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행복한 선택의 기쁨으로...

오키Oki 2004. 12. 13. 10:50

 

봄날처럼 포근한 주말 토요일에
꿈에도 그리던 일을 이루고
머리와 가슴이 모두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
그동안 선택했던 작은 것들이 모여  
우리가족들은 행복한 선택의 기쁨을 맞보았다.

햇살이 가득 퍼진 오전에는 돌친구되어 보냈는데...
이곳을 어떤모습으로 꾸밀까...
급하게 서두르기 보다 찬찬히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다 보면 답이 나오기에
나는 구상을 녹차아저씨에게 미루고
점심 준비로 발걸음 옮겼다.

전학갈 친구가 있다며 친구집에서 놀다오는 작은딸은 빠지고
큰딸 소민이와 무를 뽑기로 했다.
우리마을에서 제일 늦게 뽑지만
싱싱하고 푸른무잎이 무뽑기가 아까울 정도다.
식물들은 보름이후 그믐안에 수확하면 저장성들이 좋다.
날씨가 춥지도 않은데 조금 더 놔두자고 하는 녹차아저씨이기에
그믐이라는 핑계로 녹차아저씨 마술에 걸릴때 챙겨서 밭으로...
볕이 반쯤만 드는 곳이여서 무잎들이 푸르름을 자랑한다. 


알맞은 크기에 빛깔 또한 너무 투명하여
생무를 많이 먹어도 속쓰림이 전혀 없는 우리집 하얀무.
 


집짓고 사니 녹차아저씨 대신 소민이가 도와줘 일이 쉽다.

생태유기농으로 가꾸면
엄마무 옆에는 아빠무 대신 뽀얀 아기무가 잠들어 있었다.


무밭 옆 조그만 개울에는 미나리가 봄인줄 알고 파릇하니 올라와 있었다.


다뽑은 무는 무청을 잘라 포대자루속에
비닐봉투를 넣어 무에 바람이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우리집에선 땅속에 묻지 않고 겨울내내 이렇게 저장한다.


겨울을 대표하는 정겨움이
드디어 우리집 처마밑에도 시레기가 걸리지 시작했다.

볕좋은 휴일엔
좋은 무청들은 김치감으로 골라내고
그중에서도 보드라운 속들은 싱싱한 밥상위의 셀러드감으로...
점심때 셀러드감으로 통밀로 전을 부쳤더니 와 ~~ 탄성
식구마다 부침개 한접시를 뚝딱했다.


양지바른쪽에 쬐그만 무밭은
휴일날 자매둘이서 뽑아다 주니 한결 수월하다.
볕이 많이 들어서 무잎들은 푸르름이 덜하고 무는 더 크게 자랐다.

올해는 배추가 적을것 같아 지난해보다 무를 조금 넉넉하게 심었다.
날씨가 좋아 아깝다며 나중에...
손도 못대게 하는 무밭이 아직도 하나 더 남았다. 


딸들이 뽑아온 무청들은 시레기로 걸린다.

밀린 일기를 적다보니 햇살이 가득 퍼진 날씨가 녹차부부를 부른다.
돌담쌓기 기초만 잡아 놓고 이제 본격적으로 해야 하는데...


작은집을 짓기 위해 대지지목변경을 100평으로 했다.
대지가 크면 집평수도 커야 한단다.
큰집 지을 돈도 없거니와
식구도 적은데다 큰집이 필요없기 때문에 대지지목을 적게 받았다.
농촌과 도시가 달라야 하는데

뭔 법이 그런지...
담이 없다고 허가를 안해주니
바람막이도 될겸 최대한 이쁜 조경을 살리기위해 돌담을 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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