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사는 것은 땅을 좋아 하는 것

오키Oki 2010. 10. 3. 19:16

 

9월중순부터 한송이씩 피기 시작한 차꽃이

10월에 접어들어선 자꾸 피어난다.

 

봄볕에는 며느리를 내놓고 가을볕에는 딸을 내놓는다.

이 속담은 시어머니와 어머니가 서로 다름을 말해 준다.

봄볕은 살갗을 까칠까칠하게 하고 가을볕은 살갗을 토실토실하게 한다.

내가 낳은 딸은 귀하고 남이 낳은 딸은 귀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은

텅 빈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욕심사나운 마음보에서 나온것이래요.

 

 

 

 

 

10월 첫 주말 늦은 오후부터 밤사이 촉촉하게

내린 비에 텃밭의 배추가 부쩍 자란 것 같다.

 

 

 

 

 

보드라운 속살을 갉아먹는 배추벌레가 생기기 시작했다.

 

 

 

 

 

무싹도 부쩍 자란 듯하여 이젠 한번 솎아내야 할 것같다.

 

 

 

 

 

맑은 날에 핀 황촉규

 

 

 

 

 

가을비에 흠뻑 젖은 황촉규 

 

 

 

 

 

올해 집주변의 감들은 여름날의 잦은  비에

감꼭지가 다 떨어져 성하게 남은 감은 찾아보기 힘든 상태다.

 

 

 

 

 

다행스럽게도 가장 척박한 곳 바위무더기에서

자란 감나무만 붉은 빛깔을 조금 볼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와인은 로마네 꽁띠란다.

로마네 꽁띠의 포도나무의 재배환경은

땅이 척박하고 메말라 터지고 물기가 없는 곳에서

뿌리가 땅속 40m의 영양분을 뽑아 올린

포도열매로 만든 와인으로 수량이 적기 때문이란다.

 

 

 

 

 

나비는 하얀꽃의 들깨꽃보다 보라꽃의 방아를 더 좋아한다.

 

 

 

 

 

곤파스태풍때  고추나무가 몸살을 했던터라

올해는 고추나무가 일찍 쉬고 싶어한다.

 

 

 

 

 

난초꽃같이 생긴 양해 

울딸들이 초등학생때 울식구들이 산에 밤을 줏으러 갔다.

울집에서 라면을 잘 얻어먹기 힘든 딸들을 위해

가을소풍삼아 산속에서 모처럼 라면을 한번 끓여 먹였는데

산에서 자란 양해를 라면국물에 넣어

맛있게 먹었던 기억을 울딸들도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줄콩 

 

 

 

 

 

토종오이

 

 

 

 

 

박새들이 아껴두었다가 겨울날 먹을 게 없을때

따먹는 열매에 물까치들이 날아들었다.

 

 

 

 

 

 

사는 것은 땅을 좋아한다.(거선지居善地)

땅투기를 하지 말고 땅을 좋아하라.

그러면 거선지(居善地)의 속뜻을 알 수가 있고 삶이 편안해진다.

땅은 동정(動靜)의 정(靜)을 보여준다.

듬직하고 너그럽고 따뜻하므로

모든 것을 그 품에 안겨 살게 해 준다.

물고기가 물에 사는 것은 아니다.

땅이 없다면 물은 어디에 고일 것인가?

땅이 물을 안고 그 물속에서 고기가 산다.

그러므로 물고기도 땅에서 사는 셈이다.

이처럼 한결같이 모든 목숨을 품어서 살게 하는

땅을 본받아 그렇게 있기를 물은 좋아한다.

사람이 물처럼 산다면

인생에 무슨 흉이 있을 것이며 탈이 날 것인가!

이를 타이르려고 노자는

사는 것은 땅을 좋아한다(거선지居善地)고 밝혀 둔 셈이다.

 

 

- 윤재근의 노자. 왜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는가에서 -

'(前)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을 나누며  (0) 2010.10.16
10+10+10  (0) 2010.10.11
학생으로 살아야...  (0) 2010.09.28
우리도 한번 잘 놀아보세~  (0) 2010.08.13
행복만땅충전소  (0) 2010.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