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다나눔 녹차를 배우며...

오키Oki 2009. 5. 27. 01:37

 

4년전 광주가르멜수도원에 야생차씨를 판 죄로

녹차만들기까지 전수해야 의무를 다한 것 같다며

기꺼이 차만드는법을 알려 주겠단다.

 

수사 두분이 차만들기에 도전하기 위해

내년이나 후내년쯤 차잎을 수확하기전에

차만들기를 미리 배워두기위해 직접 차밭에 섰다.

 

 

 

23일 토요일 광주가르멜수도원에서 녹차만들기를 배우러 왔다.

다행스럽게도 아침에 빗방울이 조금 떨어지다말고 그쳐준다.

 

 

 

마침 깨를 볶다가 손님들이 오셨으니

딸들이 없는 조용한 집안에

녹차부부만 있어도 고소하게 산다고 표시를 팍팍 냈다.ㅋㅋㅋ

 

수사님들 수도원 탈퇴한다고 하면

내 책임인데 그런일이 없기를 ㅋㅋㅋ

 

 

 

차잎의 빗물이 마르기를 기다리며

울부부가 덖은 올해 햇차를 다나눔했다.

 

매실을 키워 따서 팔지만

매실농원 간판 하나 없고

차농사를 지으며 

차를 손수 덖어 만들어 팔아도

다원이란 간판 하나 없으니

차를 팔 욕심으로 

다인회, 차인회등에 찾아가

회원등록 할려고 기웃거리도 않는다.

 

손끝에 풀물, 흙물 묻은 손으로

차를 우려주어서 그런지ㅋㅋㅋ

울 부부를 차인, 다인이라 불러주는이 아무도 없더라.

우리도 껄끄러운 호칭을 듣는 것 보다는

그냥 농부와 농부아내로 사는 게 훨씬 편하다고 했다.

 

진짜 차인, 다인이란

직접 가꾼 차나무의 새순으로

덖어 낸 차를 차잎의 성질대로 우려 마시는 게 아닐까.

 

 

 

차잎을 따고 먹는 점심이다.

 

울 녹차부부는 녹차를 만들때는

제철음식으로 차린 시골밥상을 먹어준다.

 

사람은 먹은대로 독소가 생기는데

독소가 땀으로도 빠져나온다.

뜨거운 가마솥에서 차를 덖다보면

땀도 많이 흘리고

손으로 만지는 작업이라 조심해야 하는데

좋은 것을 먹으면 좋은 독소가 나오겠고

나쁜 것을 먹으면 나쁜 독소가 나올테니

차만들기 작업을 하는 날에는

생선이나 육고기도 피하고

술, 담배도 하지말아야 한다.

 

몸에 좋은 것은 기를 쓰고 찾아 먹지만

몸의 해독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독소가 쌓이지 않도록

신경쓰는게 더 중요한데도 말이다.

 

 

무엇이 이익이 되고

무엇이 해독이 되는지를 깨닫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최상의 물리학이다.

 

                  - 베이컨 -

 

 

 

차만들기는 기분 좋은 상태에서 즐겁게 해야한다. 

 

차잎를 만질때는

손에서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도록 해야하고

입은 옷에서도 섬유린스냄새가 나지 않도록하며

화장품냄새도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차를 만들면 기운이 많이 소비된다. 

여자는 찻잎따고 남자가 차를 덖으면 좋다고.

 

가마솥이 뜨겁게 달궈졌을때 차잎을 넣으면

가마솥에선 차잎 덖어지는소리가

후둑둑 떨어지는 빗소리를 내는데

 

 

 

차잎이 설익지도 않고 차잎이 타지도 않게

고루고루 잘 익혀야 한다.

 

 

 

차잎이 잘 말리도록 비비고 털어주기를 한다.

 

 

 

두번째 덖을때는

가마솥의 열기가 적어야 하기에

가마솥이 식혀지기를 기다리는동안 

또 다나눔한다.

 

광주가르멜수도원의 차나무도

비료를 주지않고 자연 그대로 키우고 있다.

 

맛있는 차를 만들려면 비료를 주고

키워야한다고 차농가를 교육하는데

비료를 주질 않으면 차잎이 좀 억세고 질기다.

 

억세고 질긴것으로 맛있게 만들어내야 하는게 숙제.

한번만에 안될테고 숙제를 해결해가는

과정 또한 재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낮은 열에서 서서히 덖는다.

 

 

 

이번엔 수도원식구들도 직접 덖어보며 감을 잡아본다.

 

 

 

A수사님도 한번 해보고

 

 

 

B수사님과 자매님 같이 해보고 

 

 

 

두번째 덖어낸것을 비비고 털어주고

 

실전에서는 말도 되도록이면 삼가하고 차만들기에 집중해야한다.

 

 

 

세번째 덖어내기 도전

 

 

 

또 비비고 털어주고

다섯번까지 덖어내서 비비고 털어낸 것은

수도원에 가져가서 잘 말린 후 볶아라고 했다.

 

생잎은 찬성질이 있지만 녹차는

이렇게 덖고 볶고하는 과정에서 차잎이

열에 가해져서 성질이 평이하다고 한다.

 

녹차는 현대인들이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 섭취에 많은 도움이 되며

환경호르몬 배출에도 최고의 효과가 있단다.

 

외국인들도 녹차가 건강에 좋다며  

중국차와 일본차를 많이 마시고 있다.

우리나라는 구수한 맛을 내는

덖음차가 있다고 자랑을 많이 해야하는데... 

 

과일과 야채 섭취가 부족한 티베트 사람들은

대용방법으로 녹차를 하루에 20잔씩 마신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녹차가 생산되고 있지만

특정인들만 마시는 줄 알고

녹차가 몸에 좋아서

가까이 하는 사람들이 적다.

 

 

 

자연산 뽕나무는 오디가 검게 익을때면 노린재가 붙는다.

뽕잎에 붙은 하얀가루는 진드기집이다.

 

 

 

매실효소에 얼린 물앵두를 띄워 시원하게 마시며

각시야~~~

고 3인 작은 딸을 올해는 우리집에서 하늘대왕구로 받들자. ㅋㅋㅋ

 

 

 

작은 돌꽃이 피기 시작하니 6월이 곧 다가옴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