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에서 하지까지는 해가 뜨는 지점이 다르다.
사람들이 새해 소망으로 해맞이 때만 구경을 하여
한 지점에서만 해가 계속 뜬다고 느낄 수 있다.
나도 그렇게 알고 살았었다.
귀농을 하여 남의 집에서 6년 간 셋집살이 할 때는
딸들 학교 보내느라 아침 일찍 이곳에 올 일이 없다 보니
무지개가 뜨는 줄도 몰랐고
해가 늘 한 곳에만 뜨는 줄 알고 살았다.
집을 짓고 1년, 2년, 3년을 관찰한 후에야
이곳은 해와 달이 뜨는 위치가 다르고
해가 동지가 시작점이면 끝지점은 하지란 걸 알았다.
이제 하지가 지났으니
다시 동지해가 뜨는 곳으로
날마다 지구는 움직인다.
지난 일요일부터 장마가 시작되어
온갖 새들이 생존을 위해 바쁘게 살고 있다.
물까치가 먼저 아기들을 둥지를 떠나게 만들었고
이틀 후 꾀꼬리도 아기들을 둥지를 떠나게 만들었다.
드론이 있었다면 높다랗게 지은 곳에서
아기 새들을 길러내는 둥지 속을
들여다볼 수 있었을 테지만...
25년 간 비료와 농약을 멀리 하다 보니
나무와 열매가 많고 온갖 벌레도 많다.
환경은 숲 속 야생이나 마찬가지여서
새들의 먹이가 풍부한 곳인 줄 새들이 더 잘 안다.
장맛비에 아기 새들을 멀리 보내지 않고
주변을 맴돌며 부지런히 새들을 거두어 먹인다.
어미새들이 둥지를 작게 짓는 이유는
아기 새가 몸짓이 좀 커지면 서로 부딪혀서
불편해지는데 밖으로 나와야 먹이를 준다고
자꾸 불러내면 아기 새들은 둥지를 떠날 수밖에 없다.
해마다 박쥐가 늦봄에 산란을 하러 오면
밤사이 지붕밑 처마에 매달려 똥을 싸서
귀찮아도 배설물을 치우곤 하는데
올해는 박쥐똥이 안 보인다.
작년에 본 두꺼비도 아직 못 만났고...
장마가 되기 전 날씨가 너무 더웠던 탓이 아닐까 싶다.
놀이동산에서 잃어버린 아이를
찾아 헤매는 엄마 마음의 간절함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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