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율보다는 자율이 있는 평범함 속에서
즐거움과 신비를 발견하는 재미로 여름을 보낸다.
기다리던 둥근호박 하나 달려있다.
가지꽃
지난 목요일 3년전부터 알게 된 30대 중반의 청년이
여름 휴가를 남들보다 일찍 받아 서울에서 놀러를 왔다.
남편과 저녁식사를 같이 하면서 풀밭밥상으로 나간
가지볶음이 송이버섯 맛과 비슷하다며
맛있게 먹었다던 모습이 생각났다.
저녁식사후 그를 위해 녹차를 우러내어 마시면서
그는 우릴위해 가져온 통기타로 그동안 배운 실력을 보여 주니
울부부는 모처럼 70년대의 노랫말을 흥얼 거리게 되었다.
녹차에 이어 그가 준비해 온 보이차 두 종류의 맛을 보느라
자정이 넘도록 셋이서 7리터의 찻물을 나눠 마셨다.
그래도 숙소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아쉬운듯 다음을 기약했다.
뒷날 작은 딸은 엄마, 아빠가 엘리트 아저씨하고
무슨 대화로 시간을 보낼지 몹시 궁금 했단다.
그아저씬 장래희망이 결혼하면 직장생활 잘하고
직접 텃밭에서 기른 채소로 식구들과 밥상을 같이 하는 거래.
아저씨 부모님한테 말 못할 얘기도
오히려 우리 한테는 편하게 말할 수도 있는 거란다.
마음에 드는 아가씨 생기면 장래희망을 결혼할때까지는
아무말도하지 말고 울집에 한번 데리고 오라고 했당.ㅋㅋㅋ
차밭골의 양분을 먹고 자라는 오이줄기
어린 무화과 나무에 열매가 열렸다.
여주줄기에 열매가 생겼다.
남편은 어젯밤부터 주룩주룩 내린 장맛비에
개울물이 얼마나 많이 불었나 확인한다.
상수리나무에서 수액을 빨아먹는 말벌과 사슴벌레가족
흔히 집게벌레라고 불리는 것이 바로 넓적 사슴벌레이며
넓적 사슴벌레의 수명은 2~3년 정도 산다고 한다.
사슴벌레도 상수리 나무의 수액을 좋아하는데
말벌이 비켜주질 않으니 어미 사슴벌레는 일단 피해보는데...
아기사슴벌레가 맛있는 수액을 포기할 수 없어 되돌아 간다.
어미 사슴벌레는 불안하기만 하고....
아기 사슴벌레는 겁도없이 말벌에게 도전하고
아기 사슴벌레가 말벌을 좇아내고 맛있는 수액을 차지했다.
어이쿠 분해라~~ 말벌 체면 다 구겨졌네.
인간도 두려움을 무릅쓰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정신을
곤충인 아기사슴벌레한테서 배워야 할 것 같다.ㅋㅋㅋ
현자는 진실한 삶을 살고 싶다면 평범한 사람이 되어라고 한다.
사람들은 알렉산더 대왕처럼 위대한 인간이 되고 싶어 한다.
사람들은 알렉산더 대왕이 무엇을 얻었는지 모른다.
알렉산더 대왕은 삼십삼 년 밖에 살지 못했고
그 짧은 인생의 대부분도 싸우고 침략하고 살인하는 것으로 보냈다.
알렉산더 대왕은 삶을 즐길 기회가 없었다.
그럴 시간이 없었다.
알렉산더 대왕이 인도를 침략하러 가는 길에
디오게네스라는 현자를 만났다.
알렉산더 대왕이 몇 마디 말을 청하자 디오게네스가 말했다.
"딱 한가지만 말하겠습니다.
시간 낭비하지 말고 인생을 즐기십시오.
당신은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의 삶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당신은 이 삶을 거슬러서 엄청난 범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무엇 때문입니까?
단지 알렉산더 대왕이라는 칭호를 얻고 싶어서?
모든 인간이 당신처럼 생각합니다.
굳이 대왕으로 불리고 싶다면
당신 마음속으로만 그렇게 부르십시오.
아무도 당신을 막지 않을 겁니다.
당신이 원하면 가슴에 '알렉산더 대왕'이라고 크게 써 붙이십시오.
그렇게 써 붙이고 당신의 인생을 사십시오.
당신은 어릿광대처럼 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진짜 광대가 되는 것보다는 그것이 훨씬 낫습니다.
최소한 당신은 사랑하고 노래하고 춤추고
인생을 즐길 시간을 가질 수 있을테니까요."
알렉산더 대왕이 이 말을 알아듣고 말했다.
"당신이 말하는 요점이 무엇인지 알겠습니다.
인도를 정복하고 돌아오면 당신 말씀에 따르겠습니다."
디오게네스가 말했다.
"그런 에고의 여행에서 돌아온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 에고의 여행은 끝도 없이 계속됩니다.
에고의 여행이 끝나기 전에 당신의 목숨이 먼저 끝날 것입니다."
이 말은 현실로 드러나서 알렉산더 대왕은 돌아오는 길에 죽음을 맞았다.
알렉산더 대왕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임종의 순간에 알렉산더 대왕은
아무도 돌아오지 못한다는 디오게네스의 말을 떠올렸다.
"에고는 끊임없이 당신을 몰아갑니다.
에고는 더 많은 목표, 새로운 목표, 더 높은 목표를 만들어 냅니다."
디오게네스를 깊이 존경했던 알렉산더 대왕은 장례위원들을 불러 말했다.
"시체를 무덤으로 옮길 때에 내 양손을 관 밖으로 내놓으시오."
수석대신이 말했다.
"하지만 그건 전통에 위배되는 일입니다.
양손도 관 안에 집어넣는 것이 관습입니다.
그렇게 두 팔이 관 밖으로 나와 덜렁거리면 얼마나 괴이해 보이겠습니까?"
알렉산더 대왕이 말했다.
"어쨌든 내가 원하니 내 말대로 하시오.
내가 빈손으로 태어나, 빈손으로 살다가,
빈손으로 떠나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싶소."
- 이해의 서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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