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사는 이야기

차농사의 마무리

오키Oki 2005. 5. 16. 01:02

15일 일요일

 

부처님오시는 날이라고

딸들은 쌍계사에 봉사활동하러 갔다왔다.

 

우리집 녹차수확의 마지막 날로써

하루종일 딸 차잎이 없어

오전까지만하고 땡땡 ~~ 마쳤다.

자랄곳도 못되는 곳에 우뚝 솟은 죽순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어제 구례에 결혼식이 있어

돌아가는 길이라며

차한잔 얻어 마시고 갈 친구집이 있어

행복해가며 돌아간 친구가족을 보내고

 

산에서 딴 마지막 녹차잎으로

녹차만들기 1차과정을 다 끝내니

시원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5일반동안 차만드느라 고생도 끝나고나니

앵두는 더욱 빨갛게 익어 따먹으라고 손짓한다.

 

 

2차 열처리(볶기)과정이 남았지만

차생옆은 그날 소화 시키지 못하면 안되기에

부담감이 되기도 했었다.

 

차잎이 못따라주니

생각보다 적게 만들어 적게 고생한 셈이다.

 

놉아지매들을 일년만에 만나다보니

아들, 딸처럼 우릴 생각해서

김치, 고추장, 고구마등 막 챙겨다 준다.

김장도 많이 담아서 일년내내 먹는다며

김치냉장고에 넣어둔 것을 막 꺼내다 주시는데

미안하기도 하지만 넉넉하지 않은 우리살림에

우리도 그분들에게 섭섭하지 않게 인건비를 지불하니

미안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새로 생긴 중국집의 손짜장맛이

괜찮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울아지매들도 첨 듣는 얘기로 모르고 계셔서 

녹차아저씨가 모시고 가서 쫑파티를 하고 왔다.

배달을 사절하는 가게의 특성으로

감사하게도 함께 가지 못한 나에게

짜장면을 사서 보내준 아지매

녹차아저씨가 빨리 온다고 달려와도 좀 불었지만

내년에 또 함께해보자는 뜻이 담긴 맛이니

감사한 마음으로 달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