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울부부도 이상한 호르몬이 생겼나봐

오키Oki 2009. 4. 20. 12:15

 

휴일이 끝나고 새 한 주가 시작되는

20일 곡우절기에 맞춰 화개골에도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고사리를 끊고 산에서 나오다가 잠시 쉬었다.

12년전 우리가 귀농할때만 하더라도

전부 벼농사를 짓던 논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전부 차밭으로 변했다.

 

요즘 우전 차잎을 따기에 한창 바쁠철인데

산 아래 차밭들은 너무 조용하다.

우후죽순 늘어난 차밭으로

농협수매 차생옆 가격이 낮아져 그동안 농협만 믿고

농사를 짓던 농가들이 갈수록 살기가 어려워졌다.

 

 

남자라는 이유로... 노래가사

누구나 웃으면서  세상을 살면서도  
말못할 사연 숨기고 살아도
나역시 그런저런 슬픔을 간직하고  
당신앞에 멍하니 서있네
언제한번  가슴을 열고 소리내어
울어 울어 볼 날이
남자라는 이유로 묻어두고 지낸  
그 세월이 너무 길었어

 

 

21년전 울부부의 결혼식날

신랑이 예식할 시간이 다 되어서야

입술이 부러터진 채 허둥지둥 나타났다.

길이 막혀서 늦게 온줄만 여태껏 알고 있었는데

말 못했던 사연 어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남들은 장가 가는게 너무 즐거워 보였는데

울신랑은 장가 한번 가는데 너무 힘들어서 울고 싶더란다.

결혼전날밤 부산 큰누나집에서 혼자 속울음을 우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잔탓에 결혼당일날은

몸이 천근만근 겨우 일어나 준비하고 왔단다.

 

보름후로 결혼날짜를 받아놓고 회사도 다녀야하고

직장인 울산에서 부산으로 장가를 들기에

결혼준비금까지 혼자서 다 해결하느라

사방팔방을 넘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예식장 정하고 피로연식당 잡고 예물준비하고 방을 구하고

그 많은 걸 혼자서 신경쓰느라 녹초가 되었을법도 했을것이다.

 

고등학교 졸업후부터 멋모르고 배운 담배를

10년만 피고 담배를 끊었다는 말과

군대를 늦게 갔다 온 바람에 모아둔 돈도 없고

몸 뿐이라고 솔직하던 말에 끌려

남편감으로 정했더니 울신랑도 첫만남에

꾸미지않고 수수했던 모습을 보고 마음 굳혔다고.

 

정신과의사들이 하시는 말에 의하면

남자들은 40대까지 남성호르몬이 많이 나오는 시기여서

집안일보다는 바깥일을 더 좋아하다가

50대가 되면 남성호르몬이 차츰 줄어들면서 반대현상으로 

바깥보다는 집을 더 좋아하는 시기가 되고

여자들은 40대까지 여성호르몬이 많이 나와서

집안일과 자녀 키우기에 집중하다가

50대가 되어 남성호르몬이 조금 생겨 바깥일을 좋아 한다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이상한 호르몬이 나오는 부부는

측은지심이 생겨 부부간의 애정이 더 돋아난단다. ㅋㅋㅋ

 

 

 

산속의 차나무

 

 

 

드문드문 올라오는 차잎

 

우리는 어린 우전찻잎을 그대로 키워 세작잎이 되면 따서 차를 만든다.

 

 

 

산초잎(제피잎) 따다가...

 

 

 

매화꽃이 떨어진 자리엔 매실이 자란다.

 

 

 

 

 

 

 

 

 

산속의 머위

 

 

 

 

 

 

 

바위에 핀 철쭉

 

 

 

 

 

 

 

 

 

 

 

아이비

 

 

 

제비꽃

 

 

 

노란민들레

 

 

 

하얀민들레

 

 

 

밤새 몰래 노루가 먼저 뜯어 먹고 간 상추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노동 / 톨스토이

 

얼마나 가졌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일하는가를 기준으로

사람을 존경해야 한다.

게으르고 부유한 이들이 존경받는 반면,

농부나 기술자처럼 노동하는 이들은

존경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식사를 준비하고 집을 청소하고 빨래를 하는

일상적 노동을 무시하고서는

훌륭한 삶을 살 수 없다.

 

노동, 특히 흙을 다루는 노동은

몸과 영혼 모두에 유익하다.

마음에 안식을 줄 뿐만 아니라

자연에 가깝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손을 써서 일하지 않은 사람은

이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일하지 않으면서 호화롭게 사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다른 사람이 노동한 대가를 빼앗는 것이다.

 

부자들은 이런 노동을 무시하지만

순수한 사람에게는

이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노동이다.

 

다른 사람의 행복을 비는

사랑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노동은

영혼의 양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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