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돈으로 살수 없는 선물

오키Oki 2005. 8. 9. 11:54

 

그저께 늦은 오후부터 시작된 비가 오늘도 계속 내릴것 같다.

뉴스를 보고 많은 비가 내려 걱정스럽다며 전화를 주는데

이곳은 한차례 팍 쏟아졌다가 잠시 쉬었다가 또 다시 내리곤 한다.

지금은 또 잠시 그친상태인데

아침먹이를 구하러 나온 산새들의 소리만 가득하다.

어제 오후 적은 비가 내릴때 이웃아저씨가 차밭을 한번 둘러보고 가는 중이다.

 

 

 

 

지난주 4일 ~ 6일간의 일이다.

 

4일 오는 날 아침에도 적은 비가 내렸고
6일 돌아간 뒤에 한줄기 소낙비가 쏟아져 내렸는데
비 한방울 맞지 않고 여름휴가기간 내내 즐겁게 놀다간 

남동생가족과 함께 온 이혜원가족 정성원가족이다.

 

 

 

 

초등학생이 된 친정조카 효준이가

인생에서 처음 맞이한 여름방학이다.

 

하나뿐인 남동생네는 조카가 어릴적부터 데리고 와서

여러해동안 여름휴가를 이곳에서 보내다 갔는데

작년에는 누나이사를 도와주겠다고 휴가를 얻어와서

이삿짐정리 하느라 사랑하는 조카들에게 신경을 못쓰고 말았다.

형아야~~~

웃기는 목욕탕 참 좋~~제  

 

 

 

조카들아~~~

이풀은 말이야

콩나무들이 쑥쑥 크는데 조금 방해가 되니까

풀 이쁘게 뽑아주고 뽑은 풀들은

콩나무들이 먹고 잘 자라도록 도와주자꾸나

고모부와 함께 풀뽑기를 했던 

효준이와 원준이는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추억한켠에 자리잡을 것이다.
 

 

 

 

집터닦기 공사를 막 끝낸뒤 현재 미나리깡이 있는

우리집에서 제일 높은 담벼락에서는

물이 중간에서도 터져 나와 폭포수가 되었는데

그해 여름만 딱 그러다 말아 아쉬웠다.

한해는 효준이가 두돌이 되기전에

여름휴가를 온 동생네와 우리식구는 이곳에서 여름을 보냈었다. 

 

 

고모는 말이야~~ 음~~~

둘에서 하나로 줄어든 이 세상 단 하나뿐인 너희들 고모이기에

용돈 쥐어주어 보내면 기억에도 안 남을 여름방학을

소중한 추억선물 한아름 담아 보내는 고모가 되고 싶었단다.


 

 

11시에 도착한 세가족은 땡볕에서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앞마당에 가지각색의 텐트가 멋지게 어울린다.

 

 

 

 

앞마당엔 메뚜기, 잠자리, 처음 보는 곤충등 천지라 뭐 부터 잡아야할지...

   

 

 

 

 

잠자리가 뭐먹고 살지?

이것들 어떻게 키워야 하노~~

누나야는 아나~~

 

 

 

앞마당에서 신나게 뛰어놀던 아이들은 빨리 물놀이 가고 싶어하는데~~
 

 

 

물놀이 가자고 졸라도 어른들은 묵묵부답

얘들아 쬐금만 더 기다려라~~

 

 

 

 

꼬마들은 넓은 계곡에 첨벙 뛰어들고 싶은데

점심먹은 어른들은 무슨 얘기가 많아서 아직 끝이 안나니

우리끼리 여기서 물놀이 하자~~~ 

 

 

야~~ 신난다

이제 넓은 계곡으로 간단다.
 

 

 

며칠간 비온뒤여서 계곡물이 많이 불어 있었다. 

 

 

 

돈주고 들어가는 풀장도 이런데 없지롱~~~

어른도 애들도 모두 좋아라~~~

 

 

 

우리딸들도 빠질쏘냐~~

 

 

 

구경만하다가 너무 재밌어 보여 그 튜브좀 빌리도~~

아저씨 내 튜브 터지면 어떡해요?

그래도 ~~~ 한번 해보는데 ㅋㅋㅋ

큰덩치에 튜브가 들어가질 못한다.

 

 

 

으~~~ 애들 앞에서 망신 대신 몸으로 때워야지~~

 

 

 

나는 뭐니뭐니해도 이게 최고다.

 

 

 

어!~~~~ 성원엄마 조심해요~~

 

 

 

다들 어지간히 물놀이 했는지 피라미가 보이니 물고기도 있을려나~~~

 

 

 

나도(밀짚모자 쓴사람) 빠질쏘냐~~

이기회에 신나게 한판 놀아본다~~

 

 

 

작년에 이렇게 좋은곳이 있는줄도 모르고

혜원아 올해 우리식구 너무 잘 따라왔제~~~

 

 

 

 

물놀이 너무 많이 해서 배고프다며 너도나도 밥많이 담아주셩~~~

 

 

 

 

비온뒤 밤하늘의 별은 총총 유난히 더 빛났다.

 

 

 

빰빠라~~~빰빠라빰~~~

녹차아저씨가 준비한 추억만들기 특별 보너스~~~

큰바위앞에 야외극장을 준비하여

요즘 도시에서 잘나가는 신프로를 다운받아 보았는데

우주전쟁!!!

쑥쑥 지나가는 자막을 읽지 못해도 꼬마들도 좋아라 한다.

 

우리집에서 처음 해보는 야외심야극장이다.

 

 

 

우린 큰바위에 올라앉아서 ~~

 

 

 

 

야들아~~

텐트속에 있지말고 모두 나와보그래이~~

 

 

고모가 느거들 그냥 가지말라꼬 일거리 남겨 놓았다아이가~~

 

 

 

고모부 하는거 잘 봐래~~~

 

 

 

엄마는 빨래하고 바쁜데

 

 

 

 

형아야~~~ 우리도 부지런히 풀뽑자~~

 

 

 

고모야~~

풀뽑기 생각보다 힘들더라~~~

 

 

 

 

고모부가 느거들 수고했다고 만화영화 보여준다 안카나~~

 

 

고모야~~~

저 누나 형들도 모두 좋아라하네~~

 

 

고모야~~

고모야 집에 오니까 아뭏든 참 좋다~~
 

 

 

 

형아만 그렇게 생각하나~~

나는 고모야 집에 장난감 블럭만 있으면 살고 싶다~~ 

 

 

 

아빠~~ 큰일났으예~~

원준이가 고모야 집에서 살고 싶다는데

나는 학교도 가야하고

원준이와 떨어져서 살기는 싫다. 우짜면 좋아예~~
 

 

 

 

아들아 걱정말거래이~~

저 길잃은 새도 돌아가면

엄마, 아빠가 있는 자기집이 있듯이

고모도 고모가 해야할일있고

원준이도 유치원가고 해야하니

원준이도 실은 마음뿐이란다.~~

 

 

 

 

고모야~~

이렇게 잘익은 노란 참외처럼

우리도 씩씩하게 튼튼하게 클거예요.

 

 

 

 

모두들 떠난 후

녹차아저씨는 덥다며 개울에서 몸담그고 오더니

그냥 그렇게 따뜻한 바위에 누워

한참동안 잠이 들었는데 젖은 옷이 다 말랐다.

 

 

 

우리 딸들도 조카들 놀던 자리에서 몸담그고

 

 

 

나도 이더위에 가만 있을쏘냐~~

떠난 자리 다 정리되자

고모야도 풍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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