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비가 그치자
오래된 말벌집에서 독립을 외치는
소리가 아침부터 고요히 들려온다.
다음 주초부터 긴 장마가 예상되기에
벌레며 열매를 따 먹여주는 어미의 사랑으로
아침 먹이를 배부르게 받아먹고
어두운 벌집에 밝은 햇살이 비추는 오전에
여섯 마리의 아기 딱새 중에 먼저
몸짓이 큰 세 마리가 둥지를 떠났다.
남은 세 마리는 둥지에서 하루를 더 지내고
오늘 햇빛이 점심때 나왔지만
오전에 모두 둥지를 다 떠났다.
복닥복닥하던 말벌집도 다시 조용해졌다.
아기 딱새들은 며칠간은
자신들이 태어난 곳 주변을 서성거리며
어미한테서 먹이를 받아먹고 자란다.
자신의 고향을 다 익히고 나면
어디로 다들 떠나는지 제 갈 길로
훌쩍 날아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26일 금요일 맑음
27일 토요일 점심때 햇빛나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