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주춧돌과 기둥

오키Oki 2009. 3. 9. 19:11

요즘 주부들 사이에 은퇴남편증후군이 많이들 생기나 보다.

내가 귀농하기전 녹차아저씨한테 미리 양해를 구한게 있다.

아무리 좋아서 하는 귀농이라도 10년을

직장에서 퇴근해 오는 신랑을 맞이하던 생활만 하다가

24시간을 함께 얼굴보고 지내야 할 생활이 익숙지 않을테니

마음에 안드는 모습이 있더라도 귀엽게 봐주고

밭일이 서툴더라도 이쁘게 봐 주고

그것도 하나 제대로 못 하나! 며 

호통을 치는 일따위의 부부싸움을 하지 말자고 했다.

  

은퇴한 남편들은 그나마 

집안에서 좀 큰소리를 칠수있는 입장이지만

경기불황으로 갑자스런 실직으로 인해

들컥 집안에 들어앉은 남편들은 이중삼중의 고충일것이다.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서로 바가지 긁는 부부싸움이 잦아질지도 모른다.

언제 바람처럼 닥쳐 올지 모르는 위기에

함께하는 가정생활의 즐거움을 미리 연습해두면 좋겠다.

 

부부를 한옥의 집짓기로 치자면

아내는 기둥을 받쳐주는 주춧돌이며

남편은 집의 기둥이니

이둘이 잘 조화가 이루어져야 튼튼한 집을 지을수가 있다.

힘들때일수록 많은 부부들이 서로 사랑하면서 살면 좋겠다.

 

 

 

큰딸은 겨울방학내내 집에서만 생활하다가

중3으로 올라가는 작은딸 친구의 여동생을

제동생처럼 여기고 자신의 공부시간을 조금 빼서

영어공부를 가르켜주는 나눔을 실천했는데

공부를 가르키면서 부족한게 뭔지도 알았고

더 많이 배워오겠다며 대학2년생으로 돌아갔다.

 

나눔도 어려가지가 있겠지만

자신의 지식을 남에게 나눠주는 즐거움은

인생살이에서 최고의 보람이 될터이니

폭넓은 지식을 많이 배워오길 바라며

우리큰딸 화이팅!!!

 

얼마전 친정엄마가 북구청에서

운영하는 한글교실에 입교하셨다.

여태껏 당신만 못 배운줄 알았는데

나보다 못한 사람이 억수로 많더라며 좋아하셨다.

초급반은 건너뛰고 중급반에 들어갔는데

일주일에 두번 한글교실과 노래교실을 나갈거고

새친구들도 반가이 맞이 주고

너무 너무 좋더라고 자랑이 늘어지셨다. 

 

친정엄마는 나와 성격이 틀려서

집에만 가만히 계시면 병 나실 분으로

사람들과 어울리길 좋아하시는데

칠순에 찾은 행복이 오래가길 바라며

큰딸편에 전해 준 공책에

한칸 한칸 채워 갈 울엄마가 자랑스러워진다.

엄마 삶은 앎이래요!!

 

큰딸의 짐보따리를 싣어다 주면서

친정집에 들렀다 온 남편은

장모님이 홀로서기에 이제 많이 적응이

되신것 같더라고 해서 안심을 했다.

 

우리때문에 당신 아들들과 손주들이 건강할수 있는것도

며느리들의 생활방식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라며

고마워 하더라고 한다.

 

우리부부가 농촌에 삶으로해서

여러사람이 좋아질수 있으니 우리도 기분 좋아진다.

 

 

 

큰시누님의 큰딸이 낳은 첫 외손자 박준서다.

우리가 직접 조카집에가서 얼굴보고 와야하는데

사촌언니집에 놀러가서 조카를 보고 왔다며

엄마, 아빠, 동생이 궁금할거라고

메일로 온 사진으로 얼굴이나 익혀야겠다.

 

 

 

우리집옆 이웃농가밭에 일찍 핀 매화꽃이 눈바람을 맞기도 했다.

 

 

 

까치한쌍이 봄날에 사랑을 속삭인다.

 

 

 

많은 조카들중에서 울신랑하고 제일 많이 닮아서

느거 아들해도 믿겠다고 시누님은 말했기도 했다.

내가 결혼할 당시만해도 8살이였던 같은데

어느새 듬직한 청년이 되었다.

조카가 공부를 안하고 야구를 보고 있으면 야단도 쳤다.

야단을 친다는것은 조카들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였기에

공부를 안하고 놀땐 야단도 쳐준게 사랑인줄 알기에

지금은 외삼촌 말이라면 무조건 따른다.

 

 

 

인생의 가장 위대한 행복은

평생학습

좋은 친구

인생의 당당함이라고 공자는 말했다.

 

진짜 좋은 친구는

같은 꿈을 가지고

같은 가치를 가지고

같은 삶의 방식을 가지고

대화가 통하는 친구란다.

 

 

 

휴일날의 따뜻한 봄볕에 매화꽃은 활짝 피어나고

조카는 떠났다.

 

친구를 사귈때는

누가 어른인지 나이를 따지지 말고

지위를 묻지 말고

뒷배경을 보지말란다.

 

귀농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알게된 내친구들이 좋은 이유다. ㅋㅋ

 

 

작은딸이 봄방학때 학교에서 기숙생활에 활력을

주고자 경주에서 1박을 하는 여행이 있었다.

하동에서 경주까진 먼 거리다.

김해, 부산, 울산을 지나기 때문에

쉬엄쉬엄 간다면 4시간소요가 되는데

왕복 8시간의 차를 타는 것만도 피곤할텐데

모처럼 놀이공원을 찾은 아이들이

경주월드에서 신나게 놀기도 했단다.

 

학교기숙사에서 잠을 잔 여행뒷날 아침

전날 저녁 먹은 음식이 체했는지 생리통도 있다며

배가 아프다고 울먹이는 딸을 병원에 데리고 가야겠다는

사감선생님의 전화가 걸려왔다.

 

딸아이는 체했을땐 손끝을 따 주면 금방 내려간다며

응급으로 먼저 해주시고 안되면 병원으로 데려가 달랬다.

 

얼마뒤 엄마 체한것은 내려갔는데

공부는 못하겠고 잠이 와서 자야겠단다.

푹 자고 깨었을때 쯤

점심이라도 먹었는지 물어보니

아침도 굶고 점심도 굶고 기운도 없는데

아마 몸살난것 같대서 집으로 데려왔는데

감기몸살은 하루만 푹 자고나면 괜찮던 아이가

이틀을 꼬박 앓아대니 고3인데 함부로 놀았다고

부산에 다녀 온 아빠한테 혼났다.

 

엄마!!!

몸살은 잠을 자도 자도 자꾸만 자고 싶고

기운이 하나도 없는데도 아무것도 먹기가 싫은데 왜그래? 

 

이번기회에 몸살에 대해 공부 좀 하자.

엄마, 아빠는 물만 마시고도 일주일을

버티고 살아봐서 잘 아니까 겁내지 말고

엄마를 믿고 잘 따라 주렴.

 

잠이 오면 실컷자고

음식이 먹기 싫을땐 물만 마시고

몇끼를 제대로 못 먹으면 속이 빈 상태가 된단다.

밥부터 들어오면 탈이 생길것을 알고

자신의 몸이 미리 방어를 하는데

입안을 까끌까끌하게 만들어서

입맛이 없어지도록 만들어 놓아준단다.

잠이 적어지면 죽부터 억지로 먹기 시작하면서

이제 밥이 들어와도 상관 없다고

신호를 주면 밥을 먹어주면 된단다.

 

입맛이 없을땐 신과일이 왜 먹고 싶어?

아팠던 몸을 정상으로 빨리 회복시키고자 하는 신호란다.

엄마도 어릴때 연탄가스를 들이마시고 나면

바깥에 나와 찬바람도 쏘이고

김치국물을 먹으면 속이 시원해서 좋았거든.

 

작은 딸아이가 난생 처음으로 이틀간의 심한 몸살을 앓고서

얻은 경험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많은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친구는 병원에 가더라도

자신은 약을 안 먹고 낫은 일은 잊지 못할것이다.

 

우리나라 고3 수험생들의 아빠는 재력담당,

엄마는 정보담당, 수험생은 체력담당이라는데

우리집의 아빠는 정보를 담당해주고 

엄마는 자신의 체력을 담당해 달라고

너스레 떨면서 학교로 갔다.

 

고3 작은딸아~~

수능일까지 아프지말고

수능공부는 마라톤이라 생각하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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