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동기생들이 온다는 아침
녹차아저씨는 새벽부터 몸이 바빠진다.
고교졸업후 그동안 연락두절하고 살다가
27년만에 동기생들이 연락이 왔다.
거제도에 남은 동기생 열댓명이 오기로 했는데
연락이 잘못 전달되어
날짜를 휴일로 알고있는 동기생들이 많아서
사정이 허락되는 동기생 4명이 오기로 한날
녹차아저씨는 예취기작업에 들어갔다.
작년에 예취기하다 돌이 거실통유리에 튕겨져
해바라기를 붙인 경험이 있기에 행여 돌들이 튀어
항아리가 깨어질까 조심조심이다.
잘 다듬어진 풀밭으로 항아리들이 좋아 하는것 같다.
11시를 막 넘어서자 동기생들이 나타났는데
동기생들과 돌복숭나무 아래에 모여
타임머신을 타고
27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이야기보따리에
내가 끼여들 틈도 없어 슬그머니 빠져 나왔다.
회를 사와서 오랜만에 몇점 집어 먹고
오디 따올께예~~
자취하면서 학교를 다녔던 녹차아저씨
칭구들을 위해 가마솥에 밥짓기를 했다.
어릴적 다들 엄마가 지어주시던
가마솥밥을 먹고 자란 동기생들이기에
타들어가는 장작불에 옛 회상을 떠올렸으리라.
회를 먹고
녹차삼겹살에 가마솥밥에 술술 잘 들어간다며
칭구야~~
고기먹고 배불러도
밥이 와 이렇게 맛있노.
가기전에 잘 긁어진 누룽지도 먹어보고
차속에서 심심풀이로 누룽지 먹어 보이소~~~
촌에 사는 칭구의 행복을 하루 담아가는 날
참으로 오랜만에 타임머신을 탔던 녹차아저씨도
칭구가 따라주는 술잔에
발그레진 얼굴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칭구들도 행복한 시간이였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