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목감기도 쉽게 가라앉질 않고
놉아지매 세 사람을 더 구하였기에 산에서
차잎따기를 시켜두고 봄볕에 된장담그기를 하였다.
오전에 장독에 들어있는 메주덩이를 건져내어 치대는데
손님이 오셨다며 앵두나무아래로 손님을 모셨다.
50대로 서울에서 보안기기사업을 하시는 분으로
귀농을 꿈꾸고 있다가 진짜 사람사는 모습에 빠져
하루 7시간을 꼬박 앉아 있게 만든 우리집에 매료되어
집이라도 보고 가겠다고 무턱대고 올라오셨다고 했다.
주말에 내린 봄비에 만난 운해
젖은 땅에 까치도 먹이를 구하러 내려 앉았다.
빗물이 밭을 흠뻑 적셔주자
휴일에 녹차아저씨가 여러가지 모종을 사다 심었다.
고추, 토마토, 방울토마토, 가지, 수박, 참외,
덤으로 얻어온 봄배추까지...
머위속에 곰보배추가 씨를 맺고 있다.
생긴게 터실터실 곰보같이 생겼는데 기침에 좋다고 한다.
식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자꾸 억새진다.
보드라운 모습으로 있으면 뭐가 몸에 좋다고 하면
끝없이 먹을려고 애를 쓰는 우리 사람들 손에 씨앗을
퍼트릴때 까지 살아 남아 있기가 힘들기 때문일것이다.
집앞에 있는 차밭에는 아직까지 풀을 한번도
안 매고 있는데 차잎 따면서 사람의 발에 치이다보면
자연히 풀들이 눕게 된다.
차농사가 다 끝나고 여름과 가을에 두차례 메어 준다.
그때까지 차밭은 엉망이 되는데 그 꼴을 보는데도 익숙해져서
우리처럼 지긋이 눈감고 잘 봐주면 되는데
사람들은 그꼴을 참고 못봐서 풀약(제초제)을 쳐댄다.
고추모종을 사다 놓고 옮겨 심는데
빨간고추 50주, 파프리카 5주, 꽈리고추 5주,
달고 맛있는 고추 5주, 새 모종 두가지를 더 심어놨다.
고추모 옮겨 심기
가지모종은 10주도 많은데
20주나 사 왔다.
사온 모종은 물에 잠깐 담궈서 심는다.
토마토모종
묵은 억새풀 사이로 새풀이 자라 올라온다.
봄비에 차잎이 쑥쑥 자란다.
요즘은 봄바람에 뒷산에서 송화가루 날려서 내려 오는데
벗어 놓은 고무신에도 장독위에도 노랗게 묻어있다.
송화가루 날리는 마을에는 된장맛이 좋다고...
애기똥풀
자운영
개울에 물내려가는 소리가 힘차다.
오월의 시골생활은 자연에서 감지를 한다.
비가 올려면 개구리가 울거나 마당엔 푸석한 개미집이 많이 보인다.
산속에서 뻐꾸기 소리가 들려오면 이제 비가 그친다고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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