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으로 설을 쇠러 가는 작은 설날은
전날에 찾아온 강추위에 하동섬진강도 얼었었다.
100일이 다 되어가는 조카손주땜에 나도 모르게 할미가 되어 버렸다.
손주상진이보다 한달 늦은 조카손주가 부산에 또 한명 더 있으니
할머니 하면서 울집에 놀러 올날이 가까워 질테지.
예비고3 되는 작은딸이 서울에서 공부땜에...
작은 딸이 쏘옥 빠진 설날을 맞게되어
조카 상진이의 모습이
몹시 궁금해할까 싶어서...
이틀간 설명절 음식으로 배를 채웠더니
우리식구들 뱃속에선 촌스러운게 먹고 싶단다.
어제부터 시래기국이 다시 밥상에 오르고
오늘도 시래국이 어김없이 올라갈차례
화개에 볼일보고 가는길에 들러주신
범왕에 사시는 아저씨 아주머니가
저녁을 함께 들고 가셨다.
설을 쉰 밥상이 더 보잘것 없어도
울집과 코드가 잘 맞는다는 말이 좋았다.
모든 병은 근본적으로 정체(停滯)이며,
모든 치료는 근본적으로 순환이다.
나누어 주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나눔은 순환이요, 보편적인 만병통치약이다.
다른 사람들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한 치료약이다.
나눔은 일종의 긍정적인 의지로
우리가 우주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다는 일종의 선언이다.
- 바바라 버거 / 영혼을 위한 패스트푸드 -
큰딸 고3때 문제집과 참고서를 챙겨주시더니
작은딸에게도 신경을 써주시며
문제집과 참고서를 한아름 사들고
지난주 금요일에 찾아오신
광주 이상룡 수학선생님 부부가
친구인 순천 전원생활부부랑 같이 오셔서
서로 농촌생활에 도움되는 정보를 나누다가
가실적엔 코드가 잘 맞았다며 고마워했다.
2년전 사모님 건강땜에 전원생활을 했고
전원생활이 막상 심심하고 아직 적응이 덜 되었는데
같이 얘기를 나누다보니 이제 좀 나아질것 같단다.
이상룡선생님은 작년 겨울에 폐농가를 수리해서
담양에서 출퇴근 하신다며 겨울바람과 더불어
별빛, 달빛에 의지해서 집으로 가는게 너무 좋단다.
한참되는 거리를 추운데 차도 안타고 걸어다닌다고
이상하게 쳐다들봐도 자연에 동화되는 것 같더라며
아주 만족해 하셨다.
우린
어디서 오셨습니까?
아, 네. 그래요로 시작해서 좋다.
이집요?
보기엔 그래도 20평밖엔 안됩니다.
아파트평수?
현재까지 오시는 분들에게 한번도 묻질 않았다.
행복을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행복은 그 자체로 편안한 마음 상태다.
현재에 충실하고 현재의 상황에 반발하지 않는 마음 상태다.
현실에 불만을 갖고 현실이 그래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를 꾸며대지 않는 마음 상태다.
행복은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 상태다.
현재의 상황과 다투지 않고,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지금 이 순간에 닥친 일을 냉정하게 처리할 수 있는 마음 상태를 뜻한다.
- 바바라 버거 / 불안한 나로부터 벗어나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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