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지리산을 닮아보렵니다

오키Oki 2005. 6. 29. 18:39

 

 

6월 28일 하동군학예대회에 학교대표로 시부분에 참가한 작은딸은

시제가 '지리산' 으로 아래와 같은 시를 적어 제출했다고 한다.

지리산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노고단, 천왕봉, 야생화, 어머니의 품속등...

베껴온 시가 뜻밖이였다.

 

 

지리산을 닮아보렵니다

                    중2 이성민

 

지리산!

당신의 이름을 부르면

우리아버지가 생각납니다.

 

거제도 푸른 바다를 제쳐두고

당신만의 산소리가 좋다며

물소리가 좋다며

당신에게 달려든

우리아버지

 

당신의 기름진 흙바닥에

자신의 손으로

터를 일구고 돌을 굴려

손안가득 흙이 묻어도

좋다는 우리아버지

 

난 그런 아버지의 까칠한 손이 싫었는데...

난 그런 아버지의 흙냄새가 싫었는데...

 

당신에게 피어나는

잡초 따위를 보고서

소박함을 느끼며

닮고싶다는 우리아버지

 

난 그런 아버지의 수수함이 싫었는데...

난 그런 아버지의 마음이 싫었는데...

 

그 손이

나를 키운걸

그 소박한 마음이

진정한 아버지의 모습이란걸...

 

맑고 깨끗한

당신처럼 살고싶다는

우리아버지를

나도 이제 닮아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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