고 불변하는 본성인 것처럼 말입니다. 이것은 사실에 대한 왜곡입니다. 조금만 조사하면 모든 사람이 긍정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그 사람 역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대화뿐 아니라 그의 강연에 여러 번 참석한 덕분에 이 개념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다음 나는 내가 좀 더 실질적인 문제라고 여기는 쪽으로 대화의 방향을 돌렸다.

"지금 당장은 모든 부정적인 감정을 영원히 뿌리 뽑는 일에 대한 것은 잠시 제쳐 두고, 여기서 문제의 핵심은 우리의 환경과 역경과 나날의 스트레스에 대처하고 행복을 발견하는 능력을 키우는 일입니다. 만일 긍정적인 감정이 해독제라면, 이때 당연히 갖게 되는 물음은 어떻게 하면 그 감정들을 키울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나의 나머지 질문을 예상하며 달라이 라마가 말을 이었다.

"개인의 자세와 인식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우리가 주위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 타인들을 어떻게 보는가. 자신의 환경과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어떻게 해석하는가가 우리 자신이 주위 환경과 세상과 세상의 문제에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그것이 불교의 근본적인 시각입니다. 그것이 문제에 대처하고 행복을 잃지 않는 것과 직접적인 관계가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힘을 주고 문제에 잘 대처할 수 있게 하는 관점과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웃으며 말했다.

"달라이 라마, 저는 계속 같은 종류의 질문을 반복하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문제에 잘 대처하는 구체적이고 특별한 방법들을 당신이 말해 주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정확히 어떻게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힘을 주는 관점을 가질 수 있을까요?"

달라이 라마도 웃음을 터뜨렸다.

"나 역시 계속 반복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해답은 '현실적이 되라!' 는 것입니다. 현실적이 되는 것, 이것은 특히 문제를 다룰 땜년 나에게 거의 만트라와 같습니다. '현실적인 접근…… 현실적인 접근…… 현실적인 접근' 하고 말입니다. 티베트의 자유를 위한 우리의 투쟁에서 당신도 알다시피 나는 늘 현실적인 접근을 지지해 왔습니다. 그것은 완전한 독립이라는 우리의 요구를 포기하고 대신에 진정한 자치권을 갖는 것을 포함합니다. 나에게 비판적인, 완전한 독립을 주장하는 몇몇 티베트 인들은 내가 늘 입에 올리는 '현실적인 접근'에 무척 짜증이 난다고 말합니다!

상황에 대처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자세와 관점은 근본적으로 현실적인 생각,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나는 여깁니다. 우리를 둘러싼 상황을 살펴보고 현실을 더 많이 자각하는 일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지난번에는 우리가 다른 맥락에서, 즉 파괴적인 감정의 맥락에서 현실 왜곡이라는 중요한 문제를 논했지만, 이 아침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이들은 달라이 라마의 이런 견해에 이의를 제기할지도 모른다고 나는 느꼈다.

나는 반대 의견을 말했다.

"저는 모든 사람이 그 말에 동의하리라고 확신할 수 없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문제들을 더 많이 자각할수록, 생각이 더 현실적이 될수록, 우리가 자각하지 못했던 더 많은 종류의 문제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어떤 것들을 더 살펴보고 들여다볼수록 그렇게 될 것이라고, 그때 우리는 세상이 해결책보다는 문제를 안겨 준다는 것을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하고 만족스럽게 할지, 오히려 더 꼼짝 못하게 만들고 고민에 빠뜨리고 기를 꺾어 놓을지 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만일 핵전쟁을 걱정하면서 제가 사는 지역에 아직도 미사일 격납고가 있는지 그 '현실'을 조사하고 밝혀낸다면 저는 아마도 밤에 단잠을 잘 수 없을 것입니다. 혹은 지구온난화의 '현실'을 더 많이 자각한다면 그것이 저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 주기보다는 오히려 더 우울하게 만들기 쉬울 것입니다."

달라이 라마가 말했다.

"이것은 다시 관점의 문제, 즉 올바른 관점을 채택하는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발견이 문제의 절박함을 더 느끼게 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단체에 가입하거나, 정치 활동을 하거나, 문제에 무엇인가 조치를 취하게 하는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이 현실적인 생각, 현실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더 자각하는 방법을 말할 때 '현실적인 관점'의 의미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나는 세상의 문제만을 보라거나 아니면 부정적인 측면으로만 현실을 보라고 제안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단지 현실의 일부입니다. 진정한 현실적인 접근은 어떤 상황에 대해서도 모든 각도와 모든 면을 바라봅니다. 이것은 단지 나쁜 면만이 아니라 좋은 면과 나쁜 면 모두를 포함합니다.

삶은 언제나 문제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순간들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현실적인 관점과 자세를 갖는다는 것은 일어나는 일들을 더 넓은 관점에서 보는 것입니다. 조금만 분석하고 조사해봐도 한 가지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눈앞에 닥친 상황만 보는 대신 때로는 장기적인 관점을 택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넓게 말해 우리는 지금 좀 더 균형 잡힌 관점, 좀 더 완전한 관점에 대해 이야기하는 중입니다. 이것이 더 현실적인 시각입니다. 여기에는 하나의 상황을 여러 각도에서 보는 유연한 사고를 갖는 일이 포함됩니다. 앞에서 우리는 파괴적인 감정이 현실을 왜곡하고 관점을 좁아지게 만든다는 것을 말했습니다. 따라서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기 위해서는 더 넓고 전체적인 관점을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말했다.

"그렇다면 그 방식들 중 하나를 들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문제 대처에 도움이 되는지도?"

달라이 라마는 잠시 침묵하고 나서 말했다.

"문제와 고통에 대한 개인의 자세에서 출발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현실적인 자세를 가지고, 삶에는 어떤 형태로든 문제가 일어나게 마련이라는 것, 그것이 삶의 단순한 진리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문제가 일어났을 때 더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기보다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문제에 대처할 수 있게 해 줄까요?"

"그런 자세를 가지고 있으면 문제가 일어났을 때 그다지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두려움을 덜 가지고, 문제를 회피하거나 문제가 없는 척하지도 않으면서 그 문제와 마주할 수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해결책을 찾아내는 데 온 에너지를 쏟을 수 있습니다. 불공평하다고 느끼면서 자신이 그런 경험을 하는 것에 화를 내거나 당황하는 대신, 아니면 책음을 물을 어떤 개인이나 기관을 찾아 모든 문제의 그 '근원'을 향해 분노를 쏟아부으며 기운을 소비하기보다는.

물론 고통스러운 문제에 대해 적절한 자세를 취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또한 더 넓은 관점에서 보는 방식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각도에서 문제를 이해하는 접근법을 살표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불행한 일이 일어났을 때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관점을 발견해야만 합니다. 현실에 바탕을 둔 관점을."

 

 

 

 

어느 날 아침 두 남자가 사업상의 중요한 만남을 위해 한 사람은 운전을 하고 한 사람은 옆 좌석에 앉아 차를 타고 가고 있었다. 약속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타이어에 펑크가 났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옆 좌석에 앉아 있던 사람은 무척 당황했다. 그런데 그는 운전하던 동료가 그 상황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지극히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타이어 교체 준비를 하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들이 타이어를 바꾸고 있을 때, 옆자리의 사람은 점점 더 불안해졌지만 운전하던 동료는 전혀 허둥대지 않고 타이어 교체작업을 계속할 뿐이었다. 마침내 그는 이렇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약속 시간에 늦을 거야. 그런데 어떻게 자네는 이토록 차분할 수가 있지?"

그러자 즐겁다고까지 할 만한 목소리로 그 동료가 말했다.

"이것은 세 번째일 뿐이야!"

그 대답에 만족할 수 없어 설명을 요구하자 동료는 말했다.

"여러 해 전 처음으로 운전을 시작했을 때, 운전자가 평생 동안 운전하면서 타이어가 펑크 날 횟수를 적은 통계를 본 적이 있어. 그래서 앞으로 내 타이어가 몇 번이나 펑크 날지 예상하게 되었지. 그때 나는 깨달았어. 언제 어디서 내 타이어가 펑크 나든 그것은 차를 운전하고  다니는 편리함에 따른 정상적인 대가일 뿐이라고. 가스나  기름 값을 지불해야 하듯이 말야. 그러니 이것은 그저 내 타이어가 펑크 날 당연한 횟수들 중 하나일 뿐이야. 그게 전부야."

오래전 누군가가 나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정확한 출처는 기억 속에서 흐려졌지만 이야기는 내 마음속에 남아 이따금씩 떠올랐다. 특히 매일의 사건들이 나에 대해 음모를 꾸미는 것처럼 느껴질 때마다. 이 일화는 그날 아침 달라이 라마가 말한 원리를 잘 설명해준다. 즉 문제를 인간 삶의 자연스러운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이 불필요한 소란과 부정적인 감정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또한 더 일반적인 원리, 즉 문제를 더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는 '현실적인 관점'이 우리가 문제에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원리도 잘 설명해준다.

우리의 문제 많은 세상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법, 절망이나 좌절이나 두려움에 압도당하지 않고 삶의 문제에 대처하는 법을 달라이 라마는 단계적으로 설명한다. 불교 관점에서는 긍정적인 감정이 부정적인 마음 상태의 특정한 해독제로 작용한다는 것을 말하면서 그는 모든 경우에 해당하는 하나의 만능 치료법, 즉 모든 부정적인 감정을 완전히 뿌리 뽑을 수 있는 하나의 일반적인 해독제를 이야기한다. 근본 원인인 우리의 근본적인 무지에서 벗어나는 일이 그것이다. 여기서의 '무지'는 단순히 정보나 지식의 부재를 의미하지 않는다. 불교에서 '공'이라 부르는 실체의 참본성에 대한 기본적인 깨달음의 결여를 가르킨다. 이것은 실체에 대한 잘못된 인식 혹은 이해 부족을 의미한다. 불교 이론에 따르면 실체의 궁극적 본성에 대한 직접적인 자각인 '공의 깨달음'은 모든 부정적인 성향으로부터 마음을 맑게 하고 깨달음의 상태를 가져다준다. 이는 인간이 모든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상태, 탄생과 죽음과 환생의 끝없는 순환인 '삼사라(죽어도 다시 태어나 생이 반복되는 윤회)'로부터 해방된 상태이다.

하지만 그것은 무리한 요구이다. 불교 경전에 따르면 그런 경지에 이르는 데는 억겁의 생애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우리의 물음은 이것이다. 어떻게 하면 그것이 불교 수행자가 아닌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발견하기 위해 무수한 억겁의 생애를 기다리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문제 많은 세상에 대처하며 행복과 마음의 평화를 발견하려고 고군분투하는 우리같은 사람들에게 그것이 적용될 수 있을까?

불교 철학에 따르면 현실에는 궁극적인 현실과 관습적인 현실, 두 가지 차원의 현실이 있다. 현실의 본질은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공(텅빔)'이다. 그리고 공을 직접적으로 자각하는 것이 영적 깨달음이다. 관습적인 현실은 매일의 삶을 가리킨다. 우리의 상식적인 현실, 곧 현실처럼 보이는 모든 것을 실체로 받아들이는 일이다.

마찬가지로 두 가지 차원의 행복을 말할 수 있다. 몇 해 전 나눈 대화에서 달라이 라마는 '최상의 행복'으로서 깨달음 혹은 해탈을 이야기했다. 그것은 궁극적인 행복이다. 지금 달라이 라마와 내가 나누는 대화의 목표는 그것보다 훨씬 더 단순하지만, 그렇다고 쉽지만은 않다. 곧 일상에서의 행복과 삶의 만족에 이르는 것이다. 이것이 관습적인 행복이다.

우리의 문제 많은 세상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달라이 라마의 방법론은 '현실적인 관점'을 갖는 '현실적인 접근'이다. 여기에는 '자신을 둘러싼 상황을 살펴보고 현실을 더 많이 자각하는 일'이 포함된다.

그런데 우리는 이 궁극적이과 관습적인 두 가지 차원의 현실에서 비슷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즉 현실의 궁극적인 본질인 '공'을 자각하는 것은 '궁극적인 행복'으로 우리를 인도하고, 일상의 삶에서의 관습적인 현실에 대한 자각은 관습적인 행복으로 인도한다. 둘 다 부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마음 상태에 대한 일반적인 해독제가 될 수 있다. 궁극적인 해독제는 모든 감정적인 마음 상태를 뿌리 뽑고, 관습적인 해독제는 부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마음 상태를 소멸시킨다. 이 관습적인 해독제만으로도 행복한 삶을 누리기에 충분하다. 우리가 지금 탐구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관습적인 해독제에 관한 것이다.

부정적인 감정을 물리치고 행복에 이르는 달라이 라마의 방법론과 일치하는 최근의 과학적 연구들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긍정적인 감정에 대한 최근의 이론을 한 가지 더 보탤 수 있다. 앞에서 바버라 프레드릭슨의 원상 복구 가설을 통해 긍정적인 감정이 부정적인 감정의 해독제로 작용하는 증거를 보았다. 이것은 불교에서 말하는 '특정한 해독제' 개념과 일치한다. 각각의 긍정적인 감정이 특정한 부정적인 감정의 해독제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바버라 프레드릭슨은 동료들과 함께 또 다른 매우 영향력 있는 이론을 발전시켰는데, 이것은 불교의 '일반적인 해독제' 개념과 일치한다. 프레드릭슨의 '긍정적인 감정의 확장과 수립 이론'(부정적 감정은 사고와 행동의 목록을 줄이고 제한하는 기능을 하는 반면, 긍정적 감정은 사고와 행동, 인지능력을 확장시키고 사회적 관계를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하며 그런 자원을 보다 영속적으로 수립해 준다는 이론)은 달라이 라마의 방범이 왜 그토록 강력하고 효과적인가를 잘 설명해 준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인간 감정에 대한 과학 연구는 부정적인 감정에 집중되었다. 그 결과 신경과학자와 진화심리학자들은 왜 부정적인 감정이 진화되었는가에 대한 논리 정연한 이론을 발전시켰다. 이것은 부정적인 감정이 어떻게 우리의 먼 조상들의 생존을 도왔는지 설명한다. 진화의 관점에서 어떤 적응력을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인류의 생존을 도왔는가를 살펴보았을 때 그것들은 그다지 의미가 없어보였다. 부정적 감정들이 생존에 필요한 행동을 하도록 우리에게 특정한 '사고 행동 성향'을 촉구하는 것과 달리, 긍정적인 감정은 특별히 어떤 것을 하도록 촉구하는 것 같지 않았다. 그것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이봐! 이것은 좋은 거야, 네가 하던 것을 그냥 계속해. 어떤 것도 바꾸지 마.' 음식과 섹스 같은 즐거움과 관련된 육체적 쾌락이 생존과 번식에 어떤 역할을 하는가는 쉽게 알 수 있었지만, 다른 많은 긍정적인 감정의 적응 가치는 대체로 수수께끼였다.

확장 수립 이론에서 '수립' 부분은 부정적인 감정이 우리가 위험에 처했을 때 우리의 생존을 돕도록 만들어진 반면에, 긍정적인 감정은 안전한 시기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프레드릭슨은 말한다. 긍정적인 감정들의 목적은 미래에 사용할 수 있는 신체적, 지적, 사회적 자원을 수립해 놓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생존 가능성을 높일 것이다. 이 감정은 발명이나 발견과 관련된 감정으로, 자원을 얻을 새로운 전략과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데 쓸모가 있다. 그리고 사회적 유대 관계를 발전시켜 미래에 상황이 어려워지고 다른 사람들의 도움에 의지해야만 할 일이 생겼을 때 그 결실을 얻게 한다. 인간이 진화하고 더 오래 살게 됨에 따라,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나중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원들을 미리 수립하는 것은 분명 보상을 가져다주는 일이었다.

실험을 통해 긍정적인 감정의 '확장'효과를 증명하면서 프레드릭슨은 실험 대상자들을 몇 개의 집단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즐거움이나 분노, 두려움 같은 특정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짧은 동영상을 보여 줌으로써 각 집단에 각기 다른 감정을 유발시켰다. 그런 다음 참가자들이 넓게 혹은 좁게 생각하는 능력, '큰 그림'을보거나 세부 사항에 집중하는 능력에 감정이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프레드릭슨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이 실험을 했다. 그중 한 실험에서 그녀는 '전체적-지엽적 시각 처리 과제'를 이용했다. 먼저 실험 대상자들에게 기하학적인 모양의 기준이 될 도표 하나를 보여 주었다. 그런 다음 두 가지 다른 도표를 보여 주면서 어느 것이 기준 도표에 가까운지 판단해 보라고 요청했다. 어느 선택도 맞거나 틀린 것은 아니었다. 한쪽 비교 도표는 전반적인 모양 혹은 전체적인 배열에서 기준 도표와 닮았고, 다른 하나는 세부적인 부분 혹은 지엽적인 요소에서 한층 더 닮았다. 실험 결과는, 긍정적인 감정을 느낀 사람들이 훨씬 더 '큰 그림을 본다'는 것, 전체적인 모습을 닮은 도표를 선택한다는 것이었다. 중립적이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가진 사람들은 세부적인 사항에 집중하며 좀 더 좁은 사고 패턴을 보여 주었다.

이 실험 후에 프레드릭슨은 많은 유사한 실험을 했다. 모든 실험이 결론적으로 긍정적인 기분을 가진 사람과 부정적인 기분을 가진 사람의 생각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음을 보여 주었다.

긍정적인 감정에 대한 연구에서 진정한 개척자 중 한 사람인 코넬 대학의 앨리스 아이센(긍정적인 마음이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크게 향상시킨다는 것을 입증한 심리학자, 공중전화에 10센트짜리 동전을 남겨 놓는 실험을 한 결과 그냥 전화만 이용한 사람보다 동전을 주어 기분이 좋아진 사람이 더 친절하고 남을 도울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발견했음)은 20년 넘게 긍정적인 감정이 생각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아이센은 긍정적인 감정의 폭넓은 영향을 입증하는 수많은 증거를 모았다 한 연구에서 그녀는 피실험자 집단에 긍정적인 감정을 유도했다. 그리고 단어 연상 테스트(특정한 단어를 제시하고 그 단어로부터 연상되는 단어를 기억해 내도록 하는 것)를 실시했다. 예를 들어 '잔디 깎는 기계', '외국', '원자력' 세 단어를 제시한 다음, 이 세 단어와 관련된 한 가지 단어를 생각해 보라고 요청했다. 정답은 '힘'이다. 아이센은 행복한 감정을 느낀 피실험자들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두드러지게 더 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이센의 이 연구는 본래 긍정적인 감정이 창조성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실험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이 미치는 '좁아지게' 하는 영향과는 대조적으로 긍정적인 감정이 더 넓은 관점에서 상황을 보도록 돕는다는 것 역시 분명해졌다.

이러한 지식을 바탕으로 달라이 라마의 '현실적인 접근'을 다시 살펴보면 갑자기 우리는 그의 말이 비슷한 울림을 갖기 시작하는 것을 발견한다. 현실적인 관점을 갖기 위해 그가 추천하는 방법은 더 넓은 관점에서, 여러 각도들에서 역경과 시련을 살펴보는 일이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큰 그림'을 보면서, 상황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는 유연한 사고를 갖는 일이다. 이것은 정확히 연구가들이 최근의 실험들을 통해 긍정적인 감정과 관련이 있음을 밝혀낸 사고 유형이다.

여기서 중요한 물음이 일어난다. 연구들은 긍정적인 감정이나 행복감이 우리의 관점과 시각을 넓히는 작용을 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달라이 라마는 그 반대쪽을 먼저 제시한다. 즉 인간이 가진 이성과 분석과 논리 능력을 사용해 더 넓고 더 현실적인 관점을 갖는 것, 그것이 문제 많은 세상에 대처하고 행복에 이르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긍정적인 감정은 달라이 라마가 말하는 그런 형태의 관점으로 우리를 이끌 수 있겠지만, 그 반대도 사실일까? 의도적으로 더 넓은 관점을 갖고 문제를 다른 각도엣 보는 것이 긍정적인 감정으로 우리를 인도할까?

결론적을 말하면 그렇다! 바버라 프레드릭슨의 연구는 그것이 양방향적이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즉 긍정적인 감정은 더 넓은 생각으로 이어지고, 더 넓은 생각을 갖는 것은 긍정적인 감정으로 이어진다. 연구가들은 이것을 '상향 곡선'이라 부르낟. 생각을 넓게 가질수록 긍정적인 감정과 행복을 더 많이 경험하고, 그것은 또 다시 더 넓어진 관점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넓은 관점에서 상황을 보는 것이 긍정적인 감정을 갖게 하고 일상의 문제에 더 잘 대처하도록 도와준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물론 오늘날 세상의 더 심각하고 다루기 힘든 문제들에 대처하는 데 중요한 특정한 마음 상태와 긍정적인 감정이 있다. 희망, 낙관주의, 회복력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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