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가을무 뽑다

오키Oki 2005. 11. 30. 09:26

 

벌써 11월도 다 갔다.

지난 주말 한밤중에 뇌성벽력을 동반한 소낙비도 내렸고

그저께는 밤새도록 심한 바람에 처마밑에 달린 풍경이 어쩔줄 몰라했다.


 

 

 


각시야~~

겨울엔 추워서 컴퓨터앞에 앉기가 싫제~~

이번 겨울부턴 너거 서방이

각시니 궁뎅이도 지지고

손이 시럽을땐 이불밑에 손도 녹이고

그라고 눈도 피로하면 한숨자다 하라꼬 이렇게 해봤데이~~

 

내가 먼저 해보니 참~~좋네~~

 

 

 

 


월요일 늦은 오후부터 내린 비로 기온이 좀 떨어졌다.

날씨가 더 춥기전에 무를 뽑아야 겠다고 군불때고 무밭으로 갔다.


 

 

 


볕이 잘들어서 그런지 제법 큰것도 나왔다.

 

 

 

 


각시야~~

무가 큰게 있으면 이렇게 쪼매난것도 다 있어야하는기라~~


 

 

 

 

가끔씩 볕이 드는 곳은 무잎까지 생생해서 시래기하기가 아까울정도다.

 

 

 

 

각시야~~

이것들이 다 무가 크다고 생각해봐라

생각만해도 징그럽제~~

 

 

 

 

 

각시야~~

일부러 크게 안키웠더니 참 좋다~~



 

 

내는 무가 팔뚝만하게 큰것보다

각시 니 주먹말고

너거 서방 주먹만한게 맛도 더 좋은기라~~



 

 

 

이런 푸르름도 겨울엔 볼수 없다.

봄, 여름, 가을 부지런히 움직인 밭인데 

겨울만큼은 좀 쉬도록 해주고 

내년에 다시 알찬 좋은 열매들을 기대해야겠다.


 

 

 

겨울바람이 심하게 불것이다.

내부주의로 빵구멍이 난 것도 하나있고

이사진보고 내도 내도 할 꼬맹이들도 있을것이다.

 

작은구멍하나에도 겨울바람은

우리사는 모습 훔쳐보러 들어올려고 애를 쓴다.

 

유리와 달라서 창호지는

손가락하나 잘못건드렸다간 쉽게 뚫어지는데

매사에 항상 조심하라는 말없는 깨우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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