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멧돼지 텃밭습격 사건

오키Oki 2008. 8. 22. 17:11

21일 새벽 어처구니없이 망가진 밭을 보고 놀랬다.

 

지난밤에 멧돼지가 고추밭을 초토화시키고 달아났다.

고추밭에 묻힌 고구마를 파먹기위해

산에서 우리의 텃밭 한가운데까지 내려왔던 것이다.

 

 

 

 

우리마을 산에는 지금 멧돼지가 먹을만한 것들이 하나도 없다.

앞으로 열흘정도 더 지나야 멧돼지가 좋아할 밤이 떨어질텐데

그때까지 멧돼지가 쫄쫄 굶고 있을리가 만무하여

고구마를 찾아서 마을로 내려왔는데 멧돼지가 좋아하는

고구마는 해가 갈수록 농가에선 심지를 않았다.

 

 

 

 

우리도 고구마순이라도 끊어먹을 요량으로

고추밭에서 몇무더기 키워 잘 끊어 먹던중

열흘전 조카 한나가 간날 밤에 멧돼지가 

고구마순을 망쳐놓고 간 사실을 발견하고

또 내려올것을 대비해 고구마순을 다 뽑았는데

고구마가 있을거라고 기억해두고 또 내려왔던 모양이다.

 

 

 

 

귀농이후 한번도 멧돼지가 고구마를 먹기위해

우리 텃밭까지 내려온적이 없었다.

 

쑥대밭이 된 고추밭을 보고 기가 찬 남편은

이젠 고구마도 심어 먹을수 없게 된 현실에 놀라워했다.

 

 

 

멧돼지가 왔다간 앞날에 풋고추를 한번 다 따두어 다행이였다.

 

 

 

 

고구마한알 이라도 파먹을려고 멧돼지가 입으로 파헤친 바람에 

뿌리가 약한 고추대는 다 뽑혀져 내동댕이쳐 있었다.

 

 

 

 

고추밭에 있는 달콤한 참외는 하나도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둔 멧돼지

 

 

 

 

이 참외들을 큰딸친구들에게 먹이라고 그대로 두고 간 멧돼지

 

 

 

 

아무것도 모르는 푸른참외도 멧돼지 발자국소리에 놀랬을것이다.

 

 

 

 

 

 

이제 뻗어가기 시작한 참외줄기가 흙으로 뒤덮혀졌다.

 

 

 

 

하나라도 잘 살려보려고 애쓰는 남편

 

 

 

 

올해는 마른장마에 참외가 성공적으로 잘 되어

스무개정도 따 먹을수 있다고 좋아했는데...

 

 

 

 

고추대도 다시 세워보고

 

 

 

 

뿌리가 저렇게 약하니 고추는 가뭄을 잘 타는 편이다.

 

 

 

 

가을까지 풋고추를 따 먹어야 하는데 정신차려 살아나길 바라며...

 

 

 

 

고추지지대도 박아 놓는다.

 

 

 

 

쑥대밭이 된 고추밭을 다시 원상복귀는 시켰는데

뿌리가 완전히 들렸던 고추대들이 살아날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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