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기온이 큰폭으로 떨어지기전에 가을무를 수확하였다.
늦여름 잦은 비로 인하여 무씨 파종을 늦게 했더니
우리가 예상한대로 수확량이 적었다.
무들이 더디게 자란 탓에 손안에 쏙 들어온다.
"무야 너는 왜 이렇게 자람이 더디노"라며
아무도 싫은 소리하는 사람도 없으니
주인의 발자국소리와 자연이 주는대로
비, 바람, 햇볕, 맑은 공기에만 의지해 자랐다.
한 사람의 근면, 착실, 정직한 모습은
당대뿐만 아니라 후세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왜냐하면
그의 선행과 인격이 무의식적으로
남의 생활 속으로 스며들어가 후대에까지
모범이 되기 때문이다.
- 새뮤얼 스마일스 -
무가 빨리 커지 않는다고 화학비료를 몇번 뿌려주면
무를 지금보다 훨씬 커다랗게 키울수는 있다.
늦게 씨앗을 파종해놓고
수확은 큼직한걸 원하기보다
땅을 위하는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키웠더니
크기는 작아도 맛은 덜큰하고 속은 단단하여
예년보다 무수확이 4분의 1로 확 줄었지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을 것이다.
귀농해서 처음 몇해동안에도
올해와 비슷한 무를 수확하곤 했었는데
그때는 약한 땅심에 의지해서 키우느라
무가 작아서 해마다 땅심을 돋웠더니
차츰 나아지곤 하였다.
무청은 예년과 비슷하게 나왔으니 그나마 다행으로 여기고
겨우내 시래기국으로 끓여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남편은 무도 좋아하지만
무청을 말린 시래기국을 더 좋아하여
겨울철엔 시래기국하고 김치만 있으면
밥그릇은 늘 깨끗하게 싹싹 비워준다고 한다.
우리집의 밥상은 봄엔 쑥국으로 시작하여
여름과 가을은 야채된장국에
겨울은 시래기국이 자연스럽게 정착하게 되었다.
김장배추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고있다.
어떤 대상이나 상황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먹는 음식물이 스트레스를 유발시킬수 있어
되도록이면 안전한 식품을 선택해야겠다.
요즘 여자아이들은 초등학생 4,5,6학년이면
초경이 나오기때문에 그것이 당연한 줄 안다.
자연상태로 키운 식품을 자주 섭취하면
여자아이들의 초경도 늦출 수 있다.
울집 딸들은 내가 성장하던 그 시절처럼
중학생때 초경을 시작하였는데
우리집 딸들은 친구들보다 초경이 늦어지니까
자기들이 잘못되었는줄로 착각하기도 하였다.
밤이면 처마밑에 사는 매가
어떤날에는 설사도 하여
ㅋㅋ 물똥 쌌다고 표시를 해 놓는다.
굵직한 똥은 아래로 떨어뜨려놓고
매는 여기서 계속 살거라고 한다.
겨울은 닥쳤는데 좇아 낼수도 없어
남편이 새똥받이를 받쳐준다.
군불때는 아궁이 옆에 자란 야생국화가 늦도록 피어 있으니
매주쑤기를 조금 더 늦춰놓고서
지난 주 햇볕 좋은 날에
메주콩을 삶았다.
나무더미속에 떨어진 토종오이를 주웠는데
아직도 다 썩지않고 말라가는 중이다.
화학비료없이 자연적으로 키우는 것들은
쉽게 잘 물러지지 않고 이처럼 오래도록 유지한다.
메주를 쑨다고 아궁이에 불을 때자
달팽이가 구경을 나왔다.
정성들여 만들어놓은 메주를 바깥에 내어놓았다.
햇볕과 바람에 꾸덕꾸덕 잘마르기를 바라면서 겨울을 맞았다.
올해의 마지막달 12월을 시작하는 첫날을 보냈다.
30일후면 또 새로운 한해를 맞이해야 하는데
남은 날들은 좋은 생각들을 많이 하면서
한해를 잘마무리 했으면 좋겠다.
좋은 사고를 하게 되면
인생에서 많은 다른 것들이 저절로 풀린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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