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아지매 감독 발렌타인데이
개구리 사랑이야기에 나오는 명배우들이다.
봄을 재촉하는 비가 이른 새벽부터 화개골에도 내렸다.
지난 밤하늘에 별은 총총하고 보름이 하루 지난 뒤여서
달빛도 밝은데다 비가 쉽게 내리지는 않을것 같더니만
잠결에 주룩주룩 비소리와 함께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꾸르륵~~ 꾸르륵~~~
점심상을 차리다 말고 바깥에 서성이는 한 부부를 발견했다.
녹차나무에 관심을 가지고 자료 검색중 알게 되었는데
집짓기며 살아가는 모습을 샅샅이 훑어 본 뒤론
꼭 한번 찾아 가고싶어 진작부터 벼르셨단다.
글쟁이도 아닌 촌아지매의 너무도 자세하게 쓴
글쓰기가 철학교수님의 마음을 동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조용히 구경이나 하고 갈려고...
미안해 하시는데 바깥 구경을 시켜드리다가
빈 콩밭 한켠에 떨어진 붉은색이 눈에 띄었다.
며칠전까지만해도 없었던 천원한장이
어디서 날아와 떨어졌는지 촌구석에서도
돈줍는 재미를 손님 앞에서 보여주었다.
현재 부산에 사시며 진주가 고향이라서
하동엔 자주 다녀가신다고 하셨다.
최근 하동 악양에 귀농할려고 사 두신 땅이라며
너무 좋아 하셨는데 철학교수님의 홈페이지 대문에
턱하니 걸려 있어 한장 옮겨 왔다.
비가 내려 집입구 또랑물도 불었다.
호잉!! 세 마리의 개구리를 발견
비도 그치고 손님 가신뒤에 호기심이 발동했다.
잠결에 들려온 개구리소리는 뭔일이 있었다는 증거
최대한 발소리를 죽여서 작은 웅덩이로 갔다.
ㅎㅎㅎ 그러면 그렇지
개구리의 사랑놀음이 눈에 띄었다.
벌써 한켠엔 개구리알도 한무더기나 있었다.
녹차아지매 떳다.
걸음아 개구리 살려~~~
개구리부부는 도망가기 바쁘다.
경칩이 될려면 아직도 감감한데 봄을
재촉하는 비에 겨울잠에서 깨어난 개구리
멋모르고 잠깨고보니 발렌타인데이다.
여친개구리가 없어 초코렛도 받지 못한
짝이 없는 개구리는 도망갈 생각은 안하고
녹차아지매의 디카동영상주인공으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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