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우리집 컨셉은 단순함

오키Oki 2012. 9. 9. 23:56

 

가을볕이 쨍쨍하게나야 곡식알이 여무는데 좋을텐데

가을비가 자주 내린 탓에 제법 큼직막한 박을 땄다.

 

 

 

 

조심스레 내리는 구구데이의 가을비에

이쁘게 올라오는 가을무싹이 다치지 않도록 해준다.

 

 

 

 

가을비가 없는 날엔 배추밭이 될 곳에 넣어 둔

거름이 한 김 빠질 때를 기다려야 한다.

 

 

 

 

뽑아낸 고춧대는 각시 일감으로 놔 두고

 

 

 

 

밭골에 넣어 둔 거름을 끌어올려 밭갈이를 한다.

 

 

 

 

중순쯤 배추모종이 심어지기를 기다리며 가을비를 맞는다.

 

 

 

 

돌담 너머 이웃농가의 차밭도 같은 현상인데

지난 여름 장기간의 폭염으로 전지된 차나무는 조금만 컸다.

 

 

 

 

아침이슬을 맞은 박꽃

 

 

 

 

하얀 박꽃 덕에 박이 주렁주렁 열렸고

 

 

 

 

잘 여문 박씨를 받을려면 박 한 통은

잘 키워야 하기에 밑둥치에 돌을 받친다.

 

 

 

 

 

새들도 볼라벤으로 가을 먹거리가 부족해지자

개별행동 대신 단합으로 다른 새들을 견제 한다.

 

 

 

 

 

아침햇살을 받은 호박꽃은 활짝 웃고

 

 

 

 

 

꺾어진 호박줄기는 남편손에 들려 나온다.

 

 

 

 

구구데이 빗속에 차꽃은 피고

 

 

 

 

황촉규는 비를 맞고 커다란 꽃잎이 무거워 고개를 떨군다.

 

 

 

 

 

다래, 무화과, 호박을 찍은 사진인데

이렇게 놓고 보니 정물화 같기도 하다.

나만 그런가? 호호

 

 

 

 

 

우리집 기와는 왜 갈수록 희게 될까요?

전통기와는 너무 비싸서 전통기와 대신

시멘트기와 중에서도 A급을 얹었다.

(고놈의 돈때문에 남편도 제일 아쉬워 했던 부분이다.)

8년이란 시간이 지나는 동안

기와가 항상 새것 같이 있으면 좋으련만

햇볕도 받고, 바람도 맞고, 비도 맞고,

겨울엔 눈도 맞고 하다보니

검은색이였던게 허옇게 변했다.

이렇게 되니 칠을 하라는 사람도 있는데

남편은 기와에 칠을 다시 하여도

또 다시 벗겨진다며 그냥 대충 살잖다.

(나중에 동을 덮어 씌우던지...)

 

우린 지대가 좀 높아서 자연현상으로 허옇게 변하지만

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 주변에 있는 지인의 한 식당은

우리집보다 몇개월 더 빨리 똑같은 기와를 얹었을 뿐인데

그 식당의 기와는 갈수록 더 검게 변했다.

페인트칠을 다시 한게 아니라

자동차매연이 만들어 준 현상이다.

 

 

 

지난 봄 중국에서 하던 사업을 정리하고

화개에 정착에 해 볼려고 온 경애씨 부부는

그동안 임시 거처를 얻어 생활하면서

두 사람이 나름대로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화개에 인연이 닿질 않아

충북 영동에 땅을 사 놓고 왔다며

그곳에서 대용차를 만들어 볼 계획이란다.

구구데이에 이런저런 얘기로 시간을 함께 했는데

집을 짓어야 한다고해서 아래를 참고 하라고 했다.

 

삶도 단순하게

먹는 것도 단순하게

집도 단순하게

우리는 단순함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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