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일날 딸들이 본 엄마는 차잎따고 아빠는 밭갈고...
휴일 날씨를 살피니 새벽엔 안개가 온통 앞을 가렸다.
아침부터 차잎을 따는데 놉아지매 네분은 산으로 보내고
오늘도 혼자서 집앞에 먼저 올라온 차잎을 훑어야 했다.
밤새 내린 이슬로 축축한 차나무의 차잎이
손에 달라 붙는데아침햇살이 퍼지면
차잎이 보송보송해지고 차잎따기가 훨씬 수월하다.
모든 식물이 마찬가지겠지만
차나무도 아침 일찍 뜨는 해를 보고 자라는 것과
지는 해를 보고 자라는 것에도 차이가 있을 것이다.
마음에 드는 차밭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길래
한번은 화개동천 건너편을 알아보라고 했더니
이왕이면 뜨는 해를 보고 살아야지 지는 해를 보고는
살기 싫다고 그곳은 아예 알아볼 생각도 없다고 한다.
오후에는 지독한 황사바람이 불어 차잎 따는
차나무를 붙잡아도 차나무가 건들건들 춤을 춘다.
황사여서 얼굴은 반쯤만 내놓고 차잎은 따고 있어도
간간히 불어대는 강풍이 사람을 놀래키는데
오늘따라 더디게 가는 시간이 좀 빨리 흘러갔으면...

비온뒷날은 땅을 갈아엎어도 흙먼지가 없을거라며
듬성듬성 올라온 풀을 뽑아내고 고추밭을 갈았다.

밭갈이 할때는 자주자주 허리를 펴줘야한다.
깻묵, 녹차, 쌀겨등 물에 잘 삭힌 거름물통
우리집 텃밭은 고추밭을 갈고 나면 봄농사는
얼쭈 다 지어진것 같은 마음이여서 말안해도
녹차아저씨는 억수로 홀가분 할것이다.
고추밭에 거름물 뿌려놓고 가스가 빠지면
5월에 고추모를 사서 심으면 된다.
고추농사 준비는 이것으로 끝
뽕나무와 이끼
'(前)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잊을수 없는 책한권 (0) | 2006.04.27 |
---|---|
녹찻잎 따러 산아 산아~~~ (0) | 2006.04.25 |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0) | 2006.04.23 |
곡우와 차잎 (0) | 2006.04.20 |
봄볕에 나온 밥상살림 (0) | 2006.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