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10+10+10

오키Oki 2010. 10. 11. 01:06

 

10월의 둘째 휴일인 오늘은

2010년 10월 10일 열열열 세개가 모였다고 길일이란다.

결혼하는 신랑, 신부들을 위해 날씨 또한 청명했다.

 

 

 

 

 

신랑이 솎아 준 무잎사귀와 부추로 김치도 담그었다.

 

배추김치는 거의 김장때만 담그고

겨울엔 깍두기김치 봄, 여름에는 부추김치

늦여름부턴 토종오이김치를 담그는데

요즘처럼 알밤이 있을때면

목이 쉽게 메인다고 남편은 삶은 밤에

오이김치를 곁들여 먹는 걸 좋아한다.

 

울집은 식사때외엔 간식을 거의 먹질 않으니까

점심식사때 밥양을 줄이고 삶은 알밤을 먹는다.

12년을 넘게 부부가 같은 음식으로 뱃속을 채우다보니

그저께는 식사도중

나도 뿌우웅~~~

남편도 뿌우웅~~~~

둘이 한꺼번에 터진 생음악에

밥먹다가 마주보고 하하하 호호호

배꼽잡고 웃느라 밥상앞에서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울딸들 이곳 상황 안봐도 그림 잘 그려지제. ㅋㅋ

 

 

 

 

 

딸들아~~~

아빠가 처음엔 우리집을 한옥으로 지을려고 생각지도 않았다.

엄마, 아빠 둘이서 소박한 흙집을 짓어보겠다고

너희들을 데리고 한번은 흙집구경 다닌 것 기억나제?

셋집에 살면서 아빠가 하루는 우리마을에 신축된

마을회관과 녹차체험장을 지었던 건축사장님께

우리땅에 어떤 집을 짓어야 하는지 봐달라고 했더니

집짓는 사람으로서 현대건축으로 지으면

자기한테 일감도 생기고 좋겠지만

우리땅엔 꼭 한옥으로 짓어야 한다고 하시더란다.

그때부터 아빠의 원래 계획이 급히 수정이 되어

한옥으로 바뀌었단걸 잘 알아두렴.

적은 돈에 맞게 짓느라 평수는 작지만

우리식구가 불편없이 살기엔 충분했제. 

집을 땅에 맞춰 크게 짓었더라면 우리식구들이

큰집에 어울리게 사느라 더 불편했을지도 모르는데

적은 평수로 짓길 참 잘했다고 생각들고

지금은 너희들이 도시로 유학하고 있어

올가을 방하나 텅 비워놓으니 대궐같이 넓구나.

 

 

 

 

 

취나물꽃 

 

 

 

 

 

딸들아 올해도 우리집은 붉은 고추를 샀는데 

100세된 시어머니를 모시고 밤호박농사,

고추농사등을 짓고서도 컴퓨터를 잘 하시는

비둘기집의 할머니가 약을 안치고 힘들게

키워주셔서 일년동안 김치를 담아 먹을 수 있겠구나.

당진에서 10년동안 너희들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봐 주시고 자주 아빠, 엄마를 격려해주시는

할머님의 정을 더불어 먹을 수 있어 감사하단다.

 

 

 

 

 

차꽃과 열매

 

 

 

 

 

두릅나무와 차나무

 

 

 

 

 

동아  

 

 

 

 

 

동아꽃

 

 

 

 

 

수세미 

 

 

 

 

 

울큰딸이 2년전에 응모이벤트에서 당첨된 모니터

위에 달린 작은 모니터는 잘 사용하지도 않다가 

날마다 행복은 공짜라서 순간 순간 팍팍 쓰고

공짜인 행복을 내일로 미루는 바보가 되기 싫어서... ㅋㅋ

 

 

이유 없이 행복할 때

우리는 외부 경험에서 행복을 추출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에 행복을 불어넣는다고 하며

행복해지기 위해 주변세상을 조정할 필요가 없고

행복을 '위해서' 사는 게 아니라

행복으로 '인해' 사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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