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소한인데도 추위가 풀려 배추를 뽑아 절여 두었다.
행여나 추워지면 어떡하지 걱정과 달리
오늘은 더 따뜻해서 배추가 잘 절여져 오후에 씻어 둘수 있겠다.
김치냉장고가 없어 김장을 일찍하면 쉰다고 미뤄둔 일이였다.
계속 따뜻했던 겨울날씨가 전혀 생각지도 않던 눈이
크리스마스이브날에 내렸고 그뒤로 추위가 뒤따라와
배추들이 아침, 저녁으로 이불을 덮기 시작했다.
소한날씨 답지 않게 추위가 물러난 오후다.
추위가 잠깐 추춤할때 이때를 놓치지 않을려고 무조건 뽑아 놓고 보았다.
잘 살린 배추가 생각보다 적게 자랐는데
계속된 겨울의 따뜻한 날씨로 뽑기 아깝다는
녹차아저씨 고집으로 1월에 김장하는 사태까지 몰고왔다.
추운데 고생한다고... 미안해하는 녹차아저씨가 거들어 주니 한결 수월하다.
배추꼴을 보고 비료한줌만 주면 잘 크는데...
사람들이 입방아를 찧어도
우리부부는 되는 대로 먹어야지...
크기가 제각각인 이것이 웰빙배추다.
벌레 잡아주며 키운 배추가 김장거리로 만들어 준것만도 고맙게 여긴다.
엄마~~
사진 찍어주는 소민이가 배추하고 닮았다고 놀린다.
엄마는 말이야~~
배추밭에 가면 배추하고 닮았고
무밭에 가면 무하고 닮았고
감자밭에 가면 감자하고 닮았지...
식물은 주인을 닮아가는데 누굴 닮겠노? ㅋㅋㅋ
땅에 납작 엎드린 배추는 쌈장에 푹 찍어 먹으면 꼬신게 참 맛있다.
배추가 적어 김장을 적게 담는다며 걱정스러워 해준다.
여름에 김장김치 넣고 삼겹살볶음밥 못먹을까봐 그런줄 엄만 다안다.
통밀배추전 부쳐 달라고 하는 겨울방학중인 성민이
한해의 마지막날에 엄마를 모시고 오겠다던 남동생이
빵구를 내서 울식구 과자파티로 조용히 보냈다.
묵을 만들어 볼려고 껍질 까서 도토리를 불러 두었는데
웰빙도토리묵 먹을 복이 없는 사람들.
저녁식사 뒤엔 후식으로 차만 마시는데
밤이 긴겨울밤에 입이 궁금하다고 밤참을 챙겨먹는일이 없어
귀찮은데 그냥 있자고 했더니 녹차아저씨는
밤10시쯤 딸들 데리고 차몰아 마을슈퍼로 가서 과자 몇개 사왔다.
울딸들은 집에서는 과자 구경이 어렵다.
어릴때부터 슈퍼에 따라가면
엄마, 아빠가 맘이 약해 사줄때까지 기다렸는데
가뭄에 콩나듯 했었다.
군것질을 안하는 신랑땜에 나도 과자먹기 힘들다.
과자를 먹고 자란 사람이기에 솔직히 과자 생각 날때도 있다.
딸들도 가만 있는데 엄마 최면에 사먹을수도 없고...
염치불구하고 딸들이 먹을때만 곱사리 끼어 얻어 먹을수 있는데
크리스마스라고 선물도 없고 외식도 안하고
전화한통이면 배달 시킬수 있는 것들도 일절 안하기에
아직까지는 과자만 사다주면 최고로 여긴다.
딸들도 과자를 먹어보면
입은 좋아하는데
몸이 과자를 안좋아하는것을 안다.
그래 너거들 스스로 경험하고 느껴봐야지...
엄마, 아빠가 아무리 먹지마라고 해도 소용없제.
딸들은
엄마, 아빠가 물려줄수 있는것은 건강을 관리하는 습관임을 안다.
울 식구 아무도 새해 소망이 뭐냐고 묻질 않았다.
최고의 소망 황토집이 있으니 뭘 더 바랄것인가.
신년 해맞이를 하겠다고 요란을 떨지도 않았으며
평일과 다름없이 겨울방학인 딸들에게
년초부터 공부하자로 애들 족친다.
딸들은
엄마, 아빠가 가르켜주는것이 좋다며 학원에도 안간다.
학년이 자꾸 높아가는데...
어쩔것인가.
엄마, 아빠 욕심은 겨울방학때 딸들 손빌려서 돌담 쌓을려고 했더니
몽땅 포기하고
늦은 나이에 머리싸매고 공부도우미로 겨울방학을 함께 보내기로 했다.
엄마, 아빠가 고등학교만 나와 중고생 가르치는것에
힘들어 하는 것도 아는 딸들인데도
그래도 사랑하는 딸들을 위해
열심히 공부해서 가르켜 주는 엄마, 아빠가 좋다는데...
울식구 부자소원 없고예~
웰빙녹차로 몸건강 하고
두딸들 걱정없이 학교 잘 다닐수 있고
하루 두끼(딸들 세끼) 밥 굶지 않게 열심히 살게 해주이소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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