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의 노래

잘들 사시게!

오키Oki 2020. 6. 27. 19:23

어제 아침 비가 그치자

오래된 말벌집에서 독립을 외치는

소리가 아침부터 고요히 들려온다.

다음 주초부터 긴 장마가 예상되기에

벌레며 열매를 따 먹여주는 어미의 사랑으로

아침 먹이를 배부르게 받아먹고

어두운 벌집에 밝은 햇살이 비추는 오전에

여섯 마리의 아기 딱새 중에 먼저

몸짓이 큰 세 마리가 둥지를 떠났다.

남은 세 마리는 둥지에서 하루를 더 지내고

오늘 햇빛이 점심때 나왔지만

오전에 모두 둥지를 다 떠났다.

복닥복닥하던 말벌집도 다시 조용해졌다.

 

아기 딱새들은 며칠간은

자신들이 태어난 곳 주변을 서성거리며

어미한테서 먹이를 받아먹고 자란다.

자신의 고향을 다 익히고 나면

어디로 다들 떠나는지 제 갈 길로

훌쩍 날아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26일 금요일 맑음

 

 

 

 

 

27일 토요일 점심때 햇빛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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