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왜 사는가?

오키Oki 2004. 10. 20. 20:41

 

아침에는 비올듯 하더니 가을바람이 심하게 불은 날이다.

앞산에도 단풍이 제법 많이 물들어 내려오고 있다.

 

 

 

 

 

 

가을에도 가지는 키가 부쩍 컸는데 보라색 과일이 없는 울집에 훌륭한 영양소이다.

 

 

 

 

 

 

토종오이(노각)가 마지막 힘을 내고 있다.

연한 푸른색 어린오이가 누런옷으로 옷을 퍼뜩 갈아입는 계절이다.

울집에 노란색 과일이 없다.

노란색 과일을 대신해 주는 노각이야 말로 울집에서 제일 오랫동안 사랑받는다.

노각김치 담으면 11월까지는 거뜬히 먹을수 있는데

울집에선 배추, 무를 사서 담아 먹지 않는다.

12월에 김장하면 그다음해 봄까지나 오래먹으면 여름까지 해결하고

중간에 부추김치, 가을엔 오이김치와 무, 배추 솎아 김치 담으면 끝이다.

봄에 집짓기하면서 새김치를 담아 먹질 않아

인부들이 묵은 김치를 먹느라 곤욕을 치뤘을지도 모른다.

사실 묵은김치들이 녹차로 양념된 녹차김장김치였다.

여름까지 견뎌야 하는데 모자랄까 싶어 아껴 먹느라

우리식구는 묵은김치도 제대로 먹질 못했다.

 

 

 

 

 

 

늦게 옮겨 심은 콩모종들이 맨땅에 헤딩을 시켰는데도

콩이 달리는 것을 보면 자연은 참으로 위대하다.

 

 

 

 

 

 

오이넝쿨들과 신선초

 

 

 

 

 

 

날씨가 흐려서 부추전을 해먹을려고 베러 갔더니

찬바람이 가끔 불어대는 가을날씨에 전부 옆으로 드러 누워

이젠 조용히 쉬고 싶다는 표정에 쬐금만 베고 왔다.

 

 

 

 

 

 

휴일에 녹차삼겹살구이에 상추가 없어 무잎쌈으로 대신했었는데 달고 부드럽고 맛있었다.

 

 

 

 

 

 

어제 광주생태귀농학교에 강의간 녹차아저씨가

꽤 잘 했었는지 조는 사람을 못봤다고 한다.

자정이 넘어서야 도착했는데

2시간 강의가 3시간으로 연장되었는데도 하고픈 말을 다 못했다며 견학때 미뤘다나.

사회가 불경기 탓인지 수강생들이 정원을 넘어서 57명이라고 했다.

작년의 배가 불어난 셈인데 이수강생들이 31일에 울집에 현장견학을 온다.

녹차아저씨 강의대로 텃밭과 산속이 그러한지 직접 확인도 하고

차밭을 정원삼아 점심도 먹고 차한잔마시기와

산에서 차씨와 차꽃도 직접 따보는 체험도 할것인데

울집에 최대인파가 가을끝자락을 붙잡고 올것이다.

왜 사는가?

어떤 삶이 되어야 하는가?

그러기 위해선...

열변을 토한 모습 눈으로 안봐도 역력하다.

귀농학교에서 이번에는 비디오촬영을 했다는데

나중에 받아 편집해서 한번 올려 볼테니

그때까지 궁금해도 참으시소~~

깊은밤 차한잔으로 칼칼해진 목을 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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