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홀로 있는 시간

오키Oki 2007. 3. 5. 00:33
 

 

3월의 첫휴일과 정월대보름날

비바람을 몰아치며 비가 내린다.

 

 
 

 

오곡밥과 보름나물을 하였더니

비속에 놀러오신 화개골 귀농이웃과

보름밥을 함께 나눠 먹을 수 있었다.

 

 

 

 

봄비 맞은 개구리들이

경칩을 사나흘 앞두고 알을 낳았다. 

 

 

 

 

 

홀로 있는 시간

 

행복이란 무엇인가

밖에서 오는 행복도 있겠지만

안에서 향기처럼

꽃향기처럼 피어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그것은 많고 큰 데서 오는 것이 아니고

지극히 사소하고

아주 조그마한 데서 찾아온다

조그만 것에서 잔잔한 기쁨이나

고마움 같은 것을 누릴 때

그것이 행복이다.

 

너무 문명의 이기에 의존하지 말고

때로는 밤에 텔레비전도 다 끄고

전깃불도 끄고

촛불이라도 한번 켜보라

그러면 산중은 아니더라도

산중의 그윽함을 간접적으로라도

누릴 수가 있다.

 

또한 가족들끼리

아니면 한두 사람이라도

조촐한 녹차를 마시면서

잔잔한 애기를 나눌 수 있다면

거기서 또한 삶의 향기가

피어나올 수 있다.

 

때로는 전화도 내려놓고

신문도 보지 말고

단 십 분이든 삼십 분이든

허리를 바짝 펴고 벽을 보고 앉아서

나는 누구인가 물어보라

이렇게 스스로 묻는 속에서

근원적인 삶의 뿌리 같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문명의 커다란 이기로부터 벗어나

하루 한 순간만이라도 순수하게

홀로 있는 시간을 갖는다면

삶의 질이 달라질 것이다.

 

글 법정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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