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30분에 화개십리벚꽃길로 달려갔다.
어제 오후5시 아무런 생각없이 도서관으로 간다고
마을아래로 내려갔더니 사흘간의 따뜻한 봄날씨에
갑자스레 벚꽃이 활짝피어 있었다.
도로는 화개장터를 벗어나려는 귀경객들의 차가 밀려서
읍내에있는 도서관 문닫기 10분전에 도착하여
책을 반납하고 마침 업무가 조금 남은 직원이 있어
편안한 마음으로 다시 책을 빌려오니 발걸음도 가벼웠다.
화개십리길과 하동읍내까지의 벚나무를 살펴보니
어제까지 70~80%의 벚꽃이 개화되었으니 이번주말은
아름다운 섬진강 주변을 달리면 화려한 벚꽃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화개십리길의 벚꽃이 더 아름다운 이유는
푸른 녹차밭과 화개동천의 맑은 물이
눈꽃같은 화사한 벚꽃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평범하게 살다보면
어느날 갑자기 사소한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
더 이상 사소하게 보이질 않는다.
모든 것이 더 신성해지고
산에서 나무를 하는 일도 흙을 만지고
식물을 돌보고 밭을 가꾸는 일도 신성해진다.
결혼한 사람은 더 행복하다
"오늘 이 시간부터,
행복할 때나 불행할 때나,
부유할 때나 가난할 때나,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죽음이 우리를 갈라 놓을 때까지
사랑하고 아끼겠습니다."라는
결혼 서약문에 모두들 "예"하고 대답을 했다.
막상 살아보니 연애때의 좋았던 환상도 깨지고
괜히 결혼했다고 투덜대면서도 참고 사는가하면
도저히 못살겠다고 이혼을 하기도 한다.
난 연애할 시간도 없이 20일만에 결혼을 하느라
무척 바빠서 상대방 성격이나 장단점을
구분할 필요도 느낄사이도 없이
"아! 원래부터 그런 가보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온게 더 좋았던 것 같다.
사람은 너나없이 좌절감에 빠질 때가 있다.
늙고 병들어 추례하기 짝이 없고,
재력도 권력도 잃고 만다.
부부는 서로가 상대방을 인정하고,
편안하게 해주고 도와주며,
자신감을 심어주고 이끌어주는 사람으로
자식을 대하는 부모같은 사랑으로 살면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새벽부터 이렇게 웃을 수 있는 여유도
공부는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간섭할 딸들이
곁에 없다보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신랑한테만 신경쓸 수 있으니 부부싸움
할 일도 없고 더 많이 웃으며 살 수 있다.ㅎㅎ
훗날 필요할 때 인출할 수 있는 딸들의 예금통장에
좀더 긍정적으로 살 수 있는 용기만 심어 줄 수 있을 뿐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끝이 났기 때문이다.
내딸들의 훗날 예금통장은 현금이 아니라 제스스로
공부하는 습관, 일하는 습관, 건강을 관리하는 습관이다.ㅋㅋ
많은 사진작가들이 이지점을 왜 좋아할까?
벚꽃너머로 보이는 화개천을 흐르는 물길이
우리나라 지도를 닮아 보여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새벽부터 벚꽃향기에 찾아 날아 든
작은새의 행복한 몸짓이 한시도 가만있질 않았다.
이런 새벽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 산책하는 노부부도 만나고
화개십리길의 벚꽃을 담느라 바쁘게 셔터를 누르는 사진작가도 만났다.
새벽부터 난 여자인데 라며
부시시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한다면
아마도 저 자리에 서지도 못한다.
앞전에 올린 글만 읽고 벚꽃이 얼마나 피었는지
감을 못잡고 있을 분들을 위해
마음이 급해졌기 때문에 남편을 산으로
보내놓고 만사 다 제쳐놓고 컴앞에 앉았다.
난 아지매니까
그것도 아무런 첨가도 없는
부드럽고 순수한 맛의 녹차처럼
녹차아지매 닉네임
그냥 편해서 좋다.
집을 방문해주시는 분들도 어렵게 생각지말고
그냥 녹차아지매라고 불러주는 걸 최고로 반긴다.
느거 아버지가 그렇게 빨리 돌아가실 줄 알았다면
여행도 좀 하고 했을텐데
나중에... 나중에...
뒤로 미루다가
가족끼리 야외로 한번 못가 본
친정엄마의 푸념을 듣고 자랐다.
생각만 마음만 먹고 있다가
꽃피는 봄날 다 놓치기 쉽상이다.
간단한 도시락 챙겨들고
아이들 손잡고 가족들과 행동으로 나설때
행복한 웃음을 듬뿍 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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