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각시야~~ 개미가 다 물고 간다

오키Oki 2006. 8. 22. 12:25
 

 

 

뜨겁던 여름의 더위도 한풀 꺽이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댄다.

 

처서도 코앞에 다가왔고 농부는 가을을 맞을 채비를 했다.

나중에 다시 옮겨 심기로하고 배추씨앗을 심었는데

무씨는 옥수수가 덜 익어서 아직 파종을 못했다.

(우리집은 해마다 옥수수밭이 가을무밭이 됨 )

 

 

 

 

각시야~~

개미가 다 물고 간다.

 

씨앗을 뿌리자마자 개미가 물고 간단다.

빨리 덮어주라고 하는데 디카땜에...

 

비그치고 또 하루만에 비가 올줄이야~~

비오는 것도 모르고 씨앗을 뿌려놓고

새벽부터 비가 내려서 녹차아저씨는

갓바를 덮어주는 수고를 해야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고 나타난 다람쥐

배가 고팠어요~~

 

 

 


 

 

마지막 한알의 매실을 열심히 먹는다.

 

 

 


 

 

가까이 와서 멋지게 찍어 달라꼬~~

 

 

 

 

 

꼬리만 살짝 치켜 들었으면 금상첨화인데...

 

 

 


 

 

이젠 매실도 다 먹었는데라며 아쉬워한다.

 

 

 


 

 

일부러 매실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스스로 구하는 먹이로 다람쥐는 살아야 한다.

 

산속에서 엄마다람쥐 품속에 있어야 할 아기다람쥐가

우리집주변이(2000평) 산속보다 더 살기좋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봄엔 앵두씨앗을 먹고 살았고

여름엔 매실을 먹고 살았는데 온 돌담을 타고 다닌다.

 

곧 있으면 떨어지는 알밤과 꿀밤을 먹고 살것이기에

홀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도록 지켜볼것이다.

 

또 인연이 닿으면 씩씩한 모습으로 나타난 다람쥐를

디카에 담을수 있을것이기에...

 

 

 

 

 

 

 

 

 

 

휴일날

꺄아악~~

작은딸 비명소리가 요란한데

두꺼비를 발에 밟을 뻔 했단다.

 

어둑어둑해지는 저녁이면 느릿느릿

뒷곁에서 가끔씩 나타나는 두꺼비

어둠속 눈에 띈 색깔도 아니여서

멋모르고 다니다가 행여나 밟지는 않았을까

이놈 때문에 나와 딸들도 가끔 놀랜다.

 

 

 


 

 

보름전부터 뜨거운 여름날에도 조심스럽게 꽃을 피웠다.

 

 

 

 

 

풍란꽃

 

 

 

 

 

 

박꽃이 피기전

 

 

 


 

 

박꽃

 

 

 


 

 

초저녁에 피기 시작해서

아침까지 이렇게 활짝 핀 모습으로 있는다.

시계가 없던 옛날 여름날의 아낙네들은

하얀 박꽃이 피는것을 보고 밥을 짓었다고 한다.

 

 

 

 

박잎에 가려서 박이 자라고 있다.

삶아 말리면 박바가지로 만들수 있는 박

 

 

 


 

 

작은 호박은 일주일 지나니 금방 커져서

호박도 굵직하게 골이 패였다.

 

 

 


 

 

산초열매에 앉은 흑나비

 

 

 

 

 

 

버드나무 잎에서도 허물을 벗더니

뽕나무잎에서 매미가 허물을 벗고 갔다.

 

 

 

 

 

호박꽃이 활짝 피기전의 모습

 

 

 


 

 

콩잎에서 무당벌레가 사랑을 속삭인다.

 

 

 

 

 


 

 

한쪽다리를 잃어버린 방아깨비

 

 

 


 

 

콩열매가 열리기 시작했다.

 

 

 


 

 

조롱박이 나무에게 몸을 의탁해서 자라고 있다.

현재 7개다.

 

 

 

 

밤이면 산에 사는 노루도 내려온다.

우리콩밭도 탐이 나는데 꾹 참는걸 봐선

콩잎 뜯어먹으러 왔다가 녹차아저씨한테

들킨적이 있기에 다신 못들어오고 대신

차밭에 있는 고구마밭에서 놀다간다.

 

잎파리만 잎파리만 뜯어 먹고...

 

 

해마다 팔월중순이면 나타나는 반딧불이

올해는 아직 나타날 기미가 없다.

 

밤하늘에 반짝반짝 불빛을 내며

날아다니는 반딧불이를 만나길 바래본다.

 

딸애 친구들은 우리집을 별천지라고 한단다.

같은 화개골에 살면서도

반딧불이도 못보고 사는데

너거집은 별의별것 다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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