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이자리에 앉아 웃고 있지만
이곳에 오게 된것도 우연인지 인연인지
아마도 천명(天命)인지 알수 없다.
건강공부를 해보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적으나 이로움을 줄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원을 세우고 맞는 땅을 구하던 차에
16년전 매실 사러 왔다가 땅을 볼 기회가 생겨
한번보고 일주일뒤 다시 내려와 덜렁 계약하고 말았다.
그때는 이 집터가 볼품없던 땅이였는데
내눈에는 어찌 그리 좋았던지
각시는 내말만 듣고도 억수로 좋아하길래
울 부부 손을 꼭잡고 울산으로 오는 내내
세상을 다 잡은듯이 하늘로 날아갈 듯
너무 기분이 좋았다.
땅과의 인연이랄까
그날 같이 갔던 각시는 애들이 있어 민박집에 놔두고
민박주인의 소개로 혼자만 둘러보았던터라
그날 각시도 땅을 둘러 보았더라면
아마 이자리에 내가 이렇게 웃지 못 할수도 있겠다.
집터는 그렇게 샀지만
산을 살때는 수십번을
울산에서 오르락 내리락하며
생태환경이 잘 맞는 걸 구한다고
왕복 기름값도 꽤 들었지만
그렇게 하길 참 잘했다고 또 그렇게 해야한다.
그냥 앉아서 좋은 땅만 나타나길 기다리지 말고
발품을 팔아야 할땐 무지하게 팔아야 하는데
땅을 보는 안목도 넓어지고 후회도 덜 하게 된다.
귀농전 교통사고로 왼쪽 무릎뒤
십자인대 수술을 두차례 받았지만
농사일에 나뭇짐 해오고
매실자루, 밤자루 수없이 져다 나르고
바위 움직이고 큰돌을 들고해도 재발이 없는 걸 보면
매실, 녹차에도 있는
폴리페놀 성분이 골밀도를 높인다고 하니까
내땅에서 내가 거둔 매실, 녹차 덕을 보고 사는 것 같다.
이것도 천명(天命)이라 생각하고 천명(天命)에 따르고 살리라.
각시야~~
니캉 내캉 우리 천명(天命)대로 살자.
매실은 항산화작용이 뛰어난 천연식품 비타민, 무기질, 유기산의 보고란다.
6월 5일 망종이 지나고
6일부터 보름간 따내는 매실이 맛과 향이 제일 좋단다.
맛과 향이 좋은 매실로 담으면
매실원액(효소)은 신맛이 강하질 않고 맛이 순하고 부드럽다.
매실원액(효소)을 그해 담아서 바로 따라내어 먹는 것보다는
일년이상 숙성시켜 놓으면 더 맛이 좋다.
우리집은 아직 매실을 따지 못했다.
일찍 따서 팔면 생산자는 좋겠지만
소비자를 생각해서 8일부터 부지런히 따 낼것이다.
또 하루는 5년째 광주수도원식구들이 오셔서 도와주겠단다.
수도원수사님들이 학기말 시험을 끝내고
매실밭으로 소풍을 나오겠다니
매실나무도 사람사는 얘기에 귀기울이고 좋아할것 같다.
상태가 좋은 것은 팔아야 하기에
수도원은 허드레만 챙겨가도 좋다며
자연그대로 자란 토종매실을 가져간다고
매실나무가 산속에서 어떻게 자랐는지
눈으로 확인해 보았고
만져도 보았고 쓰다듬어도 보았고
매실한테 뽀뽀도 해봤고
입으로 깨물어도 신맛도 보았다기에
하루 왼종일 매실향에 취해서 따낸 매실은
깨지고 멍든 매실 한알이라도 소중하단다.
수사, 신부님들이 해마다 맛있게 드시고
건강해진 모습으로 만나
그동안의 소식도 주고받느라 웃음꽃을 피운다.
매실은 다른 과일처럼 한자리에서
뚝딱 먹고 해치우는것이 아니여서
매실원액(매실효소)을 한번 담그면
1년이나 2년동안 온 가족들이 먹어야 하기에
내가 사는 매실이 싼 맛에 사는 것인지
합당한 가격을 치르고 믿고 먹을수 있는 것인지
꼼꼼이 따져보는 것도 살림꾼의 지혜일 것이다.
6월은 밤꽃이 한창이다.
하얀 개망초꽃이 핀다.
직접 씨앗 심어 낸 오이모종은
옮겨 심어 벌레에게 물어 뜯기고 상처 받았어도
새로 잎이 돋아 이제 잘 클것 같은데
지인이 사준 참외모종은
벌레가 갉아 먹어 몰골이 희안하게 되었는데
새순이 다시 돋아나야 할텐데.
지는 억새풀과 새로 돋은 억새풀
인동초
양애
산딸기 익은게 두개가 보여 사진찍고 얼른 따서
신랑을 주지않고 각시가 먹고 말았당.
가물어서 감자밭이 타들어가는 모습
어제 초저녁부터 비가 조금 내려주어 그나마 조금 안심이다.
그래도 땅속깊이 빗물은 안들어 갔다
달래꽃
박새아빠가 또 새끼에게 줄 벌레를 물어 나른다.
개비름나물 때문에
우리마을 어른들이 내기를 했단다.
70대할머니는 개비름은 못먹는다고 그러고
우리집에서 개비름을 해먹고 있더라며
반장아줌마는 먹어도 된다고카던데
산으로 올라가시던 70대 할머니가
개비름을 뽑고있는 나에게
길가에서 여쭤오길래 먹는다고 했더니
할머니 밭에도 억수로 있다며 캐주까?
어~~아니예?
밭에 약치는 할머니여서 선뜻 내키지 않았다.
옛날엔 다 먹고 살았다고 하는데
우리마을 아줌마들은 못먹던 시절맛이라 지긋지긋하다며
지금은 마을회관앞에 오는 부식차를 더 좋아한다.
우릴더러 더 희안하다고...
참 희안하다고 하시면서도
우리 사는것 보고 배울점이 많다고 칭찬해 주신다.
나이도 있고하니 이젠 힘들게 일해서
병원에 돈 다 갖다 주지마시고
쉬엄쉬엄 하시라고 했더니
나란히 앉아 이젠 쉴 줄도 아신다.
머리가 아파서 자주 병원에 입원하시는 아저씨
오랫동안 농약에 많이 노출되었던게 아닐까 생각된다.
아저씨가 육고기를 좋아해서
곰국을 한솥씩 끓어놓아야 한다고.
때까치는 요즘 오디를 먹고 푸짐하게 보라색똥을 싼다.
오디를 따먹으러 가면 멀리서 보았다가 떽떽거린다.
산비둘기부부가 한 시간도 넘게 먹이를 찾아 먹고 갔다.
작년 메주콩이 여물때 가물어서 콩농사를 버리고 말았다.
처마밑으로 벌들이 날아들지 않으니 올해도 많이 가물듯하다.
산비둘기부부를 보니 콩밭지키기도 힘들고해서
들깨밭으로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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