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엄마, 아빠를... 행운이 되네요.

오키Oki 2009. 5. 11. 23:34

 

휴일아침 갑작스레 작은 아기새 한 마리가 떨어져 둥지에 넣어주는데...

 

 

 

기왓장밑 둥지에서 떨어진 작은 아기새

 

 

 

방안에서 아기새가 떨어지는 것을보고 

급하게 쫒아나가 다른 큰새들이 덤벼들기전에 집어 들었다.

 

 

 

 

 

 

 

휴일날에도 쉬지않고 건너편 차밭에선 차잎따는

아줌마들이 따가운 봄볕에 손을 부지런히 놀린다.

 

 

 

마삭줄꽃이 피어 향기가 진동한다.

지난주 5일날 작은 딸은 우리 몰래

야생차문화축제 글짓기에 참가하여

부상으로 상금 10만원을 받았단다.

 

하동야생차란 제목이여서

엄마, 아빠를 들먹였는데

거제도 총각과 부산 아가씨가 만나

지리산에서 사는 우리가족얘기를 적었다며..

 

작은 딸은 군내에서 시나 글짓기대회가 있을때

엄마, 아빠 둘중 한 사람만 팔아 먹어도 상을 받길래

이번엔 엄마, 아빠를 다 팔아 먹어서 상을 받아 왔단다. ㅋㅋㅋ

 

작은 딸은

엄마, 아빠를 안 팔면 상을 못 받는 경험을 살려서

엄마, 아빠를 또 팔아 먹은 셈이다.

 

 

 

연일 낮기온이 높아져 물앵두도 급하게 익어갔다.

 

 

 

애들 공부만 아니면 

우리부부는 아주 적은 돈으로도 살수 있는

몸과 생활공간을 맹글어 놨는데

이렇게 마음놓고

실컷 먹는 즐거움을 안겨줘서

그런 울 신랑이 고맙다.

 

울 신랑 나와 딸들에게

꼭 필요한것외엔 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많고

마음대로 먹지 못하게 하는 것도 많지만

돈이 아까워서 쓰지 못하게 하는 그런 짠돌이는 아니고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특별하여

그냥  제 돈주고도 속고 사 먹는 요즘 사회를 싫어한다.

 

 

토요일 집에 온 작은딸이

학교 기숙사에서 간식으로 나온

소면국수가 생각난다며

휴일에 작은딸이 국수가 먹고 싶어하는 눈치

 

국수가 비싼지 물어오는 딸에게

가게에서 파는 국수보단

엄마표국수를 만들면 되니까

소면국수는 없지만 걱정마라며

차잎따서 반죽을 하여 홍두깨로 밀어내

삶은 칼국수를 찬물로 씻어

비빔 칼국수로 냈더니 좋아라했다.

 

 

 

각시야~~

남자의 유전자는

아버지를 꼭 닮을려고 하는 유전자도 생기는 반면에

나쁜 행동은 닮지 않을려고 애쓰는 유전자도 있다고하니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도 특별하게 안 닮을려고 애쓴것 같다.

 

어릴때부터 일찍 돌아가신 엄마를 그리워하며

왜 사는지?

왜 나한텐 엄마가 없어야 하는지?

생각이 많았던 돌아가고 싶지 않은 어린시절인데

이곳에서 각시 니를 가치관이 같은 친구로

때론 엄마의 향수를 느끼고

어떤때는 내딸로 생각하며 산다. ㅋㅋㅋ

 

울신랑은 돌아가신 엄마와 함께 했던

짧은 추억들은 하나도 안떠오르고

할머님의 따스한 사랑만 남아

고달팠던 할머니의 일생이 떠올라

어릴때부터 여자의 일생 노래를

잘 따라 부르며 애창했다고 한다.

 

남편이 불러주는 여자의 일생을 들으면

내가슴도 덩달아 아파서 이상하다고 했더니

그 이유를 세월이 조금 지난 후에야 알았다.

 

울 신랑의 여인상엔

오직 할머니가 있어

각시니가 억수로 좋은 이유는

당신 할머니의 그리움 대상이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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