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월의 산과 들에는
밤꽃과 개망초가 허드레지게 피는데
지난 5일 우리 가족은
삶의 배터리 충전을 남해 독일마을과
삼천포를 드라이브로 충전했다.
그동안 많이 협소했던 하동도서관이
5월 20일에 옛 하동교육청으로 이전하였는데
우리는 봄날에 찻잎 따서 만드느라 바빴기에
느지막하게 새로 단장한 하동도서관을 찾았다.
큰딸은 4일 부산에서 오전 근무와
지방선거투표를 하고서 집에 와 있어
새로 단장된 하동도서관을 둘러본다.
-박희병 편역 『선인들의 공부법』에서 -
화담 서경덕은 조선 중종·명종 때의 유학자
몹시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서 스승 없이 혼자서 고심하여 학문을 이룩하였다.
화담의 한칸 초가집은
신선이 사는 곳처럼 깨끗하네.
창을 열면 늘어선 산들이 가깝고
베갯머리엔 시냇물 소리가 조용하네.
골짜기 깊으니 바람이 시원하고
땅이 외지니 나무가 무성하네.
그 속에 거니는 한 사람 있어
맑은 아침 즐거이 독서를 하네.
옛사람이 말하기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 귀신이 통하게 해준다." 라고 했는데,
귀신이 통하게 해주는 게 아니라 마음이 스스로 통하는 것이다.
사물을 관찰하는 공부가 익으면
해와 별 높이 뜨고 나쁜 기운 사라지지.
스스로 호연지기 가슴에 길러
세상 티끌 벗어나 자연 속에 사네.
그 옛날 책 읽을 땐 세상에 뜻을 두었지만
나이 드니 도리어 안회顔回의 가난함이 즐겁네.
부귀에는 다툼 있어 손대기 어렵지만
자연은 막는 이 없이 편히 쉴 만하네.
나물 뜯고 낚시질하여 배를 채우고
달을 노래하고 바람을 읊으니 정신이 맑아지네.
공부하여 의심이 없게 되면 쾌활함을 느끼니
헛된 인생 사는 건 면했네그려.
1
작은딸은 언니보다 하루 뒤 집에 올 수 있어
오후 4시 남해에서 만나기로 했다.
남해를 드라이브를 하다가
내걸린 플랫카드 문구에는
생활도자기를 가슴 아픈 가격으로 드립니다.
지금 우리 처지도 고온현상으로
우두둑 떨어지는 매실을 어쩔 수 없이
가슴 아프게 바라본다.
9일부터 따기로 했으니
눈앞에서 잠깐 떨쳐내기로 가족이 함께
삶의 배터리 충전을 만땅 채우기로 했다.
남해 독일마을에서
남자가 찻잎을 따는 일은
많은 인내심이 필요로 한 힘든 일이다.
남편은 봄날 찻잎 따고 덖어 녹차를 만들고
생잎을 발효시켜 발효차를 만드는 일까지
한달동안 에너지 소모가 많아서
남편과 나는 겨울에 조금 비축해둔 군살까지 썼더니
한달만에 만난 딸들한테 바로 들키고 말았다.
독일마을의 카페는 대도시 못지않게
평일에도 사람들이 꽉차 있어
딸들도 의외로 놀랬다.
빵는 작은딸이 친구한테 선물로 받아서
음료 3개만 셀프로 챙겨와 먹었는데
남편은 화개에도 커피전문점이 많이 생겨나더니
이곳 독일마을은 더 심하다며 놀라워한다.
아무리 힘든 날에도 당신만 있다면
힘들지 않아요 당신은 나의 배터리♬♬
청춘, 인생은 멋대로 살아도 좋은 것이다. - 마우야마 겐지
남해 독일마을에서 즐겁게~~
신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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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예술촌으로 왔더니 입장시간은 끝났고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 없잖아~~
모자는 사지도 않을 것인데 작은딸까지 덩달아 써보넹
주인이 나오면 어떡 할라꼬~~
핸들을 잡은 기사님 마음대로 가이소했더니
남해에서 잘나가다가 삼천포로~~
각시야~~
귀농살이 우여곡절도 이겨내다보니
노래가사 처럼 됐제~~
저 푸른 차밭위에 그림같은 집을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백년 살고싶어
봄이면 씨앗뿌려 여름이면 꽃이피네
가을이면 풍년되어 겨울이면 행복하네
멋쟁이 높은빌딩 으시대지만
유행따라 사는것도 제멋이지만
반딧불 초가집도 님과 함께면
나는 좋아 나는좋아 님과 함께면
님과 함께 같이산다면 ♬♬
소소한 일에도 함께 웃을 수 있는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야말로
행복한 결혼의 으뜸조건이래요~~
결혼이라는 약속으로 두 사람을 하나로 묶어두는 것은 사랑도, 경제력도 아니다. 행복의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지를 결정해야 어떤 배우자를 만날 것인지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력으로 배우자를 고르자니 인생이 가벼워지는 것 같고, 사랑만으로 결혼하기엔 인생은 길다. 물론 사랑도 경제력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들에 남은 인생을 거는건너무 큰 도박이다.
평생의 동반자가 될 사람이니, 이왕이면 괜찮은 사람과 결혼하고 싶은 것이 모든 여자의 꿈이다. 하지만 결혼 생활을 오랜시간 지켜줄 수 있는 원동력은 가치관과 정이다. 각자의 매력이 불꽃을 일으켜 서로를 사랑에 빠지게 했다면, 세월이 흐른 후엔 정든 익숙함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다.
물론 이수일의 사랑이냐, 김중배의 다이아몬드냐를 두고 고민한 심순애의 마음은 백번 이해한다. 하지만 명품 백과 요란한 사랑이 행복한 결혼 생활을 지켜줄 수는 없다. 돈과 사랑만 가지고 평생을 약속하는 거야말로 진짜 위험한 도박일 듯하다. 돈과 사랑이 결혼생활의 전부는 아니니까.
퇴근 후 시원한 맥주를 함께 마시며 하루를 마감할 수 있는 사람, 시답잖은 이야기도 깔깔 웃으며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 그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최고 조건의 배우자가 아닐까? 결혼은 인륜지대사다. 두 사람이 진정 하나가 되기 위해선 앞으로 살아가며 협조해야 할 일들이 무궁무진하다.
소소한 일에도 함께 웃을 수 있는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야말로 행복한 결혼의 으뜸조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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