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삭줄꽃이 하얗게 피어 돌담위에서 향기를 바람에 날린다.
제12회 하동야생차문화축제가 화개골에서 열린다.
어제는 풀더미인 항아리앞에서
TV방송국에서 나왔다며 서성거리더니
건너편차밭을 배경으로 방송중계 어쩌고 저쩌고
말없이 쑥 들어 왔다가 말없이 돌아가서 그 뒤는 모르겠다.
요즘 찔레꽃향기가 넘쳐나는 화개골이다.
18일 쌍계사에서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라고 노래를 부른
장사익가수의 공연이 있다고 한다.
고춧잎에 앉은 무당벌레
어젠 감자와 옥수수가 심겨진 밭을 매주었더니
차농사기간엔 심어 놓은 텃밭도 손을 봐주지 않아
풀밭이 되었는데 흙이 잘 다독거려서
감자도 옥수수도 니네들이 알아서 커라고 했단다.
녹차아저씨는 이제 좀 피로가 풀렸다며
날씨가 맑아지면 녹차열처리 작업을 해 보잔다.
씨를 받아서 나는 것들은 대체로 강한데
사서 옮겨 심은 모종들은 벌레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잘 살수 있을지...
우린 이럴줄알고 열매의 수확이 늦어져도
받은 씨앗을 따로 심어 키우고 있다.
호박
참외
사서 옮겨 심은 고추 모종중
덤으로 얻어온 슈퍼고추에 제일 먼저 고추가 열렸다.
비오는 날에 나온 집 없는 달팽이
담쟁이 넝쿨
백색과 반백색이 눈에 띄여서...
비 맞는 아기 잠자리
두꺼비바위 꼭대기에 올라 앉아 물앵두 씨앗을 까 먹는 다람쥐
양애
제주도에선 추석명절날 차례상에 빠트리지 않고 꼭 올린다고 한다.
귀농전엔 양애도 일본사람들이 좋아해서 팔았다고 한다.
우리산에도 양애가 많이 있어 뿌리를 캐다 텃밭에 옮겨 심었다.
가지치기로 잘린 앵두
빨갛게 익은 앵두가 다 떨어지기 전에
야생차축제구경을 왔다가
들릴 손님이 계실까 싶어서 따 놓았다.
어제는 스승의 날이라고 애들이 휴교를 했다.
온 가족이 집에서 쉬면 일요일 같은 느낌이다.
시간 맞춰서 출근했던 녹차아저씨가
농사를 짓는 날부턴 평일도 휴일 같고
휴일도 평일 같아서 요일개념이 별로 없다.
구두는 발이 아파서 싫다고
발이 편한 운동화만 고집하고 출근할적엔
일주일에 한번씩 꼭 운동화 한켤레를 빨아서
신발끈을 끼워 놓아야 했는데 꼭 10년동안 했다.
휴일엔 회사복도 한벌씩 다려 놓아야 했는데
멋 모르고 놀던 어린 딸들이 뜨거운
다리미 옆에 오면 데일까 싶어서 조심도 했었다.
요즘은 딸들의 교복만 다림질만 하고 있어
도시의 생활보다 편한 것도 참 많다.
도시 주부들은 콩나물, 두부, 계란, 김 반찬이
자주 밥상에 많이 올라갈것 같다.
똑같은 반찬 이틀만 내놓아도 눈치보여서
오늘은 또 무슨 반찬을 해야 하나?
애들 데리고 장보러 가면 별로 산것도 없는데
돈은 돈대로 나가고
회사에서 회식한다고 연락올땐 내심 반갑기도 한데
육고기 먹는 회식날은 잘 빠지고
회먹으러 갈땐 좋아라 하고 가서 그것도 몇번 안된다.
이제는 콩나물, 두부, 계란이 밥상에 오르지 않아도
올라갈것들이 많아서 장을 보는 일은 거의 없다.
육고기 한근이 얼마하는지 전혀 몰라도
날 더러 멍청이라고 부르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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