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을 방불케했던 기온이
어제부터 좀 수그러들어
이틀간 예초기 작업하기에 좋았다.
삼일간 할 작업을 이틀로 심하게 끝내 놓으니
비가 내려서 잠이라도 푹 자고 일어나면 좋은데
새벽부터 나가서 무얼 하는지 찾아나섰더니
감자가 눈에 띄는데 차만들기에 바빠서 돌보지 못한
감자밭에서 풀을 뽑고 있었다.
별탈없이 매실이 한창 커가던 매실이
지난주 폭염탓에 매실수확을 김빠지게 만든다.
푸른 매실보다 약간 익은 매실의 효소가 더 맛있더라며
익은 매실 농산물을 간절히 기다리는 분들은
작년의 고온현상에 매실수확을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고
올해는 꼭 매실효소를 담글 수 있기를
고맙게도 함께 걱정해주기도 한다.
이젠 기상기온으로 해마다 이런 현상이 올 것 같아
작년에는 고온현상에도 끝까지 버티는 매실이
어느정도 되는지 파악했기에 토종매실을 원하는 고객께
올해는 꼭 엑기스를 담글 수 있도록 해드린다고 하였다.
지방선거와 현충일이 끼어 택배 문제로
우리는 다음주 9일부터 따야 할 것 같다.
우리집 차밭은 작은 다랑이로 만들어졌다.
이곳에서 오월은 한껏 푸르름을 더해주면서
자연 그대로의 푸른 찻잎이 건강을 지켜주는데
나와 우리 가족을 비롯하여
누군가에게도 주치의 노릇을 해준다.
|
오월 한창 녹차따기에 바쁠때 조카결혼에 참석하고
아빠와 딸들이 어둑해지는데 오더니만 찰~칵
오월의 빨갛게 잘 익은 물앵두는 새들을 맘껏 배불려 주었다.
호박순이 자라고 그 옆에선 들깨순과 개비름이 쑥쑥 올라온다.
깻잎의 뒷면이 보랏빛이여서 향기가 짙다.
죽순은 껍질채로 삶으면 더 좋은데
껍질을 벗겨 양을 줄여서 가마솥에 삶는다.
세번째 끊어 한낮의 여름날씨에 죽순을 삶으니
방은 뜨겁고 밤에도 더워서 창문을 열고 잤다.
두꺼운 부분을 먼저 삶아내어 말리고
죽순 끄트머리의 부드러운 것은 따로 삶아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봄상추가 울부부가 먹어대는 속도보다 빨리 자라서
저걸 어떻게 할까?
시험삼아 데쳐내어 말려보니
상추도 묵나물로 말릴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새뮤얼 베케트
"시도했었다. 실패했었다. 상관없다. 다시 시도하라. 더 잘 실패하라."
상추와 죽순말리기
인동초
발모팩은 어성초 생잎을 사용
한 곳에는 차나무를 자르지 않고 키웠더니
나는 차나무에 쏙 파묻혀 차잎을 따야 하는데
어떤분이 발모차 얘기를 해주며
발모차를 만들 찻잎을 찾길래
나와 남편은 인터넷으로 방송을 보고
이곳의 새순 찻잎은 따지말고
그대로 키워 큰 찻잎으로 따서
발모용 찻잎을 만들자고 한다.
방송을 보고 우리도 매력을 느껴서
발모팩을 만들어두면 여러모로 좋을 것 같아
우리한테는 찻잎은 있으니까
어성초와 자소엽을 한번 키워 보기로 했다.
어성초뿌리
어성초잎을 옮겨 심었더니 여름에 들어서니 꽃을 피웠다.
발모차의 방송 효력으로
자소엽 씨앗을 어렵게 구해 씨앗을 뿌렸다.
유월 초하루 새벽부터
차나무를 자르는 작업을 하는데
키가 큰 차나무를 다 자른
이곳에는 자소엽을 옮겨 심을 계획인데
녹차잎 거름을 먹은 자소엽이 된다.
남편이 차나무를 자르면
갈고리로 긁어 거름이 잘 되도록 정리해준다.
마당에 길었던 풀에도 예초기 작업을 하였더니
까치들이 먼저 먹을 것을 찾아 날아들었다.
석류꽃이 피어 올해는 석류를 먹게 될지도 모르겠다.
어성초를 사 올때 덤으로 가져온 선학초 한 뿌리도 잘 자란다.
초롱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