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이다.
지난번 딸들이 집에 다니러 왔을 때
가을볕 좋은 날에는 들깨도 털고
자소엽도 털었다.
가을볕에 털어낸 들깨와 자소엽은 잘 말린다.
들깨 털어내기를 마치고
햇볕에 말리는 장화인데
큰딸이 새롭게 보기 시작했다.
어성초와 삼백초를 섞어 딸들이 만든 수제비누
꽃모양틀이 6개뿐이여서 뒷줄은 작은 종이컵틀이다.
언니와 만들었다며 작은딸이 기념으로 찍어 놓았다.
지난 13일에는 가을날에 무지개가 떴다.
여름날 한차례 지나가는 소나기에
우연히 기대하면서 기다려
무지개가 뜨는 것만 봐왔기에
무지개는 당연히 여름에만 뜬다고 생각했다.
이젠 고정관념을 바꿔야 할 때
처음으로 가을에도 무지개가 뜬다는 걸 알았다.
해의 이동으로 무지개도 계절의 영향을 받아
여름에는 집앞의 앞산에 걸리는 무지개를 볼 수 있고
가을에는 좌측산에 걸리는 무지개를 볼 수 있다.
여러날에 걸쳐 주문 받은 녹차씨앗을 따놓고
녹차씨앗으로 녹차기름을 짜기위해
겉껍질 분리를 위해 우선 말린다.
녹차씨앗 겉껍질속에 까만 열매가 있는데
까만 열매속에 있는 하얀 속알맹이가 기름이 된다.
하얀것을 오래오래 잘 말려서 기름을 짜야는데
양이 얼마 나오지 않는데
위암에 좋다고 방송타는 바람에
녹차기름이 인기란다.
또 까만 열매는 베개속통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사흘동안 요란하게 비가 내린다고 하여
따시게 지내자고 온돌방에 불을 지핀다.
엄마 소나무 보호아래 자라는 아기 소나무
엄마가 없는 어린 소나무는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에
밟히지 않도록 해두면
2~3년이 지나면 눈에 띄게 잘 자란다.
어제는 조용히 내리던 비가
오늘 오전에는 잠시 소강했다가
오후부터 다시 주룩주룩 세차게 내린다.
주룩주룩 비소리가 반가워
나는 항아리 앞에서
한손은 우산을 받쳐들고
다른 한손으로는 수세미를 들고
땀이 나도록 항아리를 닦았다.
누가 보기라도 했으면
비오는 데 뭐하는 짓이고 했을 것이다.
매실 발효중인 항아리가 숨을 쉬면
항아리 겉표면에는 시커멓게 때가 끼이는데
특히 여름에 숙성이 제일 강하게 일어난다.
옆 항아리는 빈 항아리여서
몇 년을 놔두어도 먼지만 닦아주면 되는데
우리집 마당에 발효중인 항아리들은
봄, 여름과 가을 일년에 두 세번만 수고하면
옆 항아리처럼 반질반질 해진다.
개망초
쑥꽃
머위
미나리
쑥부쟁이꽃과 호박
하루에도 수십차례 지나다니는 곳에 말법집 세동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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